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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그믐달 3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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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개인의 취향]
 
그 후 추운 겨울이 지나 회색 같아 보이던 풀이 초록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옷차림과 얼굴만을 봐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봄과 함께 거짓말처럼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뭐 하냐? 잘 지내냐?"
 
"응응. 이게 사는 건가 하고 사는 거지"
 
"그래 ㅋㅋ 인생은 원래 그런 거라고, 어차피 내일도 힘들 테니까"
 
"역시 이런 세상에서는 섹스만이 최고되신다."
 
"섹스 벗고 팬티 질러!"
 
대화는 점점 농밀해졌다. 작은 불씨가 마른 지푸라기에 옮겨져 타오는 것처럼 우리는 순식간에 만나서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편의점 맥주를 사서 모텔로 들어갔다.
 
공기가 어색하다. 여러 주제를 꺼냈지만 소용없었다. 역시 적당한 알코올이 들어가야 한다.
 
캔에 빨대를 꽂아 마시다가 눈이 마주치니 그녀가 웃는다. 그리고 천천히 서로의 입속에 남아있는 다른 맥주의 향을 느끼기 시작했다.
 
구수하고 부드럽다.
 
"씻고 나서 하자"
 
"그래 좋아. 그럼 반신욕부터 하자"
 
"반신욕은 왜?"
 
"몸이 이완이 잘 돼야지 더 잘 느끼는 법이거든. 같이 들어갈래?"
 
"싫어!!!!! "
 
"너의 몸 상태에 대해서 어떠한 가치 판단도 내리지 않아. 그냥 집중하고 싶어"
 
더 즐거운 섹스가 될 수 있다고 거듭 설득한 끝에 같이 욕실로 들어갔다.
 
욕조에 따듯한 물을 가득 받아 입욕제를 풀고 몸을 담갔다. 부드러운 그녀의 어깨를 매만진다. 간지럽다며 웃음 섞인 투정이 귀엽다. 마치 순수한 아이들처럼 우리는 물속에서 서로에게 물을 튀기며 장난을 쳤다. 반신욕이 끝나니 노곤한 상태가 되어 침대에 누웠다.
 
마사지를 해주려고 가방에서 코코넛 오일을 꺼냈다. 그녀를 뒤로 돌아눕게 해서 발부터 차근차근 근육을 풀어주며 종아리를 지나 허벅지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가 졸고 있었다. 엉덩이를 가볍게 툭 쳐서 깨운다. 
 
"많이 졸리면 잘래?"
 
"응? 아니야 아니야. 계속해줘. 너무 편해서 잠들었네"
 
오일을 그녀에 전신에 뿌려 뒤에서 앞으로 부드럽게 가슴을 움켜쥔다. 움찔하는 그녀.
 
"야 너 가슴에서는 못 느낀다며?"
 
"…몰라"
 
천천히 부드럽게 아래로 내려간다. 따끈한 목욕물 덕분에 몸 체온이 아직 높다. 엉덩이를 지나 보지로 향할 때 또 한 번 움찔.
 
이만하면 시동은 걸린 것 같으니 등 전체에 오일을 펴 바른다.
 
손끝을 세워 곡선을 그리며 민감한 부분을 찾는다. 허리와 날개뼈 부근에서 약하게 몸을 움찔거린다.
 
"아흑…"
 
천천히 곡선을 그리며 이동한다. 그녀의 정면으로 돌려 가슴 주위부터 천천히 곡선을 그린다. 꼭지가 단단해지고 상체가 움찔거린다.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허리를 움직인다. 그럴수록 더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호흡을 조절한다.
 
"이제 넣어주면 안 돼?
 
"아직 아니야."
 
 "너 설마 오늘도 안 서는 건 아니지?"
 
뜨거워진 페니스를 그녀의 허벅지에 데어본다.
 
"이렇게 준비됐지만 아직 아니야"
 
방안은 달콤한 코코넛 향으로 채워졌다. 손끝은 그녀의 핵심 코어로 내려간다. 애액이 흐르고 있지만 직접 만지지 않았다. 허벅지 바깥쪽부터 곡선을 타고 안쪽을 향한다. 허리를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너무 섹시하다. 클리토리스 주변 포피를 열어 스치듯 터치해준다. 조금 더 강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아, 아파. 살살해"
 
혀로 클리토리스를 맛보고 질 입구로 내려간다. 닿을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간다. 향긋함을 맛보고, 손가락에 콘돔을 씌워 클리토리스에 작은 진동을 준다.
 
한층 깊어진 그녀의 신음에 제대로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질 구석구석 강약 조절해가며 마사지를 했다. 손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다.
 
"하… 이제 넣으면 안 돼?"
 
"많이 느끼고 있구나? 그럼 넣어주세요라고 해 봐~"
 
"뭐? 미쳤어…음…넣어… 주세요"
 
잽싸게 다른 콘돔을 씌워 천천히 들어가 자리 잡았다. 시동을 건 골반의 움직임을 따라 그녀의 골반도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질척한 소리로 방이 울렸다.
 
작은 공간에서 한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뭔가 무서웠어. 이런 걸 느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좀 더 거기에 몸을 맡겨보면 어떨까?"
 
"일단 머리부터 말리자"
 
드라이기로 친절하게 머리를 말려주었고, 이런저런 대화를 했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를 다 마실 때까지 격한 밤을 보냈다.
 
가끔 얼굴 보자며 헤어졌다. 그런데 얼마 후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으니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인생 어쩔 수 있겠나. 나는 애매한 한 마리의 물고기였을 뿐. 그렇게 달은 사그라들었다.
 
 
글쓴이ㅣ까요
원문보기https://goo.gl/WvDP8F
레드홀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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