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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이야기 - 2. 용빈이의 연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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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이야기 - 1. F4의 만남 ▶ http://goo.gl/M0uipd
 

영화 [미쓰홍당무]
 
학창시절의 연애는 풋풋하기만 하다. 모두의 기억 속에 아련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첫사랑. 그 첫사랑의 대부분은 학창시절의 짝사랑이 되어 끝나곤 한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존재하는 법. 용빈의 경우도 그랬다. 그의 첫사랑은 조금 특이했다.
 
"야. 재 좀 괜찮지 않냐?"
 
용빈이 가리키는 곳엔 통통한 여자애 한 명이 있었다. 평소에 눈에 띄지도 않고 조용히 공부만 하는 우등생 스타일이었다.
 
"왜? 대체 왜?"
 
 보통 예쁘다고 평가 받는 여자가 아닌 평범한 여학생...은 아닌 여자애였기에 우리의 반응은 당연했다.  
 
"그냥? 귀엽지 않냐?"
 
그의 심각한 말에 우리 셋은 더 심각해져 회의에 들어갔다. '어떻게 해야 용빈이의 눈을 고쳐줄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결과 돈을 모아서 라식이든 라섹이든 시력수술을 시켜주는 쪽으로 결론이 났을 때 용빈이 충격적인 소식을 들고 왔다.
 
"이 엉님이 형수님이 생길 것 같으니 모두 축하의 박수를 보내도록 하여라!"
 
"설마 니가 그때 말한 그 여자애?"
 
"응!"
 
"그 짧은 시간에 사귀기라도 한거야?"
 
"아니! 그건 아니지만 번호를 받아왔지!"
 
그의 자랑스러운 대답에 우리는 침묵에 빠졌다. 용빈의 눈은 빨리 부러워하라는 초롱초롱한 눈빛이었다.
 
"아직 사귀기로 한 건 아니네?"
 
"이미 사귄다고 볼 수 있지"
 
어이없는 자신감에 한번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에 두 번 절망에 빠졌다. 솔직히 번호를 따왔다는 사실에도 조금 놀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성의 지식 중 하나는 예쁜 여자가 아닐수록 자신을 꼬시기 쉬운 여자라고 생각해서 번호를 주는 일에 있어 엄청난 거부감을 보인다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수학공식 대신 게임 공격력 계산 공식을 풀고 있던 어느날 피시방에서 용빈의 충격 고백이 있었다.
 
"야 저거 잡아야지, 저걸 놓치냐?"
 
"아오! 용빈아? 머리에 뭐가 들었냐?"
 
"민지"
 
"…...뭐??? 개소리야"
 
그의 황당한 발언에 어이없어 한 뒤 다시 게임에 집중하고 있을 때 용빈이 조용히 말했다.
 
"나 여친 생김"
 
약 3초간의 정적이 흐르고 우리는 동시에 '뭐?!'라고 크게 외치는 바람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용빈은 그런 우리를 한심하게 한번 흘겨보더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이야기했다.
 
"뭔데? 그 반응은, 나 여친 생겼다니까?"
 
사람들은 금새 흥미를 잃고 다시 자신의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한참을 멍하니 서있다가 캐릭터가 죽고 난 뒤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 자...음... 정리를 해보자? 니가 생겼다는 여친이 저번에 니가 번호 땄다던 그 여자애?"
 
"응 맞아"
 
"그럼 그 여자애 이름이 아까 말한 민지냐?"
 
"응 맞아"
 
"너는 응 맞아 밖에 못 말하냐?"
 
"응 맞아"
 
"... 좀 성의있게 대답좀 해주지"
 
"응 맞아"
 
"그래 넌 좀 맞아"
 
퍽 소리와 함께 용빈의 머리가 앞으로 쏠렸다. 용빈은 천천히 얼굴을 올려 우리를 쳐다봤고 그는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고 있었다. 순간 소름이 끼쳤다. 그건 이미 사랑에 노예가 된 사람의 얼굴이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친구의 첫사랑을 하늘 위로 날려보내는 구나 한탄하고 다시 용빈의 얼굴을 봤다. 그리고 조용히 축하해주었다. 그의 얼굴은 너무나도 행복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기뻐하는 친구를 두고 우리가 감히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성향이 다른데... 게다가 저렇게 좋아하는 용빈이의 얼굴을 보니 축하해줘야지' 생각하며 애써 본인을 위로했다. 그래도 뭔가 얄미워서 한 대 더 때려주니 이제서야 매섭게 노려본다. 그래 이래야 용빈이지


산딸기 이야기 - 2. 용빈이의 연애 (2) ▶ http://goo.gl/yY9k8l
산딸기
맛있는 글을 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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