도서 [생의 한 가운데]

 
"난 당신이 나에게 오는 순간부터 살기 시작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란 이처럼 설렘으로 가득하다.
 
나의 생애에서 어떤 새해의 아침도 올해처럼 아름답지는 못했다.
나는 오늘까지는 살고 있지 않았어.
오늘 네가 나에게 오겠다고 대답했던 순간까지는 나는 살고 있지 않았어.

 
누가 뭐라 하든 그 남자의 마음은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는 그녀에게 안락한 미래를 제시하고 생의 마지막까지 그녀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무척 성공한 명망 있는 남자, 그에 비해 사회 경제적 기반이 희박했던 여자, 그리 안정적이지 못한 그녀의 미래. 미래를 보장해 주는 그의 환경, 예측되는 안락한 삶. 그러나 그녀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매료되지 않는다.
 
그 남자가 싫은 건 아니지만, 그 남자로 인해 자기의 평상심을 잃지도 않으며 반복되는 사랑 고백에도 마음 깊이 감명받지는 않는다. 그녀를 향해 울려 대는 사랑의 함성은 그녀를 조금도 흔들어 놓지 못한다.
 
물론, ' 이것이 사랑이 아니다.'라고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누구도 '사랑이 무엇인지.' 완전히는 모르니까.
 
아무튼, 이건 확신할 수 있다. 그녀와 그는 영혼의 거리가 그렇게 가깝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외부적 조건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걸까? 누구 한 사람의 정성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걸까? 글쎄,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자와 남자의 거리는 그냥 그들 각자의 영혼의 거리인 거지 누구 한쪽의 일방적인 사랑에 의해서 어느 이상 더는 가까워질 수 없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여기지 않지만 말이다.
 
그녀는 행복이라는 것이 '아무 힘든 일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나 '삶에 아무 걸림돌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니나는 무엇을 얻었건 잃었건, 누구와 사랑하건, 누구를 미워하건, 또, 누구를 떠나 보내건, 잠시 동안 흔들리는 자아를 혼자 부여잡고 그저 담담하게 삶을 응시한다.
 
"행복이란 한 순간이나 한 시간, 혹은, 길면, 하루 동안 내 인생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믿을 수 있음을 뜻한다."
 
행복은 잠시 잠시 스치는 감동의 순간들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비관주의자나 허무주의자가 아니다. 다만, 그녀는 삶의 본 모습을 뒤덮는 허상을 걷고 삶 자체를 본래의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싶어 한다. 그 무엇에도 헛되이 기대하지 않으며 타인에 의해 크게 휘둘리지 않는 이 여자 주인공 니나가 멋지다.
 
 
글쓴이ㅣjj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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