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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으로 만난 그녀와 나눈 따뜻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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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
 
시간이 좀 흐른 것 같다. 벌써 5~6년 전의 일이다. 만남어플이 성하기 시작할 때의 시절이지만, 나는 이야기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천천히 알아가는 편이라서 기존에 이용해왔던 어떤 사이트의 채팅을 고수했었다. 서울지역 만남 카테고리에 들어가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의 창을 띄워두면 여성들이 방문해 이야기 나누는 형식이었다. 사람마다 들어와 간을 보고 나가기도 하고 분위기가 맞으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나는 창을 띄웠다가 삭제하고 다시 창을 띄우는 방법으로 눈에 띄게 리스트 상단에 노출되게 하지 않고 다른 신생 창에 밀려 순서상 끝자리에 밀리도록 놔두고 그날 하루의 인연을 기다리곤 했다. 물론 기다리는 동안 다른 개인 일을 보거나 밀려둔 작업을 하면서..
 
그날도 그랬다. 내가 생성한 방이 저 끄트막으로 밀려있었고 난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한 여자가 방에 들어왔다. 난 그녀가 방에 들어온 줄도 몰랐다. 그녀는 기다리다 갑갑했던지 내게 쪽지를 보냈고, 쪽지 팝업이 뜨면서 나는 그녀의 방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쪽지 메시지에는 "아직 방에 계신 건가요?"라는 짧은 글이 적혀있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사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지금에 와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진촬영을 좋아하여 바람처럼 여기저기 촬영하러 다니길 좋아하고 일본여행을 좋아하여 종종 도쿄나 오사카에 다녀온다는 이야기가 생각날 뿐이다. 나는 그녀의 별명을 '바람'이라 지어줬다. 그녀도 만족해했다.
 
그녀나 나나 나이 정도만 공개했을 뿐, 외모나 성적 어필할 만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그냥 이야기 나누기 편안했고 정서적으로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뿐이었다. 다만, 그녀는 좀 우울한 인상이었지만 그건 기분 탓이라 생각될 뿐이었다. 이후 두세 번 더 밤을 새우도록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적당한 시점에서 나는 한번 보자고 하였던 것 같다. 물론, 항상 내가 먼저 만나보자고 한다. 남자가 첫 단추를 푸는 게 언제나 순리대로 풀려나가는 것 같다.
 
그녀는 강서구에 살았기에 김포공항의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고, 내가 먼저 가 기다렸던 기억이다. 늦지 않은 시각에 그녀는 나타났다. 그녀는 그동안 내가 만나온 여자 중 객관적으로 가장 빼어난 외모를 지녔다. 키는 168cm 정도에 볼륨감은 없었지만 가녀리고 잘 빠진, 미녀대회에 나갈만한 눈맛을 보였다. 머리는 어깨 밑까지 내려왔고 컬을 주어 고상한 느낌을 받았다. 얼굴은 누가 봐도 미인이라 할 만큼 반듯하고 예뻤다. 마치 무명의 탤런트 같아 보였다. 잠시, 몸과 생각이 얼어붙었지만, 난 여자에 대한 특별한 환상을 품지 않는 편이기에 이내 웃음을 보였고,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잡고 영화관 계단을 올랐고, 그녀는 웃으며 손을 빼려 하였다. 나 또한 웃으며 손을 이끌어 깍지까지 힘주어 쥐자 그녀는 더는 빼지 않았다.
 
"어, 처음 보자마자 손잡으면 어떡해요? 내가 맘에 들어 할지 안 들어 할지도 모르면서..."
 
"맘에 안 들면 지금이라도 빼겠지. 난 몰라."
 
"꽉 쥐니까 못 빼겠잖아요~"
 
"그러면 모른 척 쥐고 있어. 이렇게 쥐어줄 사람 많지 않을 테니."
 
"하하 엉터리..!"
 
그렇게 우격다짐으로 그녀의 묵인 아래 영화관람 내내 난 그녀의 손을 내 것으로 하였고, 나는 내내 그녀의 손가락 사이사이의 연하고 말랑말랑한 살들을 꼬집고 비비고 부드럽게 마찰하였다. 깍지 낀 우리의 손가락 사이에선 땀이 비쳤고, 그 땀으로 인해 손가락의 마찰은 더욱 농밀한 언어를 형성하였다. 그녀의 손은 힘이 빠져갔고 나는 더욱 끈끈하고 농후한 언어를 구사했다. 그녀의 손톱 아래 살을 내 손톱으로 살짝 누르거나 좌우로 밀착하여 비비거나 땀이 비친 손가락 옆면을 안쪽에서부터 쭉 따라 내려오며 천천히 비벼주고, 안쪽 연한 살들을 눌러주고 비벼주었다. 영화 시작 십여 분이 지나지 않아 그녀는 온몸에 힘이 빠진 듯했고,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눈동자 역시 스크린을 응시하고는 있었지만 풀려있었고, 그녀나 나나 영화는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하던 일을 계속했고 가끔 그녀의 손을 꼭 쥐기도 하였고, 다시 반복하여 그녀의 미끄러워진 손을 희롱하였다. 그녀는 그 시간 나에게 함락되어갔다. 나는 간간히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올려 꼬옥 쥐기도 하였지만, 그 이상은 나아가지 않았다.
 
영화를 마치고 맨 마지막으로 나올 때까지 그녀는 넋을 놓고 앉아있었고, 일으켜 나오려 하자 조금 휘청이는 듯했다. 영화관 복도공간에서 김포공항을 조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끌어당겨 함께 바깥을 조망할 때도, 그녀는 더는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걸어 나오기 직전 가볍게 안아주자 나를 더 힘껏 잡아당겨 한참을 포옹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좀 짜릿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녀의 몸짓이 그녀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시준점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별다른 합의 없이 그녀가 혼자 산다는 아파트 부근 술집으로 향했다.
 
 
글쓴이ㅣ글루스틱
원문보기▶ http://goo.gl/eWjVsD
레드홀릭스
섹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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