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탈주]
요즘 소라넷이란 사이트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문제되고 있다. 문제의 근원은 이렇다. 자신의 부인들을 바꿔서 섹스도 하고 스와핑도 하고 그룹섹스를 시작으로 골뱅이(만취해서 의식이 없는 여자)녀를 모텔로 끌고 가서 섹스 후 소라넷 회원들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면 쪽지나 댓글로 선정된 회원이 모텔로 가서 섹스 후 다음주자에게 넘긴다. 도중에 의식을 차린 여자들은 도망이라도 가지만 의식이 깨지 않는 여성은 계속 순번이 끊길 때까지 강간을 당하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범죄다. 그들은 사람의 욕구 이전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최근 소라넷 운영자들이 점점 검거되고 있지만 언제 뿌리가 뽑힐지는 의문이다.
이건 내가 군대에 있을 때 개 쓰래기 같은 선임의 이야기이다. 항상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요즘은 동기생활관이라고 해서 계급별로 나뉘어서 생활하고 군대 부조리도 많이 없어졌지만 옛날에는 정말 부조리가 심했었다.
내가 이등병으로 전입 왔을 때 싸이코 병장 하나가 있었다. 전입 오자마자 신병이라는 이유로 싸대기를 때리는 건 물론 식판에 반찬을 적게 담아왔다고 밤을 새우는 일도 수없이 많았고 세수할 때 물이 조금 튀었다고 화장실 거울과 가위바위보를 잠들기 전까지 시켜 밥도 못 먹게 했다. 하지만 나는 양호(?)한 케이스였다.
그 이후로 나는 벙어리처럼 말을 꺼내지 않고 일만 했지만 내 선임들에게는 자신이 일을 못하거나 기분 안 좋을 때 선임들 밸트를 잘라서 멍들게 때리고 간부한테 털렸다고 턱을 집게로 찝거나 방탄으로 머리에 피가 날 때까지 때렸다. 정말 잔인한 정도를 떠나서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았다.
어느 날이었다. 유일하게 엄청 착한 일병 선임이 있었는데 내가 그 싸이코한테 맞을 때 마다 위로해주고 싸이코 때문에 밥도 못 먹은 날에는 이것저것 많이 사주는 선임이었다. 취침시간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바로 옆에서 들었다. 싸이코 병장이 일병 선임한테 “니 여자 친구 예쁘더라?”라고 말이다.
이때 소대원 전체가 긴장을 했다. 왜냐하면 어떤 말이 나올지도 의문이지만 기분을 상하게 하면 소대원 전체가 잠을 잘 수 없게 지랄 발광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바로 옆에 누워있었기 때문에 목이 타고 긴장되었다.
싸이코 병장은 일병 선임한테 여자 친구와 어떻게 키스하고 섹스를 하는지 꼬치꼬치 캐물었고 모션까지 따라하라고 하면서 굴욕이라는 굴욕은 다 주었다. 그러다가 싸이코 병장이
“나 이번에 휴가 나가는데 니 여자 친구 좀 빌려주라”
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농담이어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진담 이였다는 것이다. 내 일병선임은 머뭇거렸지만 싸이코 병장은 빨리 말 안 하냐고 명치를 미친 듯이 가격했다. 명치를 맞은 선임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서 캑캑거렸고 다른 상병 선임들이 말려도 무용지물이었다. 방탄으로 나까지 맞은 후에야 내 선임은 여자 친구를 빌려주겠다고 말을 했다.
방탄으로 머리를 맞은 고통보단 내 선임이 걱정되었다. 유일하게 나에게 인간적으로 또는 형처럼 대해주던 사람이었다. 그 다음날 나는 일병 선임에게 이거 너무 심하니까 고발하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임은 고통스러운 눈빛으로 “병장하고 계원(서류를 관리하는 병사)이 친하다, 대대장 또한 싸이코여서 부대 부조리가 적힌 쪽지가 있으면 찢어버린다” 고 했다.
일병 선임은 고통스럽게 수화기를 잡은 채 여자 친구에게 말했다.
“부탁 하나만 할게. 내 선임하고 같이 밥 좀 먹어줘....”
그 말을 듣는 나도 화가 나고 고통스러웠다. 바로 수화기를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미친 군대 안에서 달리 방도가 떠오르지도 않았고 전입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선임은 “딱 밥만 먹어줘.. 밥만.. 다른 거 아무것도 하지 말고.. ” 이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기를 끊었다.
그 날 이후 싸이코 병장이 휴가 나가기 3일전까지는 아무도 맞지 않고 지나갔다. 그런데 싸이코 병장이 휴가를 갔다 온 이후 일병 선임과 여자 친구는 점점 연락이 두절됐고 일병 선임은 밥이라도 같이 먹어 주라는 말 자체가 내 잘못이라면서 크나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싸이코 병장의 핸드폰이었다. 곧 말년휴가도 남았고 저번 휴가 때 몰래 핸드폰을 가져온 것이다. 나는 그때 카톡이라는 것을 처음 보았다. 말년 병장이 똥 싸러 간 틈을 타서 핸드폰을 보았다. 정말 내가 쓰던 슬라이드 폰하고 달랐다. 그런데 카톡 대화창에 익숙한 이름이 있었다. 다름 아닌 일병 선임의 여자 친구였다.
대화창에는 싸이코 병장이 보낸 말 중에 ‘이번에 나가면 같이 낑낑이 할까?’ 라고 되어있었다. 짐작하다시피 낑낑이는 섹스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여자 친구는 싫지 않은 반응이였고 나는 내 일병 선임을 위해서 목숨걸고 카톡 대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싸이코 병장도 쓰레기 같은 놈이지만 여자친구에겐 남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빠르게 중요한 내용만 외우고 새벽 근무 때 일병 선임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내용중에
“솔직히 내가 걔보다 돈 많고 잘생겼잖아? 그건 인정?”
“내가 샤워실에서 봤는데 내가 걔보다 꼬추 크잖아ㅋㅋㅋ”
“넌 그냥 발만 씻고 내 집으로 오면 돼”
“너 생일 때 펜션 가자. 오빠가 비싼 와인 사갈게.”
등 등 여러 내용이 있었고 처음에 여자 친구도 거절하는 듯 하다가 점점 말려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이미 잠자리를 같이 한 것 같은 내용도 있었다. 일병 선임은 머리를 부여잡고 오열하며 소리를 쳤다. 선임은 한참 동안이나 울었다.
그런데 하필 그날 사단장(부대에서 제일 높은 사람) 근무 순찰 날 이였던 것이다. 근무지가 외진 곳이여서 오지 않겠지 싶었는데 웬걸.. 사단장이 뒷짐 지고 병사들과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선임은 계속 울고 있었고 사단장은 근무지에 들어와서 왜 울고 있냐고 물어 보았고 나는 울고 있는 선임 대신에 우리 소대에 있던 일들을 사단장한테 말했고 사단장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바로 부대 전 간부를 소집했다. 곧바로 부대가 뒤집어졌다.
근무를 끝내고 들어왔지만 싸이코 병장은 사태파악 못하고 행정 실에 있는 팬을 집어 던지고 멱살을 잡고 지랄발광을 했다. 그 다음날 나와 내 선임은 같이 사단장에게 가서 일일이 보고하고 부대원들과 싸이코 병장의 만행을 하나하나 써서 제출했다. 싸이코 병장은 부모 소환까지 당하며 부대원들 앞에서 죄를 물었고 영창이 아닌 육군 교도소를 보냈다. 또한 대대장 중대장 모두 짤렸지만 내 선임의 여자 친구는 돌아오지 않을뿐더러 전화도 받지 않았다.
어이가 없는 것은 내 일병선임이 밤마다 운다고 관심병사 리스트에 올라갔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군대 현실이었다.
세상에는 소라넷보다 심한 범죄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도 많고 군대 또한 윤병장 보다 더욱 악질적인 사람도 많고 정말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성과 범죄는 섞일 수 있지만 기름과 물처럼 섞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성을 바라보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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