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 위드 러브]
강의실에 앉은 재이의 뒷모습은 나체 그 이상으로 나를 흥분시켰다. 욕정을 참을 수 없어 당장 화장실에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싶을 정도였다. 반면 재이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오히려 나의 다급함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대화는 많이 오가지 않는 편이었다. 다만 밥을 다 먹으면 재이가 눈빛을 줬다. 오늘은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오후 수업을 빠지고 택시를 타고 모텔로 달렸다.
베이비오일을 가슴에 흥건히 바르고 마사지를 시작했다. 재이는 시작부터 눈을 감고 가벼운 신음을 내뱉었다. 초콜릿 색 탄력 있는 피부는 매끈했다. 쇄골부터 가슴을 지나 골반까지 충분히 눌러 근육을 풀어주었다. 다시 발등에서부터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넓적다리까지 살들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올라갔다. 가랑이를 마사지하기 위해 다리를 벌렸다. 재이의 깊은 곳에서 물줄기가 흘러나와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나는 냉큼 엎드려 샘물을 빨기 시작했다.
“오빠, 나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목소리는 이미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
“오늘은 내가 해 줄게.”
물줄기를 역류해 혀가 항문에 닿자 재이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항문은 수줍게 오므려져 있었다. 충분히 핥고 음순으로 갔다. 리아스식 경계선을 잘근잘근 씹으며 클리토리스에 도착했다. 빨기 시작했다. 입술을 밀착시켜 혀로 문대며 턱이 얼얼하도록 잡아당겼다.
재이는 남성을 잡으려 했다. 삽입을 시켜 쾌감을 잠시나마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나는 손을 밀쳐내며 유두를 움켜쥐었다. 클리토리스와 유두를 동시에 자극하자 신음소리는 배가되었다.
귀두에서도 물이 흘러내렸다. 재이를 옆으로 눕히고 뒤로 다가갔다. 처음에는 상체를 껴안아 가슴을 마사지하며 무리 없이 삽입을 하였다. 재이는 더 빠르고 강력하게 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나는 쇄골과 목덜미를 움켜잡고 허리에 힘을 실어 재이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재이의 목을 껴안고 이것을 지렛대삼아 살과 살이 부딪혀 깨지도록 남성을 안으로 집어넣었다.
"오빠. 싸 주세요. 재이 몸에 싸 주세요."
재이는 흐느꼈다. 본론은 이제 시작이었다. 무릎을 잡아당겨 다리를 벌렸다. 재이는 허공을 향해 가랭이를 활짝 벌렸다. 나는 박아대면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오빠, 존나 좋아. 오빠..."
재이의 눈썹이 위로 올라가며 감은 눈 안에서 눈동자가 하늘의 무언가를 영접하기 시작했다. 황홀경이 온 것이다.
나도 한계에 도달했다. 팔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정액을 자궁을 향해 있는 대로 퍼질렀다. 이대로 재이가 임신하면, 오히려 잘됐다. 결혼하면 될 일이다.
모텔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재이야. 우리 사귀자. 우리는 정말 좋은 커플이 될 거야."
"설렁탕으로 안 되나?"
설렁탕은 섹스를 가리키는 우리의 은어였다.
"설렁탕이 다가 아니야. 오빠는 너를 정말 사랑한다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싶어. 우리 미래를 바꿔 보자고."
재이는 버스를 탔고, 나도 따라 탔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려. 어서."
"집에도 한 번 데려다 준 적이 없잖아."
"누누이 말 했잖아. 집이 엄하다고. 걸리면 죽음이야."
버스에서 내려 재이는 빠듯하게 걸었다. 나는 만류를 무시하고 뒤를 따랐다. 대문 앞에 도착하고, 노란색 어린이집 차가 도착했다. 여자애가 내렸다. 여자애가 재이를 보고 말했다.
"엄마."
대문이 열리고 노신사가 나왔다.
재이는 나를 무시하고 아이와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재이에게 딸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머리를 위로 묶고, 통통한 볼에 눈이 큰 아이였다. 재이와 사귀고 결혼까지 한다면 저 아이는 당연히 내 딸이 될 것이었다.
나는 성큼겅큼 걸어갔다. 재이는 필사적으로 도리질을 했다.
노신사에게 말 했다.
"안녕하십니까? 어르신. 재이의 학교 선배입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답대신 정강이를 걷어 채였다. 뒤를 이어 주먹이 날아와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별이 보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 대문은 닫혀 있었다.
재이는 일주일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집을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문자가 왔다.
"나를 정말 사랑한다면 집으로 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침묵하겠다면."
초인종을 누르자 대문이 열렸다. 정원을 가로질러 현관에 들어섰다. 집 안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재이는 딸을 안고 있었다. 얼굴은 만신창이에 온통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입술이 터지고 눈이 멍들었지만 자상은 없었다. 피는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노신사가 현관 앞에 쓰러져있었다. 흠집이 가득했고 현관으로 기어온 흔적이 보였다.
"재이야 괜찮아?"
나는 현관에 주스를 내려놓았다.
"오빠 내 말 잘 들어. 두 번 말하지 않을 거야."
재이가 말 했다.
"우리 엄마는 캄보디아인이야. 결혼이주여성이지. 저 자식이 의처증에 걸려서 죽였어. 죽여서 정원에 묻었지. 내가 다섯 살 때야. 그때부터 나는 지하실에 감금당한 채로 자랐어. 겁탈 당했지. 초경 전부터 당했어."
딸을 가리켰다.
"우리 은솜이는 그 놈 씨를 받은 내 딸이야."
재이는 온몸에 칼집이 난 시체를 가리켰다.
"저 자식이 나보고 나가라더군. 오빠한테 가서 살라는 거야. 오늘 은솜이를 데리고 지하실로 가려고 하더라. 그래서 죽였어."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다친 덴 없어? "
"난 괜찮아. 좀 도와줘. 아니면 어서 나가던가."
"뭘 하면 돼? 말을 해. 다 감당하려고 왔어."
"땅을 좀 파줘. 놈을 묻게."
재이는 은솜이를 고쳐 들었다.
"라일락 심은 곳 아래에 엄마가 있어. 그 곳은 피해서 파줘."
노신사를 묻고 집으로 들어가 피를 닦았다. 세제를 써도 잘 닦이지 않았다. 군대에서는 세제 대신 치약을 썼다. 치약을 바르고 문지르자 피가 닦이기 시작했다.
재이는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은솜이를 재우고 왔다.
"오빠, 왜 안 도망가? 놀랍고 무섭지 않아? 내가 더럽지 않아?"
"다 감당하려고 왔어. 너를 사랑하니까. 네 모든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어.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뿐이야."
"나 키스해줘."
재이가 말했다. 섹스를 그토록 하면서도 입술만은 주지 않았었다. 내 혀가 재이의 혀와 한 몸이 되고, 우린 어느새 서로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내 아내와 내 딸과 함께 나는 그 집에서 살기로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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