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아이템
  콘돔의 충격적..
콘돔 브랜드와 두께에 관한 충..
  투잡도전 온라..
유진대리의 투잡도전 온라인 ..
  선조들의 피서..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 보은..
  Sea, Sex and ..
한국의 뛰어난 에어컨 생산 기..
팩토리_Article > 단편연재
첫 눈에 반한 스튜어디스 그녀와의 사랑 1  
0

영화 [맛있는 비행]
 
군을 막 전역하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날입니다. 일과는 짧게 끝났지만 제 여가는 즐기지도 못하고 "얼떨떨한 일" 때문에 멍하니 천장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음악을 듣다가 떠오른 그녀를 소개합니다.
 
간략한 키워드로 보자면 스튜어디스, 연상 그리고 용기.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친구들이 좀 칭찬했다고 제가 노래를 잘하는 줄 알았던 그 시절. 음악을 한다고 깝치던, 겁 없이 허무맹랑했던 그때 그녀를 만났습니다. 대학도 휴학하고 군대도 연기하고 돌이켜보면 어찌 그랬나 싶었을 정도로 거침이 너무 없던 그땐 제가 성격상 상상하지 못한 일들도 해버리던, 아니 꼭 깡으로라도 하려고 했던...
 
군대를 늦게 갔으니 친구들의 휴가 담당은 홀로 남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의경생활을 하던 친구 놈이 휴가를 나온다기에 기꺼이 에스코트를 마다치 않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신의 아들로 자란 군 면제 친구 놈을 태우고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휴가 나오는 친구의 비행기 도착시간은 09시. 제가 도착한 시간은 08시.
 
왠지 낯선 공간에선 화장실 먼저 가게 되는 건 무의식이 시키는 심호흡이라는데 슬쩍 저도 화장실로 향합니다. 한껏 가벼워진(?) 저는 발걸음도 가볍게 화장실을 나서는데 남/여 화장실을 들어가는 입구에서 한 여자와 꽝하고 부딪혔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바라보니 긴 생머리의 여성이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많이 아프시죠? 하.. 제가 머리가 커서"
 
"아... 괜..찮..아요.."
 
누가 봐도 안 괜찮은 목소리와 뉘앙스로 유어웰컴을 한국어로 외치는 그녀는 급하게 여자화장실로 향하더군요. 뒤통수에 대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공항에 많이 드나드는 익숙한 승객처럼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 들고 흡연 부스로 향했습니다.
 
"앗! 뜨거워"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호들갑은 모든 행인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고 여기저기서 대한민국 국민의 인심과 배려가 튀어나옵니다. 손수건부터 휴지에 물티슈까지, 주변 사람들은 가방을 쉽사리 그리고 흔쾌히 열었고 몸 둘 바를 모를 배려에 오히려 당황한 건 그녀였습니다.
 
"괜찮아요 하하하하하하 헤딩의 복수쯤으로"
 
"아.. 아까 그분이세요? 정말 그럴 리가요...."
 
"도움주신 분들 감사해요. 여행 즐겁게 하시고요."
 
그녀에게도 말했습니다.
 
"정말 괜찮으니 가셔도 돼요. ㅎㅎ"
 
이번에 화장실로 다시 향한 건 그녀가 아니라 저였고 그녀 역시 제 뒤통수에 진심 어린 외마디 사과를 외치더군요. 공항 라운지는 그 시절에도 흡연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고 21살의 어린 저는 공항에서 담배 피우는 것 말곤 할 게 없었습니다. 커피를 한잔 사들고는 흡연 부스에 들어가 불을 붙이려는데 라이터를 차에 두고 나왔네요. 난감했습니다. 흡연자에게 라이터는 군인에겐 총이고 학생에겐 책인데 말이죠.
 
"자주 보네요~"
 
듀~뽕! 촥! 하며 라이터를 내밀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라이터 불꽃에 두 손으로 최대한 공손하게 불을 붙이며 제 얼굴은 라이터 불꽃보다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그녀의 민 얼굴을 직접 확인한 순간 심 떨림이 라이터로 전해질까 두려울 정도였죠. 상황을 모면하려 어리고 순진한 필자는 멀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그녀가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너 근데 담배 피울 나이는 된 거지?"
 
"네....누나.."
 
"속눈썹이 라이터 불에 탈까 봐 내가 더 조심했다. 너 속눈썹 되게 기네?"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감사할 일이야? 부모님께 해야지 감사는 ㅎㅎ"
 
"...누나도 감사하죠? 부모님께?"
 
"응?"
 
"예뻐요..."
 
"ㅎㅎㅎ 뭐?"
 
"그럼 전 이만...꾸벅"
 
그려지시나요. 스물한 살의 제 바보 같은 모습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태어나 가장 빠른 걸음으로 부스를 빠져나와 목적지도 없이 무조건 부스에서 멀리멀리 걸어갑니다. 시간은 친구 놈이 도착하기 30분 전. 함께 온 군 면제 친구는 그제야 절 찾아내고는 달려옵니다. 표정이 왜 그러냐, 어디 갔었냐, 화장실 갔다 오니 어디가 어딘지 한참 헤맸다 등등.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멀리서 지나갑니다. 공항의 직원들이 그녀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고 티켓팅 창구에서 한참을 서서 이야기 나누다가 게이트로 향하네요. 그녀를 바라보던 전 계속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렸고 찰나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인생 뭐 있냐? 병신도 아니고 이 정도 something이면....'
 
그리고 친구에게 현금을 세어 건네며 두 손을 꼭 잡습니다.
 
"OO아 미안하다 XX놈 휴가 배웅은 네가 맡아줘. 이 돈은 둘이서 맛있는 거 좀 먹고... 나 사랑에 빠졌다. 갈게"
 
"야 무슨 소리야. 이런 미친놈~"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창구로 걸어가서 직원에게 되지도 않는 썰을 풉니다.
 
"어릴 적 동네 누나 같은데 방금 티켓팅한 분 이름이...혹시?"
 
"당연히 규정상 안 되겠지만 제 첫사랑이었어요."
 
"어디 가는 비행기죠?"
 
"저도 티켓 구매하고 싶은데 좌석 가능한가요?"
 
제 첫사랑 썰과 용기에 감복한 창구 여직원은 잘되길 바란다며 이름도 알려주고 좌석도 그녀와 최대한 가깝게 잡아주었습니다. 이거 뭐...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창구 여직원을 먼저 홀려버렸네요. 제주도행 09시 비행기. 친구 놈이 도착할 시간. 전 게이트가 닫히기라도 할까 후다닥 탑승했습니다. 그녀가 자리엔 보이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신문을 하나 부탁한 뒤 제 좌석으로 착석합니다.
 
'친구야 미안하다...'
 
그리고 그녀가 보입니다. 마주친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플라스틱 창 가림막을 열어 밖을 바라봅니다. 어렴풋이 보였던 그녀의 표정은 '쟤가 여기 왜 있지?'...란 느낌이었고 그녀의 한걸음 내딛는 소리가 제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며 초등학교 때 고쳐서 그런 버릇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손톱 물어뜯기 신공을 재연하고 앉아있습니다.
 
다행인지 그녀는 좌석에 앉아 선글라스를 유지한 채 이륙을 준비합니다. 이륙은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비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스튜어디스들의 상냥한 서비스가 이어졌고 기내방송을 하는 기장의 목소리도 원활했습니다. 그 공간 속 원활하지 못한 건 제 심장과 머릿속뿐. 표정도 굳어 있었고 신문을 보며 흘낏거리며 그녀를 부끄럽게 순간순간 바라보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흠.. 그래도 여기까지 결단을 내린 이상 기회는 잡아야지. 내 존재라도 알려야지..'
 
수만 가지 생각을 하며 서비스 음료를 마시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네요. 갑작스러운 시선에 전 당황했고 정말 처참하게도 음료를 쏟아버리고 맙니다. 수습이랍시고 보던 신문으로 음료를 황급히 닦아 내려 허겁지겁 움직였고 돌발적인 행동 덕분에 스튜어디스 두 분이 빠르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더욱 절 난감하게 했던 건 그녀가 선글라스를 벗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것. 그리고 가까이 온 스튜어디스들에게 말합니다.
 
"어 괜찮아 내가 케어할게. 물티슈랑 따뜻한 코코아 한 잔만 가져다 줘"
 
'어라..? 뭐지?'
 
"담배 피우는 꼬맹이. 몇 살이야?"
 
"스물 한살이에요. 죄송해요. 제가 딴 생각하다가... 그만.."
 
"아니야 아니야. 비행기 타본 경험은?"
 
"세 번째인데...요..."
 
"평소 폐소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하진 않았니?"
 
"네... 그런 적은..."
 
"어제 잠은 좀 충분히 잤어? 오늘 기류가 조금 안 좋긴 하네. 비행 불편한 거 있어?"
 
"아니에요. 그런 거!!!"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코코아 마시고 비행기 곧 착륙하니까 이 담요 덮고 눈감아"
 
"네?"
 
"아하 내 소갤 안 했지? 누난 이 항공사 승무원이고 휴가 중이야. 근데 우린 지상에서 인연이 있었잖아"
 
"...."
 
"커피도 쏟았고 내가.. 사실 머리 부딪힌 것도 내 탓이 컸는데... 아무튼, 누나가 옆에 있을 테니 따뜻하게 마시고 눈감아봐"
 
"네..."
 
정말 진정이 되었습니다. 코코아보다 그녀의 눈빛과 음성이 더욱 따뜻했고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고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비행기는 제 바램과 달리 회항 한 번 없이 곧바로 착륙했고 제주의 5월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글쓴이ㅣLipplay
원문보기▶ http://goo.gl/XEbhKu
레드홀릭스
섹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http://www.redholics.com
 
· 연관 / 추천 콘텐츠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