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걸어서 섹스속으로] 핑크요힘베의 유럽 성문화 탐방기 - 독일 베를린 편 2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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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한국에서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베를린의 사우나를 가기로 했다.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의 사우나는 남녀 혼탕이라고 한다. 누구나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목욕을 하고 땀을 빼는 혼탕.
20유로에 두 시간 이용 가능
ㅣLiquidrom 동베를린 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유명한 사우나이다. 입구는 모던하게 꾸며져 있으며 가격은 20유로로 가격이 비싸지 않다. 입구에서 큰 수건 하나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탈의실로 들어가니 남녀 구분되어 있지만 다 통하게 되어있다. 수건 하나 들고 안쪽으로 입장했다. 히말라야 소금 사우나, 핀란드식 95도 싸우나, 습식 사우나 그리고 80도 건식 사우나가 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바가 있고 곳곳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마사지 룸이 있다. 또 구역 사이사이에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고 한가운데 노천탕이 있고 그 주위로 선 배드들이 놓여 있었다. 다른 구역 계단 위쪽에는 은밀한 밀실 같은 온천탕이 있고 제일 안쪽에 liquidrom이라는 대 온천탕이자 풀이 있었다. 말 그대로 돔 안에 거대한 탕이 있는 형태이고 오색의 LED 조명이 있고 오리엔탈한 배경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곳의 모든 사우나 구역은 무조건 올 누드만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탕은 수영복이나 올 누드 둘 중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해서 들어가면 된다. 누구든 자연스럽게 벗고 다니거나 수영복을 입고 다니며 힐링하는 곳이다. 실제로 노천탕에서는 커플이 올 누드로 입욕을 즐기고 있으며 사우나에서도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누드로 땀을 빼고 있었다. 시간마다 infuse 사우나라고 입욕을 마무리하고 나갈 수 있는 사우나 세션이 있다.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근육질의 몸 좋은 아저씨가 수건 돌리기 쇼를 하면서 증기를 뿌려주기도 하고 대형 부채로 부채질도 해준다. ㅣTASCHEN 그렇게 힐링을 하고 나와서 찾아간 곳은 서 베를린의 중심가에 있는 타센! 쭈쭈걸 님의 암스테르담 여행기에서도 등장한 타센은 예술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서점이며 사진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타센은 독일이 홈 타운이며 베를린의 타센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지점이라고 한다! 역시 소문대로 섹스 관련 예술 서적들이 매우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분야의 예술 사진집들이 즐비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형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고 있다.
총 70유로 (책 무게가 있으니 수화물 한도 초과되지 않게 사길 바란다.)
한참을 홀려서 구경하고 작은 책 3권, 큰 책 3권을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친구와 저녁 식사 약속 시간이 다섯 시간 정도 남았다. 여행 목적에 충실하게 베를린의 FKK 클럽인 아르테미스에 갔다. 다행히 친구 집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다. 대로변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는 사실상 매춘 업소(brothel)이다. 독일 밤 문화, 성 매매에 대해 알고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레홀에서 FKK에 대한 썰이 올라오기 전까지 전혀 모르던 종류의 유흥지였다. (FKK를 비롯한 성 서비스 업종은 베를린보다 함부르크나 프랑크푸르트에 더 발달했다고 한다) 아르테미스
ㅣFKK클럽 간략히 설명하자면, 거대한 사우나-입욕 클럽이며 남녀 모두 입장료를 지불하고 남자는 샤워 로브를 입고 돌아다니고 여자는 모두 벗고 다닌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한다. 대부분 쭉쭉 빵빵하고 다양한 체형과 다양한 피부색 여자들이 돌아다니면서 서비스를 권유한다. 섹스는 30분 기준에 60유로이고 얼굴에 싸거나 입에 싸면 추가 서비스료가 붙고 1시간은 120유로이다. 물론, 30분이 기본이지만 30분이 되기 전에 사정을 하면 서비스는 끝이 난다. 그래서 어떻게든 빨리 싸게 하려는 테크닉을 매우 다양하게 구사한다고 한다. 이 가격은 권장 사항이고 흥정을 통해 조정도 가능하다지만 대부분 이 가격대에 형성이 되어 있고 네고가 유능하지 않으면 그냥 제 가격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입장료에는 무제한 음료와 뷔페가 포함되어 있으며 폐점하는 다음 날 새벽 다섯 시까지 있을 수 있다. S-bahn역
숲 속에 있는 S-bahn 역에서 내리고 나서 구글맵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가니 웅장한 아르테미스가 보인다. 입구에선 에로틱한 프린팅이 있는 푸른 곰 두 마리가 날 맞이해주고 있다. 베를린의 상징동물
여성 점원이 날 보더니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남한에서 왔다고 하더니 뒤적뒤적 하더니 코팅된 한글 매뉴얼을 꺼내서 준다! ‘세상에……얼마나 많이들 오면…..’
옆에 다른 외국인 세 명은 모나코에서 왔다고 하니 또 모나코 국적의 매뉴얼을 꺼내준다. 완전 국제적이다. 입장료를 80유로를 지급하니 라커키를 준다. 이 라커키는 탈의실 라커와 탈의실 바깥의 작은 사물함에 지갑과 핸드폰을 보관하는 용도이다.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탈의하고 샤워를 한 뒤 로브를 입고 입장을 한다.
스와핑 모임의 스태프 활동이나 갱뱅 모임 등을 통해 단련된 나지만 이러한 광경은 처음이다. 다양하고 늘씬하고 관능미를 뽐내는 여자들이 올 누드 혹은 최소한의 속옷를 입고 활보하고 있으며, 입장하자마자 동시다발적으로 본인이랑 놀자며 접근한다. 그녀들을 물리치며 이곳의 구조를 파악했다. 1층은 대형 바가 가운데 있고 곳곳에 소파가 있는 카바레 분위기의 클럽이며 끝에 있는 출입구를 나가면 식당이 있고 이곳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여기서 나가면 바깥에 야외 풀장이 있는데 비가 내려 아무도 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위로는 총 4층이며 2층과 3층은 서비스를 받는 독방이고 4층은 남자 손님이 잠을 잘 수 있는 수면실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하에 대 욕탕이 있고 사우나 룸이랑 마사지 룸이 있고 미니 바가 있다. 또 지하의 다른 구역에는 포르노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고 모든 좌석은 인조가죽 재질의 소파라서 여기서도 바로 섹스할 수 있다. 그리고 극장 뒤로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들이 즐비하며 그 끝에는 피트니스센터가 있다. 스케일이 정말 압도적이다. 곳곳에서 수많은 여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었으며 남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바로 섹스를 하기도 한다. 구경을 끝내고 점심 식사를 하지 않아서 배가 고팠다. 도무지 식당의 위치를 알 수가 없어 지나가다 내게 말을 건 흑인 여자에게 위치를 물었다. “Hey, where are you from? Let’s have some fun.” “No thanks. Not now. By the way, where can I get some food? I’m hungry.” “Are you hungry? Then eat my pussy!” “Ah…. I’m really hungry…….” “OK. You can get some food over there.” 잡아먹힐 뻔하다가 겨우 식당 위치를 알아냈다.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과 소시지, 빵 몇 개랑 요구르트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플로어로 나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자리에 앉자 여러 명이 차례로 다가오며 어디서 왔냐, 나랑 놀자며 서비스 구매를 유도한다. 하지만 아침에 사우나에서 몸이 풀려 피곤한 상태라고 그냥 쉬러 왔다고 말하며 물리쳤다. 동양인 남자들도 여기저기 보였다. 그러다 남아공 출신의 여자가 다가와서 짧은 얘기를 나누었다. 그녀가 말하길 이런 시설이나 서비스가 없다 보니 외국인들이 주로 많이 찾고 특히 생각보다 동양인들이 꽤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근무 환경에 관해서 물으니 자기는 여기서 일 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친구의 소개로 일하게 되었으며 일하기 좋고 불미스러운 일도 전혀 없었으며 복지도 좋다고 한다. 어차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기 때문에 그 이상의 수익만 올리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녀 역시 서비스 이용 권유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순 없었지만 짧은 대화로도 우리나라의 성 노동 시스템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것이 많아졌다. 일단, 불법과 합법의 차이가 이렇게나 큰 결과를 보여준다. 합법적인 영업장 운영 시스템은 성 노동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포주를 없앤 것이다. 즉, FKK 클럽 측에서는 개인 사업자와 손님들이 만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거고 그에 대한 이용료만을 받는 개념이다. 사업을 하는 여자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서 하는 것이기에 그 이상의 수익만을 올리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아마 30분짜리 손님 한 명만 받아도 입장료는 메울 테고 그 이상부터는 자기의 순이익인 시스템인 것 같다. 자신도 얼마인지 알지 못하는 빚을 물리는 우리나라의 포주 시스템에 비해서 훨씬 노동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나 싶다. 결국 이것을 이용하는 수요자가 하나의 ‘서비스’로 인식을 하느냐 아니면 그 시간만큼 상대방의 몸을 산 ‘인신매매’로 인식을 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친구와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집으로 갔다. 밖은 어스름해지고 있었고 짧은 독일 여행은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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