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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섹스 중독자의 섹스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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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투 리멤버>
 
이 인간도 내 선임 중 한 명이다. 전화번호부에는 여자 리스트가, 한우 등급 매기듯이 등급이 나뉘어 적혀 있었고 여자에 대한 정보는 영어단어 만큼이나 머리에 깨알 같이 정리돼 있었다. 군대 월급을 받으면 항상 통화요금으로 다 탕진하는데, 신기한 건 여자가 다 돈을 내고 사준다는 것이었다.
 
직장도 다양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변호사, 유치원 선생님, 등 다채로운 직업에 나이는 모두 서른을 넘기지 않았았고 간혹 열여덟 혹은 열아홉의 고등학생도 있었다. 남자의 유혹 능력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면서 돈을 다 쓰면 축구 내기를 해서 돈을 따내는 나름 인생 재밌게 사는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여름 휴가엔 바닷가로 겨울엔 스키장으로 놀러 간다. 하지만 이 선임이 향하는 곳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목적은 아주 단 하나였다. 섹스, 섹스 없이는 집으로 올라오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고 섹스투어를 가는 것이다. 각 여행지 마다 점수를 매기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인천 을왕리 - 바닷물부터 쓰레기", "부산 해운대 - 올 만함", "대천해수욕장 - 유레카!" 등 메모장에 꼼꼼히 정리되어 있었는데 감탄을 금치 못하며 한 장 한 장 넘기던 차에 노량진, 구미 등 생소한 지명들을 발견했다. 이건 뭐냐고 물어 보았다. 자신이 친구들과 원정가서 놀던 곳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형의 노트에 쓰인 그대로이다. (여성분들 거북함 주의!)
 
노량진 - 이곳은 공무원의 메카 혹은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공부하다 성공 아니면 실패하는 사람들이 갈리는 곳이다. 오랜 공무원 시험 공부 끝에 정신이 헷까닥한 여자 애들, 남자 애들로 가득 차있고 나의 전략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해서 조금 꾸미고 가는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 여자 애들하고 할 때 시체랑 하는 느낌이었고 노량진 그 축 쳐지고 암울한 분위기만큼이나 나도 기가 빨리는 것 같아 몇몇 여자애들이 계속 연락을 했지만 차단하고 도망나왔다.
 
구미 - 구미에 살던 친구들이 왜 공순이(공장에서 일하는 여자), 공순이 하는 줄 알겠다. 구미에 있는 나이트에 갔더니 돈을 모을 생각이 없는지 그냥 팡팡 다 사준다. 심지어 택시비까지 제공해 주고 자취하는 애들이 많아서 피부암 걸릴 것 같은 모텔은 안 가도 됐었다. 그런데 누나들이 좀 많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청담동 나이트클럽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고 픽업아티스트도 아닌데 어쩌면 픽업아티스트보다 고수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나는 기겁한 나머지 왜 그러고 사냐고 물었지만 선임이 하는 말은 딴 놈들은 혼자 손으로 맨날 풀 듯이 나도 본능에 충실할 뿐이고 방법만 다른 거라고 했다.
 
지금은 한 여자에게 올인하고 있고 믿기 힘들지만만 결혼까지 생각한다고 한다. 앞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이 담배에 중독되면 길에 떨어진 담배도 주워 핀다는데 섹스 중독이 되면 사람이 뭔 짓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to be continued.........
8-日
무대 위에서는 거만하게 무대 아래서는 겸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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