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콩>
남자들은 무조건 커야 좋은 줄 알지만 세상엔 과도한 사이즈 때문에 소박맞은 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너무 커서 탈이야.”
조용히 차를 홀짝이던 그녀가 입을 열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다분히 상투적이었다.
“나도 탈 좀 나 봤으면 좋겠네.”
“누구는 거기에 골무라도 껴야 할 판인데 커서 탈이라니…”
“있는 놈이 더 무섭다니까.”
남자의 사이즈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크다 작다의 기준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소간 편차가 있다. 그래서 여자의 “너무 아파서 못 하겠어”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법이다. ‘그의 페니스에 비해 내 성기는 참 작고 아담해’ 라는 뜻과 ‘그이는 페니스가 참 우람해. 좋겠지?’라는 뜻.
우리는 그녀의 발언을 일종의 내숭 또는 자랑질로 간주하며, 입을 삐죽댈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큰데?”
“지금까지 자 본 남자가 다섯 명 이거든. 그 남자들 거 다 뭉친 것보다 커”
과거의 그들이 얼마나 작았는지는 모르지만, 사이즈 문제로 그녀가 실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한 의도였다면 적절한 묘사였다. 우리는 즉각 경건한 표정으로 여자친구들의 주 특기인 '커플 찢어놓기 태세'에 돌입했다. 이유는 충분하다. ‘너무 크다는 것’
“계속 하다 보면 맞춰지겠지.”
“아니야. 너무 크면 자궁 입구에 닿아서 염증이 끊이질 않아.”
“하긴, 작은 거 보다 큰 게 더 문제야. 나중에 헤어지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이랑 할 때 적응하기 힘들지 않겠어?”
“그 사람이랑 꼼짝없이 결혼해야겠네”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의 말을 경청하던 친구는, 사실 염증 때문에 병원과 약을 달고 살며 그 남자 때문에 자기의 질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까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좀 덜 아픈 체위가 있기는 하지만, 흥분해 달려드는 그에게 매번 자세를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도 분위기를 깨는 일 같아 망설여지고, 그러다 보니 이제 섹스 자체가 고통스러워서 그를 만나는 게 점점 꺼려진다는 것이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그녀는 그날 이후 남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가 "너랑 헤어지느니 성기 축소 수술이라도 받겠어!"라는 말에 감동해 결혼까지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그는 성기 축소 수술을 할 의사도 없었고, 결혼할 의사도 없었으며, 그녀가 제안한 좀 덜 아플 만한 체위로 조심스럽게 섹스에 임할 마음도 없었다. 두 사람은 결국 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