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태]

사실, 그녀도 알고 있지만, 예전 전주에 있는 두 명의 여성과 만나 마사지를 나눴다. 물론 마사지를 베푼 것은 나이지만 그를 통해 여체를 만지고 감촉을 느끼는 기쁨은 오로지 나의 것이기에 이를 '나눈다'고 표현한다. 그 중 한 명은 내 개인 사정으로 누적된 피로와 방사로 인해 성기가 서지 않았기에 2시간 반 동안의 황녀마사지를 풀~로 베풀게 되었다. 오일을 발라 여체의 피로부위를 누르고 만지는 데 집중하다 보면 발기력의 감퇴가 오기도 한다. 전신을 벗고 피부를 만지면서 서지 않는 게 의문인 사람들은 직접 마사지를 베풀어보면 안다. 구린 변명이지만 그럴 때도 있다는 것을... 또 다른 한 여성은 반대로 낯가림을 하는지라 긴장돼서 물이 충분치 않았고 섹스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녀 또한 마사지만 2시간여 베풀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모르겠다. 내가 별로 맘에 안 들어서 도저히 못한 걸지도...
 
그러니까 이번에 만난 대전녀는 연속해 이어진 마사지의 농후한 기술적 축적의 단계에서 만난 셈이고, 오랫동안 대화를 통해 유대감을 이어온, 그래서 다양한 대화와 성적 특징, 취향, 경험에 대한 이해가 바탕을 이룬 단계에서 만남 셈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새롭고 낯선 현장의 가변성을 잘 통제하며 하나 됨을 이뤄가야 하기에 약간의 긴장과 떨림이 함께 했다. 이야기가 무르익어 술을 반 병 정도 비웠을 때, 그녀에게 먼저 씻고 올 것을 주문하였다. 멈칫하며 먼저 씻고 오라는 그녀에게 여자가 더 오래 걸리니 먼저 다녀오라 했다.
 
"내 앞에서 벗고 들어가."
 
"아... 아... 그냥 들어가서 벗을게요."
 
그녀의 사투리는 표준어휘를 사용하되 억양에 사투리가 남아있는데, 20대 후반의 곱고 가녀린 여성의 특성인 듯 톤이 가느다랗고 여성스러웠다. 그녀는 욕실 전실에서 탈의했고, 욕실 불빛에 옷을 벗는 그녀의 그림자가 침실 벽에 길게 드리워졌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녀는 '맨몸으로 침대로 들어가 있으라'는 나의 주문을 귓등으로 흘리고 브래지어와 팬티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녀가 속옷을 착용하는 뒤로 가서 그녀를 안아주었다. 나는 이미 탈의한 상태였기에 그녀의 망사팬티 엉덩이 부위에 발기한 내 자지가 문대졌다. 섬유재질의 거친 질감이 귀두에 쓸리며 묘한 쾌감이 전달됐다. 그녀는 엉덩이를 살짝 내게로 밀며 접촉에 리듬을 주었다. 그녀의 엉덩이는 아름다웠다.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침대로 올라갔다.
 
"이제 다 벗어."
 
"다 벗어요?"
 
"응. 벗고 앞으로 누워."
 
"으~~"
 
팬티까지 벗은 그녀의 몸은 가늘면서도 필요한 굴곡에서 부드럽게 곡선을 이뤘고, 엉덩이와 허벅지는 알맞은 크기와 높이, 탄력이 균형을 이뤘다. 가슴은 익히 말해왔듯 A사이즈로 미미했지만, 스스로 엄살을 부렸던 것보다 모양이 잡혀있었다. 나는 기계적인 순서대로 마사지부터 해나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가벼운 입맞춤과 애무를 통해 그녀의 긴장감을 덜어주고, 서로의 교감 속에서 마사지를 베풀 요량으로 먼저 그녀의 입술로 다가갔다.
 
그녀는 눈치를 채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윗입술 중앙이 살짝 들어간 이른바 안젤리나졸리 입술을 닮은 그녀의 떨리는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곧이어 입술을 벌려주어 자연스레 미끄러져 들어갔다. 수동적일 줄 알았던 그녀의 혀가 감미롭게 내 혀를 받아들여 부드럽게 감싸주었고, 혀를 가볍게 놀려 내 혀의 구석구석을 핥아주었다. 그녀의 능동적인 혀는 이 과정을 리드해야 한다고 지레짐작한 내 마음을 달래주었다. 섹스 한 지 1년이 넘었다는 그녀는 조심스러워 했지만, 서로의 체온이 전해지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감미롭게 반응을 이어갔다. 마치 일상이 섹스라이프인 여성처럼 격하지도 과하지도 않았고 굶주림도 없었다는 듯 고양이처럼 천연스레 고고했다.
 
그녀는 그쯤에서 마사지로 이어지리라 생각했는지 '마사지 안 해요?'라 물었고, 나는 '안 되겠어'라며 키스할 때부터 어루만진 그녀의 젖꼭지로 입을 가져갔다.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보이면서도 이내 눈을 감고 내 혀의 감촉을 젖꼭지로 받아내고 있었다. 사전에 가슴은 잘 못 느낀다던 그녀의 젖꼭지는 팽팽하게 발기해있었고 나는 제법 오랜 시간 그녀의 가슴을 물고 빨고 침을 떨어뜨려 후르릅 소리 나게 반복하여 빨아주었다. 동시에 한 손은 그녀의 목 뒷덜미를 부드럽게 만져주는데 약한 떨림이 전해져 왔다. 가슴을 빨며 동시에 뒷덜미를 어루만지다 등을 돌려 뉘어 그녀의 엉덩이에 올라앉아 가늘고 여린 그녀의 뒷목을 혀와 입술로 애무해주자 그녀의 떨림은 더 크게 전해져 왔다.
 
그녀의 엉덩이 골에 자지를 비비며 동시에 등에 상체를 밀착시키며 그녀의 목덜미를 지속해서 애무해주었다. 그녀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들려왔다. 목덜미를 따라 귓등으로 연결하며 뱀처럼 혀로 핥아주었고 귓바퀴로 이어져 귓구멍을 핥아주었다. 혼잣말처럼 '아.. 너 맛있어'라는 애드립과 가벼운 신음을 섞어 토해내었다. 그녀의 신음은 단조롭고 나지막했지만, 충분히 섹시했다. 다시 몸을 돌려 보지를 애무해 주려 하자 그녀는 다리를 들어 올려 무릎을 접은 채 양손으로 무릎을 쥐었고 양쪽으로 활짝 열어젖혀 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곱기만 한 그녀가 음탕한 여인처럼 보지를 활짝 열어젖힌 모습이 정지된 화면처럼 눈에 박혀 들어왔다. 셀카로 올려준 사진을 통해 익히 보아왔던 그녀의 보지가 눈앞에 날개 깃을 펼치자 내 자지는 뿌리째 발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