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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교수의 주말 코스프레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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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교수의 주말 코스프레 이야기 1 ▶ http://goo.gl/57Mukd
 

영화 [The Danish Girl]
 
* 이 이야기는 성심리상당소를 운영하는 여성 치료사의 관점에서 서술한 '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내담자의 이야기는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들이 알게 될까봐.. 그게 가장 두려운 건가요?”
 
“네.. 꼬리가 길면 언젠간 밟히게 되어있죠. 제 경험으로는 그렇더군요. 그걸 알기에 괴롭고 두렵습니다..”
 
그의 깊은 한숨은 연기가 되어 상담실 공기 안에 흩어졌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그에게서 이중적 생활로 인한 죄책감과 고통이 느껴졌다.
 
“그럼, 더 이상 클럽에 가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한 번 연상해보세요. 금요일에 그냥 퇴근해서 가족들과 저녁식사하는 선생님의 모습을요.“
 
그는 잠시 연상하는 듯 하더니만 이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닙니다. 그럴 수 없어요. 이미 발을 빼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이러면서도 클럽에서 여자 옷을 입고 자위를 하고 나면 매번 바로 후회하게 됩니다. ‘내가 왜 여기있지?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교수가.. 그것도 이런 흉측한 차림새를 하고.. 안돼...’ 라며 매번 똑같은 후회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지만..
 
문제는 도무지 멈출 수가 없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목요일 저녁부터 설레는 감정이 시작됩니다. 꼭 첫사랑 할 때 애인을 기다리는 마음이랄까요.. 그런 다음 금요일엔 거의 업무에 집중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요동칩니다. 그 상태로 집에 갔다가는..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사회적 관념과 도덕, 예의범절, 본인의 사회적 지위 등과 이런 성적취향이 충돌할 때 누구나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안 된다는, 금기의 유혹은 더욱 큰 달콤함을 가져다 주기 마련이다.
 
그는 정말로 괴로워하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런 행동을 멈출 수는 더더욱 없는 걸로 보였다. 매주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가벼운 설레임, 그리고 금요일 아침에 일주일 동안 정성껏 선정한 그 주 컨셉의 여자옷과 스타킹, 하이힐, 화장품 등을 몰래 차에 싣는다. 마치 그 옷들에 실제 생명이 있는 양, 애인을 다루듯 조심조심 포장하여 아내가 깨기 전 일찍 집을 나선다.
 
한 번은 아내가 물었단다.
 
“여보, 요즘 왜 금요일마다 그렇게 일찍 나가세요? 아침도 안 드시고.”
 
“응.. 요즘 금요일 새벽마다 나가는 운동이 있어. 그래서 그래.”
 
“아, 그러면 이제 금요일 아침은 저 늦잠 자도 되는 거죠?”
 
“응, 당신 알아서 해. 난 운동가서 아침 먹으니까.”
 
아내에게 둘러대고는 그는 병원 커피숍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한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에만 말이다.
 
그의 차 안에 걸려 있는 여자 옷들이 혹시라도 외부로 비춰 질까봐 그는 최근 차 창문을 까맣게 썬팅했다. 금요일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지도 모르게 흥분고조상태에서 강의를 하고 실험을 한다. 그런 뒤 퇴근 시간에 맞춰 병원화장실로 가서 머리를 곱게 빗고 세수를 하고 기초화장을 마친다. 차로 돌아가 가발을 쓰기 좋게 곱게 다듬어 놓은 머리위로 긴머리 여자가발을 쓰고(하루는 단발머리도 쓴다, 그는 가발종류만 해도 수 십 가지라고 증언했다) 그 날의 의상 컨셉에 맞게 립스틱 색깔도 맞추고, 파우더를 정성 들여 바른다. 화장을 마치면 바지를 벗고 스타킹을 신고. 속옷 모두 예쁜 여자속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곤 불라우스와 스커트를 입고 운전을 한다. 그리고 회원들과의 약속장소인 클럽으로 간다.
 
한 번은 운전하고 가는데 음주단속이 있었다. 차창문을 차마 열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경찰이 세차게 창을 두두렸다.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고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건만, 경찰은 누가 봐도 중후한 중년남성인데 여장을 한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웃음을 겨우 참는 얼굴을 하며 그에게 음주측정기를 들이댔다.
 
“아니, 선생님. 왜 창문을 안엽니까. 다음에 또 그러시면 음주측정불응으로 곤란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네.......”
 
음주측정을 하고. 창문을 다시 닫고 가려는 데 그 경찰이 동료와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야. 저 대가리 꼴하고 화장한 거 봤어? 아니 좀 예쁘거나 젊어야 트렌스 젠더라도 되지.. 저 노인네는 글렀다. 토나올 뻔 했지 뭐냐.”
 
‘그래, 이제부터 클럽화장실에서 화장하고 옷을 입자. 아니야, 남자인 내 모습을 클럽사람 중 누군가가 본다면... 그럼 안되지.’
 
그는 얼른 생각을 고쳐먹고 앞으로 다시는 그 음주 측정했던 대로로 가지 않고 조금 늦더라도 먼길로 돌아서 갈 것을 다짐했다.
문지영 소장
섹스트러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국내최초 성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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