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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안 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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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만연된 남녀 불신의 벽을 허물고 명랑사회를 향한 당원들의 처절한 염원을 담은 남로당의 접선특위가 발족한 지도 어언 일개월이 되어 가는 작금, 남녀 수요와 공급 수량의 불일치로 인해 자연스레 여존남비의 사상이 전파됨과 더불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기본적인 능력과 재주만 있다면 노력한 만큼의 공정한 결실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하는 명랑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귀감을 확립한 점은 접선특위가 만들어 낸 혁혁한 전과중에 하나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는 법. 남로당이 꽃피워 낸 명랑 한국의 그늘에는 불필요한 허례허식으로 모든 이가 쉽게 명랑할 수 없었던 과거와는 또 다르게, 그 수위가 사뭇 다른 상대적 자괴감으로 몸을 떠는 가련한 동지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으니...

물론,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넘이라면 객관적으로 봐서도 잘생기고 성격도 좋고 지적이며 세심하기까지 한 넘들이 풍족한 명랑 생활을 영위하는 것 가지고 괴로워하진 않을꺼라 본다. 자기 혐오와 괴로움은 항상 나보다 못나고 별루고 도무지 여성 동지들에게서 무언가를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넘들이 내 앞에서 마구 성공을 해 버릴 때 더욱 커지는게 아니던가.

남성동지들이 심히 착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들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동지들이 어떤 것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동지들이 여성을 얼마나 알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다. 얼굴은 고치기 힘들고 돈은 벌기 힘들지만 행동 수정은 가능하다.

따라오시라. 여성 동지에 대해 알려주마.

1. 당신은 여성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간단한 O/X 퀴즈로 당신의 여성 이해도를 체크해보자.


 
원나잇 스탠드를 위해서라면 여성들은 무조건 잘생긴 남자를 선호한다. (O/X)
여성들이 파트너를 찾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의 섹스 테크닉이다. (O/X)
여성들은 마음에 쏙 드는 상대하고만 섹스한다. (O/X)
여성들이 원나잇 스탠드를 하는 이유는 구속과 감정이 없는 육체적 만족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O/X)
여성들은 원나잇 스탠드의 파트너와 사랑으로 엮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O/X)

 

정답은 모두 X이다. 
(문제당 20점씩 쳐서 점수 계산해 보시라. 40점 이하라면 동지의 여성 이해도는 에일리언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성하도록.)

원나잇 스탠드를 위해서라면 여성들은 무조건 잘생긴 외모를 선호한다. (X)

> 일케 생각하는 넘들 진짜 있는 거냐? 혐오감이 드는 외모만 아니라면 하룻밤을 보내는건 충분히 가능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지 않드나, 그래도 잘생긴게 좋은거 아니야? 라고 묻는 동지들. 다시 생각해봐라. 데꾸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자랑도 못시키는 잘난 외모란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오히려 혼자 골프치다가 홀인원 한 것 마냥 괴로운 일일 뿐인 것이다.

여성들이 파트너를 찾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의 섹스 테크닉이다. (X)

>본 위원, 가끔 접선특위 게시판에 방문하면 남성동지들이 펼치는자기 자랑에 경악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내 꼬추 몇센치에서 부터, 나랑 자면 멀티 오르가즘이 어쩌구 저쩌구... 그런건 차라리 예비군 훈련가서 같은 수컷들에게나 자랑할 일이다. 안타깝게도 여성동지들에게 그런 소리는 씨알도 안먹히는 소리니 말이다. 대부분 여성들에게 기억할 만한 섹스는 각종 현란한 테크닉과 몸부림으로 자기를 완전히 보내 버렸던 넘과의 그것이 아니라 달콤 쌉싸름 로맨틱하며 정서적인 만족감이 충만한 섹스인 것이다.

여성들은 마음에 쏙 드는 상대하고만 섹스한다. (O/X)

> 그닥 맘에 쏙 드는 건 아니지만 보시하는 셈 치고 하루 밤 자주는 거, 이고 남자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거이가 절대 아니란 걸 알아주기 바란다. 자신의 이상형이라고는 할 수 없는, 좀더 잔인하게 얘기해서는 기본적으로절대 내 타입이 아닌 상대와 여성도 섹스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이냐' 그 자체보다는, 바로 그 순간, 감정의 어떤 한 부분을 집요하게 자극하여 일시적일지라도 진심어린 호감을 유발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여성들이 원나잇 스탠드를 하는 이유는 구속과 감정이 없는 육체적 만족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X)

> 물론, 육체적 오르가즘도 좋지만 분명한 것은 정서적 만족이 육체의 만족보다는 우선한다. 여성들이 원나잇 스탠드에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하룻밤의 위안, 따뜻함, 함께 있음, 로맨스 등의 다소 정서적인 감정들이다. 여성의 섹스의 궁극적인 지향은 오르가즘이라기 보다는 감정적 충족감이라는 거, 짐승이 아니라면 이제 알아묵을 때도 되었으리라 본다.

여성들은 원나잇 스탠드의 파트너와 사랑으로 엮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O/X)

> 이건 절반 정도는 진실. '사랑' 에 대한 거창한 의미 부여로 인해 상대방이 사랑한다고 하면 부담스러운 감정 당연히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뒤끝 지저분하게 질척거리는 것에 대한 공포감 못지 않게 원초적으로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모멸감, 하룻밤의 육체적 만족을 채운 후면 상대가 날 우습게 생각하지 않을까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굳이 듣고 싶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내가 지금 상대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그 느낌은 얼마든지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얘기 되겠다.

2. 심화학습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말에 고개 끄덕거릴 정도로 숱하게 붙어 지내온 남자와 여자, 왜 글케 서로 모르는 게 많은지 몰겠다. 다음의 케이스들을 바탕으로 심화 학습을 해보자.

Case 1>
남 : 저번에 수퍼 모델 하는 여자애랑 만난 적이 있는데 걔도 나랑 하다가 멀티 오르가즘이래등가 그런 것도 느꼈다더라고.. 핫핫. 
여 : 응 그렇구나.

남자의 의도란 분명하다. 나 그런 여자 만족시킬만큼 괜찮은 놈이니 아마 너도 만족할거다라는 거쟈나.. 근데 저 말이 사실이든 구라든 간에 '너 짱먹어'하고 받아들일 여성은 거의 없다.

할만큼 다 해보고 섹스에 도통해 버려서 어지간한 자극으로는 눈하나 깜짝 안하는 옹녀가 아닌 다음에야, 자신이 여자를 육체적으로 만족시키는 뛰어난 머신임을 과시하는 남자들한테 그 자체로 큰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그런 남자들 태도의 뒤 쪽을 디벼보면, 신성한 명랑노동을 마치 목숨을 건 전투로 생각하고, 어케 함 상대의 눈을 희떡 뒤집히게 할 수 있을까만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거든.

 

 
너 니 친구한테 내 얘기 할꺼지?

그리고, 남자들이 여자랑 섹스하고 나서 술자리에서 소설을 써가며 소위 여자 '따먹은' 얘기 하는거 여자들도 알긴 아는데, 적어도 내 눈앞에서 그러는 건 당연히 삼가야 할 것이다. 저런 발언들은 '아~ 내 앞에 있는 이 넘이 다른 뇬 만나서두 나 따묵었다는 얘기할 넘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아주 즉각적으로 이끌어낼 수밖에 없다.

행여 마더 테레사와 같은 훌륭한 상대를 만나서, 위와 같은 멘트를 날렸음에도 술병을 깨지 않는 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남성 동지들은 절대로 '핫, 이 여자가 관심을 보이는구나' 라고 착각하지 마시라.

여성들의 쿨한척 무표정한 '응 그렇구나.' 라는 반응 뒤에는 '너 구라끼 쩜 있어 보이는구나. 자기가 잔 여자 얘기 그렇게 이리 저리 하고 다닐래? 왜 그뇬이랑 안 놀고 여기와서 나한테 작업이냐.' 등등의 명랑 성사와는 전혀 반대의 감정들이 피어난다는 것이다. 절대 삼가야 할 오바 중 하나 되겠다.

Case 2> 
남 : 솔직하게 말하져.. 제가 여친이랑 헤어진지가 벌써 5개월째라서 오늘은 정말 하고 싶더라구여.. 불쌍한 영혼 구제해주신다 치고 한번만 어떻게 안될까여?
여 : 음.....

동정심에 호소하여 여성의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위와 같은 꼬시기 멘트 역시 삼가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정말 운 좋게 착한 여자 만나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 성공에 의기양양 하여 계속 써먹으면 타율만 낮아질 뿐이다.

대부분의 여자가 '음..' 하고 생각하는 척할 때 그녀의 머리 속에는 '글케 하고 싶으면 돈내고 하지 왜 여기와서 질척거리냐,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거냐. ' 라는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러지도 말라, 저러지도 말라 하니 돌아 버릴 남성동지들 많을 줄 안다. 하지만 참아야지 우짜겠는가. 쩜 더럽고 치사해두 하고 싶긴 하자너...

암튼, 이유와 계기가 어쨌던간에 여자들은 절대로 네버 에버 '아무나'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남자들로서는 참으로 피마르는 '하까 마까'의 협상 테이블이 여성의 입장에서는 ' 왜 내가 너하고 해야 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봐. 되도록 자세히...' 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협상을 절대 성공으로 이끄는 거의 유일한 열쇠는 '지금 니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를 여자에게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 되겠다.

 
 
 
급한 맘은 알겠으나....

사회적으로 남녀간의 권력관계에 있어서 여성이 아래쪽을 점하고 있다는 거 개별적인 인간들의 잘나고 못남을 떠나서 사실이다. 근데 유독 섹스에 있어서는 남자들도 여자들도, 최종 결정권자이자 권력자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자너. '남자들이 여자보다 성욕이 강하다.' 라고 남자들 스스로가 인정하는 가설 때문에 여자들은 자연스럽게 남자쪽에서 몸달아서 설쳐줘야 하는 걸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들이 매력이 없는 걸로 생각해 버린다는 거지.

그니까 남성 동지들이 생각하기에 도무지 오바스럽고 닭살스러워서 차마 입에 못담을 낯간지러운 멘트들은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응당 받아야할 무언가, 그것도 못받고 '해주'면 바보되는 당연한 것들이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 그녀가 왜 특별한지를 말해주는 것은 닫힌 마음과 몸을 여는 핵심기술이다.

Case 3>
섹스파트너 구함님이 쓰신 글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엔조이를 즐기실분을 찾습니다. ^^ 
당연히 끈적대지 않고 뒷끝 없이 오케?

남로당의 접선특위에 올라온 글이다. 누구 한 사람 찍어서 혼내주자는게 아니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런 류의 글이 원나잇 스탠드 게시판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여성 동지들이 원나잇 스탠드에 선뜻 응하지 않는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 치룬 후에도 계속 질척거릴까봐 그럴 수도 있을 것이고 순결 이데올로기의 폐해 - 얘가 나 이용해 먹는거면 어떻게 하지? 괜히 헤픈 여자로 보이면 어떻게 하지? - 도 그 원인의 하나가 될 것이다.

 
 
 
무슨일이 벌어질지 알아보자는 거쥐

저런 정신적 장애물을 거뜬히 뛰어넘은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마지막 장애물 앞에서는 다소 주춤거리게 되는데 그건 바로 대체 만나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름에서 오는 예상가능한 뻘쭘함, 쑥스러움에 대한 대비책이 아무것도 없다는 암담함과 이 넘이랑 만나면 일이 대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데서 오는 당혹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여성동지들이 당신과의 만남이 어떤 식이 될 지 대충 머리속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가급적이면 자세한 사항을 적어주는 것이 좋겠다.

여성의 입장에서 '30센치 꼬추가 드리는 환상의 밤을 경험하게 해드리죠.' 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제가 아는 잘하는 식당에서 저녁을 같이 하고 로맨틱한 바에서 술 한잔 하면서 좋은 여성분과 그냥 얘기 나누고 싶네요.' 라는 점을 기억하시라..

남녀를 막론하고 명랑이 가능하려면 기본적인 호감이 있어야 한다. 여성 동지들이 흔히 하는 생각과는 다르게 남자들도 절대 치마만 두른다고 다 꼴리는 건 아니라는 거다.

명랑 사회의 구현을 위해 여성동지들이 괜한 피해의식을 버리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성 동지들이 당신들이 같이 명랑할 동지들을 얼마나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남성 동지들이여, 당신의 앞에 있는 여성이 당신에게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그리고 오늘 밤을 극도의 꼴림으로 채워주는 그녀가 당신에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표현해주자. 당신들이 그렇게 할 때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곁에서 함꼐 명랑할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사람이 모두 다르게 생긴 것처럼 사랑의 모습도 각기 다 다르다. 세상에는 평생의 사랑이 있는가 하면 , 6개월의 사랑도 있고 하룻밤의 사랑도 있다. 어느 누가 감히 하룻밤의 사랑이라고 해서 거기에 진심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아무쪼록 하룻밤의 진실로 사랑을 공유하는 모든 동지들의 모든 발길에 행운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빈다. 이상.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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