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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마루 섹스썰 [9탄] 나의 변태 여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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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이 더 씨]
 
‘여친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나는 그 생각에 대한 반응을 어찌해야 하나…?’
 
둘은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제발 이 순간만큼은 침묵이 금이 되길 바랐다. 그러나 그 침묵을 깨는 여친의 말...
 
“여친 실은… 어제 클럽에 가서 우연히 전 남편 만났어... 전 남편도 나도 클럽을 좋아해서 연애할 때 둘이 자주 갔던 곳이거든…"
 
“ㅎㅎㅎ 아니 어째 그런 곳에서 만난 데?”
 
“그러게 말이야... 만난 건 만난 건데 그 이후에… 내 심경에 변화가 왔어…”
 
“무슨 변화? 왜? 다시 합치기라도 하게?’
 
“...응…”
 
“뭐? 합친다고? 왜?”
 
“너랑 보냈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좋았는데… 내가 갈 길은 너의 길이 아닌 것 같고… 너랑 결혼도 생각했는데 자신도 없고…”
 
“아니! 그게… 하... 너 이럴 거면 왜 갈라섰는데? 나랑 보낸 시간이 좋았다며? 너도 물론 사정이 있었겠지만 이제 와서 전 남편이랑 합친다는 건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
 
여친은 쓴 소주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담배를 피웠다. 표정은 괜히 말했나 하는 표정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왜..? 내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억울하고 기가 막히고 그렇지만 여친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원망할 이유도 없거니와 한 가정의 문제이다.
 
난 갈등이 되었다. 이대로 보내면 과연 여친은 행복해할까? 억지로라도 내 옆에 두면 어떨까? 순간 나는 여친을 보내도 내 옆에 두어도 행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네가 원하고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면 가... 가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한번 더 잡을게… 가지 마… 단순히 날 위해서라면 가지 마…’
 
“나로 인해 너의 앞길이 막힌다면 나 하나만 피해 주면 되는거야… 억지로 내 욕심을 채우긴 싫어…”
 
“가지 말라고...”
 
“그동안 고마웠어... 너... 내가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는 기억할게...”
 
여친은 일어나 나에게 이별의 악수를 청했다.
 
‘이 손 잡으면 내가 억지로 끌어당길 것 같은데…’
 
마주 잡은 손에는 차가움이 느껴졌다.
 
‘마음은 체온에 비례하는구나...’
 
섭섭했다. 이미 여친은 나와의 정리를 생각하고 나온 듯했다.
 
“뭐가 어찌 됐든 너의 결정 존중할게. 대신 우리는 우연이라도 서로 마주하면 안 돼…”
 
“응... 아프지 마... 그리고 클럽 탈퇴할 거고 너의 흔적은 깨끗이 정리할게…”
 
“그래… 서로 원망하지 말고 우리가 몰랐을 그때로 돌아가자…”
 
집에 가는 방향은 같은 방향인데 난 반대편으로 갔고 여친은 앞만 보며 걸어갔다. 한 번쯤은 뒤돌아 봐 줄 법도 한데... 쿨한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냉정할 줄은 몰랐다.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었지만 오늘처럼 허탈하고 몰카 같은 분위기의 이별은 처음이다. 걸어가는 내내 좀 있으면 여친이 “뻥이야!”라고 하며 당장이라도 팔 벌려 내게 달려올 것 같았다. 과연 이 현실이 꿈이 아닌가? 왜 자꾸만 미련이 남는지... 왜 또 눈물이 나오는지… 아까 뺨이라도 후려치지 못한 나 자신이 한심해서 나오는 눈물일까?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가는 여친의 대한 서운함일까?
 
복잡하다. 아니 너무 단순해서 허탈한 건지도 모른다. 내가 싫어서 떠난 건 아닌데 같이 보낼 시간이 너무나 많은데… 이제 와서 무슨 책임감이 들었는지… 전 남편의 대한 애정이 다시 싹튼 건지… 클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다 알아도 또 몰라도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다. 시간에 맡겨 흘려보내야겠지... 나도 여친을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는 기억해야겠다. 추억이란 가슴에 고이 묻어 두고 시간에 맡긴 채 조금씩 꺼내 볼 수 있게 하는 마음앓이일 것이다.
 
“잘 지내…?”
 
 
글쓴이ㅣ베니마루
원문보기▶ https://goo.gl/nDgZ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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