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만난 천사 간호사 누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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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 01년 군번으로 사단 신병교육대 조교생활을 하며 26개월의 육군복무를 마친 저는 2002년 월드컵 기간에는 일병 나부랭이가 꺾이는 짬밥의 조교였습니다. 광역시를 사단 관할로 포함한 저희 사단은 그 해 6월 국군장병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우리 관할 광역시에서 한국 국가대표의 경기가 있었고 월드컵 시청이 원활하지 못했던 우리는 모두 외박이나 외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전 위 소개했던 것처럼 나부랭이 짬밥이었으므로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잊고 지냈죠. 하지만 천사의 강림과 함께 제게 기회가 훅 들어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참 이 복, 저 복 다 없어도 먹을 복과 여복은 타고난 놈인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의 참고사항은 이렇습니다. 보통 육군 입대자는 매주 목요일 입대를 하고 목, 금, 토, 일 3박 4일간의 입소대기 기간을 거칩니다. 신체검사, 신상기록작성, 영창견학, 초도품 보급, 개인 물품 반송, 간략한 군율 교육 등을 하는 적응기간이고 이 기간은 보충대를 거친 후 신교대나 교육연대 등으로 이송하여 6주간의 신병훈련을 받죠. 하지만 재수가 없는 경우 저희 사단처럼 보충대가 따로 없어 신교대 조교가 입소과정의 인도 인접부터 보충대에 있어야 할 입소대기 및 직접 교육훈련을 하는 6주간의 신병교육 기간 전체를 통솔하는 부대도 있습니다. 훈련병에겐 지옥과도 같은 신교대가 입소대기 없이 진행되는 셈이죠. 그 입소대기의 하이라이트가 있습니다. 물론 훈련병에게는 아니고, 조교들에게 말이죠. 헌! 혈! 헌혈은 적십자에서 버스가 몇 대 오고 훈련병들은 막사 침상에서 피검사 및 헌혈을 시행합니다. 그리고 신교대 기간병. 즉 조교와 본부중대 병사들은 버스로 들어가 반강제 헌혈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버스 안에 누가 있느냐! '천사'가 있죠. 우리의 '간호사' 누님들 흐흐흐흐흐흐~ 훈련병 때 헌혈을 한 저는 어느덧 헌혈 가능 기간이 되어 2002년 6월 헌혈을 하게 되는 영광이 찾아옵니다. 하필 월드컵 기간인 그때, 하필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가 우리 관할 광역시에서 곧 열리게 된 그때. 일병 나부랭이가 잠깐 쉴 수 있는 헌혈시간에 고참들의 눈치를 보고 슬그머니 버스로 향합니다. 하지만 간호사 누나에겐 제대로 눈길도 못 건넨 채 전 바늘이 언제 들어갔는지도 모르게 곤한 잠에... 그 달콤한 꿀잠은 얼마 가지 못하고 연이어 들어온 고참에게 야지, 핀잔, 소소한 갈굼을 시전당하고 말죠. 고참의 결론은, 힘줘서 빨리 뽑고 들어가서 훈련병과 내 밑에 애들 관리해라인 거죠. 그때 나의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이 분 지금 전혈 아니고 혈장이고요. 좀 더 있어야 하니까 선임병분은 이따가 호명하면 다시 오세요" 전 오르가즘을 느꼈습니다. 그 시간의 기분은 오르가즘보다 결코 못 하지 않다는 것을 이 글을 보는 군필 회원님들은 상상만으로도 느끼실 겁니다. 그렇게 50여분을 버스 안에서 그녀와 단둘이 전 침대에 그녀는 침대 옆 의자에 자리잡고 있었죠. 하지만 뭐 거기서 제가 눈 똑바로 뜨고 그녀와 대화 나누기엔 짬밥과 계급장이 턱없이 가벼웠기에 그냥 정신요양만 하고 일어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각오를 하고 막사로 들어간 순간 행정반으로 오랍니다. 갔습니다. 총알보다 빠르게 뛰어서... 총성보다 큰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일병은 그렇습니다. "야야 뛰지 마. 간호사 언니가 우리 또 혼낼라~" "얌마. 뭐래디? 걔가 얼른 얘기 안 해?" "이 새끼. 이거 일병 나부랭이 새끼 별 짓 다하네?" 뭐 이렇게 고참들의 찬사(?)가 쏟아졌고 소대장들까지 모여버린 상황이 연출됩니다. 그냥 누워있었고 잠깐 잠이 들었다고 정색을 하며 군기든 척 대종상감 연기를 선보인 저는 조심스레 행정반을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곧 소대장이 조교들을 집합시킵니다. 소대장의 명령과 계획은 이겁니다. 각자 맘에 드는 간호사 언니에게 편지를 써라. 내용은 알아서, 간호사에게 선택 받은 한 놈은 이번 주 주말에 외박 보내준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대한민국의 축구 경기가 이 근처에서 있다. 전 짬밥이 찌글찌글 했으므로 쓰라고 준 종이와 펜은 그냥 주머니 속에 넣고 "아닙니다~"만 외치며 훈련병 내무실 쪽으로 향했죠. "미친 이리 안 와? 돌았나 이게" "네. 알겠습니다" 아마 제 군 생활 중 가장 큰 대답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저도 그렇게 쓰게 됐습니다. 고참들은 어디서 났는지 모나미 볼펜뿐이던 군대에서 형형색색의 Hi-TEC 펜을 들고 장문을 휘날립니다. 전 눈치 보느니 깔끔하게 4~5줄만 끄적이고 대충 자리를 뜨려는 게 목적이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편지를 배달하는 우체부 역할 역시 저였기에 다시 적십자 버스로 내려갑니다. 편지를 전달하고 30분여가 지났습니다. 소대장이 행정반에서 마이크를 잡고 "아아~" 하며 먼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코스프레를 합니다. "에~ OOO 조교! OOO 조교는 지금 즉시 행정반으로~" 다시 뜁니다. 총알보다 빠르게 총성보다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일병~ OOO!" 행정반엔 고참들이 모여있었고 행정보급관과 중대장님이 있었죠. 그리고 간호사 누나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행정반 문이 닫힙니다. 전 괜한 긴장을 합니다. 일단 그 공간에서 제가 제일 막내였고 저보다 짬 안 되는 애들은 모두 막사 복도에서 훈련병 통제 중입니다. 아... 떨립니다. 젠장 무슨 일이지... " OOO 이번 주 특박이다. 토요일 06시 바로 출발하고 일요일 17시 이전에 들어오면 죽는다" 중대장님이 제게 믿기지 않는 말을 했습니다. 전 그나마 어머니처럼 챙겨주시던 행보관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어서 받아. 인마" 제 앞엔 중대장손 안에 들린 외박증이 시원하지도 않은 선풍기 바람에 슬쩍 휘날리고 있네요. 그리고 고참들 눈치를 한 번 더 봐줍니다. 표정이 좋진 않지만 그렇다고 절 갈구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승복한 남자들의 표정이랄까? 간호사 누나들에게 전달된 편지는 모든 간호사에게 공유되었고 제가 뽑혔습니다. 그녀들은 일병 짬밥으로 피를 뽑으면서까지 혼나는 제 모습을 보았고 편지마저도 눈치 보며 4~5줄 밖에 못쓴 모나미 볼펜의 볼펜 똥까지 묻힌 제 편지가 그녀들에게 남동생에 대한 연민을 자극했고 전 좀 찌질하지만 행운남으로 급 부상합니다. 하필 축구경기가 있는 그 주에 우리 중대는 입소대기 기간에 걸려 헌혈차가 왔고 전 헌혈 차례였고 누워서 피 뽑았을 뿐인데 간호사 누나들의 동정표를 한껏 등에 업고 주말에 짬도 안 되는 놈이 외박을 나갑니다. 이런 미친 행운 속에 전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드디어 토요일. 사단 위병소에서 12km나 떨어진 깊숙한 곳에 있는 신교대에서 간략히 고참들에게 신고를 마치고 뜁니다. 또 뜁니다. 위병소까지 뜁니다. A급 전투화는 연화 작업 따윈 되지 않았지만 뜁니다. A급 전투복은 옷깃부터 쓸리고 따갑지만 전 뜁니다. 1분 1초도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기봉이처럼 달립니다. 그리고 위병소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외박증을 보이고 문을 나서자마자 놀래 자빠져 다리가 풀려버립니다. 태권도를 십여 년간 한 제 허벅지가... 체대도 아닌데 조교선발에 뽑힌 제 체력이.. 풀립니다. 군대에서 만난 천사 간호사 누나 2 ▶ http://goo.gl/CeDn94 글쓴이ㅣLipplay 원문보기▶ http://goo.gl/63bCX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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