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썬데이 서울]
초, 중 ,고, 대학교를 지나오면서 사랑 또는 관계를 너무 많이 한 사람도 있고 한번도 못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핑계라면 남중 같은 남녀공학 남고 졸업 후 바로 군대에 가서 늦게 했다라고 항상 말하지만 속마음은 부끄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떤 사람은 사랑을 많이 해보는 게 좋은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 말이 꼭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랑을 많이 해봐야 테크닉이 화려하다거나(뭐든^^), 이혼율이 감소하는 건 아닐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짝짓기든 사랑이든 얼마나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 사람과의 기억이 좋다면 추억이 될 것이고 안 좋다면 성숙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내 경험을 글로 쓰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경청해 쓰기도 한다. 들어 보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본인이 살아오면서 어떤 강렬했던 기억인건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엔 몰래 본(?) 이야기를 해보겠다. 내가 관음증이 있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뭔가 야동을 보듯이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말 해야겠다. 내가 중학교 때 학교가 빡 세서 야자 비슷한 게 있었고 숙제나 조별숙제가 있으면 학교에 오래 남기 일쑤였다. 나름 추억도 있고 재밌었지만 강렬히 머릿속에 박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은 항상 강렬히 남아 딴생각을 하거나 멍 때릴 때 불쑥불쑥 생각이 난다. 중학교 2학년 때 조별과제를 못해 학교에 남아 친구들과 피자를 먹으며 하고 있었다. 다 먹고 집에 갈 때 쯤 화장실을 들렀는데 변기가 막혔는지 누군가 화장실 물을 안 내려 방금 먹었던 피자를 토 할 뻔했다. 그러던 중 3층에 화장실이 비어있겠거니 하고 3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핸드폰 시간을 보았을 땐 7시 쯤...? 정리하고 엄마한테 집에 간다고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둥둥둥하면서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고통스럽거나 구슬프진 않는데 뭔가 이상했다. 밤이 되어서 어두웠고 3층은 3학년 선배들이 쓰고 다 갔기 때문에 화장실조차 불이 꺼져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학교 귀신인가 하고 정말 그때 식은땀이 뭔지 실감했다. 살면서 운동할 때 땀을 흘린 적은 있지만 차가운 눈물처럼 이마와 구레나룻를 타고 오는 땀이 흐를 때 마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 돌아갈까 하다가 정말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점점 다가갔다.
귀신이란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처녀귀신이 생각나서 여자 화장실 쪽으로 갔는데 아니었다. 소리는 바로 옆쪽에 남자화장실에서 들렸다. 그때는 정말 소리 진동이 피부에서 느껴지는 게 심장이 정말 쿵쾅거려서 심장소리 때문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혹시나 보더라도 안 보이는척하면 귀신이 지나간다, 라는 생각을 하며 문을 슬며시 열었다. 그런데 정말 귀신은 상대도 안 될 광경을 보았다. 남녀 학생 둘이 성관계를 하고 있었다.
남자가 여자를 세면대에 올려놓고 서로 하의만 탈의 한 채 한 동작으로 똑같으면서도 뭔가 다르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어려서 몰랐지만 여자가 처녀막이 터져 허벅지와 정강이로 피가 흐르고 있었고 뒤꿈치에 핏방울이 떨어질 듯 말 듯 달려있었다. 남자는 하의만 벗은 채 칼로 배를 쑤시듯이 여자의 몸에 자신의 신체 일부를 넣고 하체는 공장의 기계처럼 찍어내고 있었고 표정은 화난 소처럼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해가 계속 지고 있었고 여자의 얼굴은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몸과 얼굴이 똑같이 하얗고 눈썹도 검었고 이목구비도 완전히 뚜렷한 건 아니지만 뭔가 외국 초상화에 나오는 그림 같았다. 흥분해서인지 얼굴에 홍조가 물감 퍼지듯이 띠었고 눈을 감고 악몽을 꾸는 표정이었다. 둘 다 흥분상태였는지 내가 문을 열고 처다 보는데도 인지를 못했다.
나 또한 처음에 문을 열 때 문고리가 엄청 차가웠는데 긴장과 흥분으로 점점 손에 감각이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한참 그 광경을 지켜보다 여자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더니 소리를 질렀다. 순간 나도 당황해서 바로 뛰어 내려갔다. 교실에 가방을 내버려둔 채 무작정 달려갔다. 반쯤 왔을까 진정이 되면서 슬슬 걸어갔다.
한 달쯤 지났을까 학교에 소문이 나서 그 두 선배들의 부모님들이 싸우고 학교가 시끄러웠다. 소문은 남학생이 키스를 하려다가 실패해서 일이 커졌다고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진짜 그때부터 눈에 띄지 않고 학교를 조용히 다녔던 것 같다. 무조건 일찍 오고 쉬는 시간에는 자동적으로 책상에 누웠다. 나중에 들어보니 남학생 집안이 잘 살고 여학생은 못사는 집안인데 부모님들이 싸우다가 결국에 남학생 집안 측에서 합의하고 끝냈다고 한다. 내가 괜한 짓을 했나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때 생각이 날 때면 그때의 긴장감이 손끝으로 느껴진다.
당신의 학창시절 사랑 또는 첫 경험 아니면 어떠한 강렬한 기억이 있나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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