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선물 1 - 달라진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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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복종하고 싶은 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 한용운, 복종 중에서 - 잠에서 깨어날 때쯤, 남편은 내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빨아대고 있었다. ‘아..’ 잔잔한 쾌감을 느끼며, 난 남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남편은 칭찬이라도 받은 강아지처럼 신이 나서 촉촉해진 그곳을 즐겁게 핥아댄다. 주말 아침, 내가 늦잠을 잘 때면 남편은 내 그곳을 정성스레 애무하며 날 깨우곤 한다. 부엌 쪽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수가 일찍부터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아침요기 거리를 찾는 듯 보였다. “아.. 잘 잤다... 그만해도 돼.... 잘했어” 생각해보면, 남편은 지난 1년간 참 많이 변했다. 나를 대하는 방식부터, 우리가 나눠온 섹스의 의미와 모습까지....이유를 알 수 없는 자발적인 변화였다. 남편의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그때는 몰랐다. 분명한 건, 남편의 변화는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의 변화로부터 시작된 헌신들에 나를 맡기고 즐기는 사이, 난 완전히 달라졌다. 오전 내내 식탁에 앉아 지난 1년간 나와 남편의 변화에 대해 곱씹으며 생각을 해보았다. ㅣ남편 1 남편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갑자기....나를 부르는 목소리도 부드러워졌다. 아니, 공손해졌다는 말이 더 정확할 듯하다. 마치, 우리가 처음 만난 던 그 시절 남편이 나를 대하는 것처럼 정말이지 달콤하게 나를 대했다. 결혼을 하고,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 남편도 나를 대하는 모습이 달라져갔었다. 무시하는 말로 나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나를 대함에 예전의 부드러움은 사라졌다. 12년 간 함께 잠을 자며, 밥을 먹고 살아온 익숙한 아내를 대하는 세상의 모든 남편들처럼, 나는 남편에게 특별할 것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섹스도 마찬가지였다. 내 순정을 바친 남편과 나눈 첫 섹스의 설렘과 흥분은 횟수가 거듭될수록 사라져갔다. 애무에 가득 담겼던 진심과 정성스러움도 사라졌다. 적당히 애무를 나누고, 남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삽입을 한 후, 사정을 향해 달려가는......앙상한 섹스만 남았다. 평범했지만, 분명 남편만을 위한 섹스였다. 그런데, 남편은 정말이지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지나칠 정도로 헌신-단순한 헌신을 넘어서지만-적인 남자로 변했다. 처음에는 권태기가 지나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의 내면에 뭔가 근본적인 자각과 변화가 일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식탁에 둔 남편의 전화기에서 부재중 전화 알림을 보게 되었다. 부재중 알림에는 ‘주인님’이라고 쓰여 있었다. ‘누구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거지? 주임님을 잘못 적은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알림을 열었는데, 내 전화에 대한 부재중 알림이었다. 퇴근 후 샤워를 하고 있는 남편에게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물었다. “승현씨!.... ‘주인님’이 뭐야? 내 번호를 왜 ‘주인님’이라고 저장해 둔거야?” 내가 웃으며 남편에게 물었을 때, 남편은 샴푸 거품을 머리에 가득 올려놓은 채 웃기만 하며 대답을 피했다. 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나와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남편이 말을 꺼냈다. “벌써부터 말해주고 싶었는데, 나 요즘 당신이 너무 좋아,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 정말 당신이 내 인생의 주인님 같다니까! 그래서 전화번호 이름도 바꿨어” 남편의 전화기에 ‘주인님’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알게 된 그날, 남편과 가볍게 와인을 걸치며,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난 남편에게 이전과는 달라진 듯한 우리 관계에 대해 물었고, 남편은 자신의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남편의 주인이 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랑해서 결혼한 남자가 나만을 생각하고 헌신하겠다는 데, 좋아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남편의 성향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이것이 남편의 진심이기를 스스로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관계는 빠르게 바뀌었다. 남편은 내가 요구하는 도움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즐거운 마음으로 따르는 듯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섹스였다. 남편의 섹스가 극적으로 헌신적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남편은 스스로 강력한 욕구에 이끌려 진심으로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나도 즐겼지만, 처음에는 어색했다. ㅣ남편 2 남편은 평소 가사 일을 돕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는 식탁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기사를 읽거나 유튜브를 봤다. 난 그동안 설거지를 해야 했고, 설거지 중에 과일을 달라는 남편의 요구가 있으면, 설거지를 하다말고 과일을 깍아 대령해야 했다. 처음에는 꼼짝 않고 앉아서 이런 저런 요구만 하는 남편이 미웠다. 그런 미운 마음도 나 스스로 정리해야 했다. 남편이 좋아서 결혼했고, 내가 좋아한 남편의 모습은 설거지 하는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단념했다. 그러던 남편이었는데, 변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남편은 조용히 일어나 식기들을 모으고, 음식쓰레기를 정리하고, 설거지를 정말이지 깨끗하고 정성스럽게 했다. “승현씨... 정말 고마운데, 예뻐” 남편이 생전 처음으로 설거지를 시작한 날, 남편의 뒷모습이 참 예뻐 보였고, 고마웠다. 과장을 좀 보태면, 남편은 12년 가까이 주방 근처를 얼씬도 하지 않았었다. 나에 대한 남편의 설거지 봉사는 그날 이후 계속되었다. 어느 날인가 남편이 말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선미씨를 돕는 것이 즐겁고, 뭔가 야릇한 느낌이 든단 말이야... 선미씨를 위해 봉사한다는 느낌.... 그리고 앞으로는 ‘설거지 해’라고 말해 줄래?” 남편은 내가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말투지만, 명령조로 말해 달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부탁을 했다. 남편의 요구대로 난 ‘설거지 해’, ‘빨래 널어’와 같이 집안 살림에서 남편의 도움이 필요할 때면 명령조 말투를 사용했다. 남편은 이런 내 명령 섞인 말에 희열을 느끼는 듯 했다. 야릇한 감정이 드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밥을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설거지 해’라고 말할 때, 그리고 내 말에 따라 남편이 조용히 대답하며 바로 일어나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슴 속에서부터 뭔가 묵직한 만족감이 올라왔다. 야릇한 희열이기도 했다. 남편은 내가 명령하는 것이라면 모든 것에 복종할 기세였지만, 난 모든 가사일에 대해 남편에게 명령하지는 않았다. 주중에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는 남편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싶었다. 다만, 남편이 할 일 없이 쉬는 주말이면 남편의 몸을 빌려 내가 해야 할 가사 일들을 처리했다. 남편이 가사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동안, 난 함께 마실 커피를 준비하거나, 책을 읽거나, 마당에 떨어지는 햇살을 받으며 주말을 만끽했다. 이전에는 남편이 집에 있는 주말이면 평소보다 더 바빴다. 하지만, 남편의 변화 이후 난 진정한 주말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요구한 설거지나 빨래널기, 거실청소, 화장실 청소 등을 남편이 마치고 나면, 남편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남편은 ‘고마워’라는 말보다 ‘잘했어’라는 말을 좋아했고, 칭찬 후에는 내 손바닥에 짧게 키스를 하고는 했다. 남편의 선물 2▶ https://goo.gl/BbVq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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