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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선진명랑사회 프랑스 - 발기시키는 환경, 내숭 안 떠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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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밤. 정확히 말하면 월요일 새벽 0시 30분경 프랑스의 많은 셀리바(celibataire의 줄임말로 영어로는 싱글 되게따)들은 차분하게 한주의 마지막 밤을 준비하며(?) 텔레비젼 앞 쇼파나 침대에 비스듬이 몸을 기댄다. 공중파 채널인 M6에서 방영되는 에로물을 시청하기 위함이다.

그렇다. 프랑스에서는 공중파 채널에서도 에로물을 방영해준다. (물론 프랑스만 그런건 아니고 캐나다나 북유럽 등 몇 개국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 대부분 저예산의 B급 에로물로 단순하나마 스토리가 있고 직접적인 성기노출은 없지만 적어도 음모노출까지는 허용된다. TV화면 우측상단에 찍히는 시청제한 권고나이가 - 16이란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긴 프랑스인들의 첫명랑 평균나이가 대략 16세에서 17세정도니깐...

당연히 성인용이지만 사춘기를 거치며 이미 질리게 보아온 그들은 정작 성인이 되면 식상해하면서 거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한국에서 막 떠나온 유학생들이나 침흘리며 몰두하지. 참고로 한국의 성개방과 관련된 논쟁에서 항상 시기상조니 한국인들의 인식으로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느니 하는 건 헛소리일 뿐이다. 많이 접하면 익숙해지고 나중엔 식상해지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입가에 흘러내리는 침을 의식하지 못하던 한국 유학생들도 나중엔 구강 내부에 고이는 침을 식도로 넘길 정도의 통제력은 단련할 수 있게 된다.

본 시리즈 <선진명랑사회 프랑스 디벼보기>를 시작하면서 필자가 던진 일차적인 물음은, 프랑스인들의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명랑횟수의 비밀이었다. 다시 말해 선진명랑사회의 진면목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구석구석 고찰해보자는 것이다. 오늘은 그 두번째 편으로 주변분위기, 즉 사회/환경적인 측면을 디벼보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프랑스에서 살다보면 주변에 온통 성적인 자극들이 난무해서 혼자 살기에 너무나 괴롭다. TV광고를 보면 아무것도 안걸친 늘씬한 미녀가 몸을 살짝 비튼 상태로 등짝과 엉덩이를 훤히 보이거나 살짝 가슴까지 보이며 등장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가슴이 나오는 경우, 스쳐가듯 시간은 짧지만 어거지로 꼭지를 가리진 않는다. 샴푸, 비누, 바디용품, 화장품, 향수 같이 어느정도 그 연관성이 인정되는 광고는 물론이고 물 광고나 프랑스가스공사(GDF) 이미지 광고처럼 전혀 상관없는 종목에서도 종종 누드가 등장한다. (물론 근육질의 남자가 맨몸으로 등장하는 광고도 적지 않다.) 또한 명랑도중이나 그 전후를 배경으로 한 광고 혹은 명랑한 시츄에이션을 연상시키는 광고까지 하면 아랫도리로의 은근한 수혈빈도는 상당하다.

 
 

대략 이정도의 노출도 TV광고에서 자주 등장한다.

아.. 이 좋은 날 집안에서 혼자 TV만 보며 뒹구는 것은 온갖 번뇌만을 불러일으킬뿐 고통스럽다. 거리로 나가 산책이나 하며 바람을 쏘여야지..
 

짝퉁이 아닌 진짜 '파리의 연인'

그러나 길거리로 나간다고 쉽게 몸과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리와 지하철 역, 상가 등지의 광고판들에도 어김없이 거의 다 벗었거나 섹쉬한 자태의 늘씬한 모델들이 남성동지들의 억눌렀던 관능을 자극할 것이다.
 
 
라파예뜨 백화점의 지하철역 벽면 수영복 광고
 
더구나 여름에는 바로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미끈한 피부의 노출녀들은 기본이고, 해만 좋으면 공원 잔디밭에 비키니만 걸치고 광합성을 하고 있는 처자들을 무시로 볼 수 있으니 넙치나 가자미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멀리 안나가도 된다. 걍 울동네 조그만 공원이다.

그리고 길거리, 지하철, 공원 어디서든 삘만 꽂히면 벌여대는 연인들의 각종 염장질까지... 뭐니뭐니해도 염장질의 강도가 가장 높은 공공장소는 역시 만국 공통의 아베크족(avec는 불어로 ‘함께’라는 전치사이다)들의 작업장, 파리에만해도 수십여개나 되는 크고 작은 공원인데... 잔디밭에 엎어져 여성상위의 체위를 시현하고 있거나 센 강변 벤치에 포개 앉아 서로의 몸을 더듬고 있는 연인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이런 의문이 든다.

저렇게 서로 흥분시켜놓고 조용히 각자의 집으로 갈 수 있는 커플이 과연 몇이나 될까 ?

 

파리지엥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룩상부르그 공원.
아.. 저 광경을 바로 앞에 두고 그 어떤 셀리바가 자괴감을 피할수 있으랴...

그렇다. 그만큼 이들에게 명랑은 은밀하고 감추어야할 영역이 아니라 공공연하고 떳떳하게 생활화되어 있는 것이다.

남로당 동지들은 얼마전 한국에서 처음 나온 콘돔사용 캠페인 TV광고가 화제가 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공익캠페인을 한다면서 첩보원들처럼 위장하고 사람들을 피해 으슥한 공원에서 접선한 후 콘돔을 주고 받는 꼬라지가 딱 제도권내 개량주의자들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주었다. 남조선 반동세력의 내숭주의는 여전히 명랑사회 창달의 커다란 장애물인 것이다.

 

'파리는 사랑을 보호합니다.' 
파리시청의 길거리 공익광고

프랑스에는 빈번한 노출이나 각종 염장질이 아니고서라도 이미 명랑한 주변환경이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파리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어딜가든 데이트코스라고 할 수 있을만큼 시내 곳곳에 작업환경이 훌륭하게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파리 곳곳의 크고 작은 공원들에서부터 센강 주변의 둔치나 다리들, 어느 동네든 50보에 한개씩은 있을 법 한 노천카페, 센강의 유람선, 파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불을 밝힌 에펠탑, 그리고 거리의 악사들...
전세계 명랑인들의 낭만적인 환타지를 자극하는 에펠탑. 매일 밤 10시경에는 환상적인 반짝이 불빛쇼를 수분간 서비스해준다.
 

 

최고의 럭셔리 작업장 센강의 식당 유람선

 

청춘 남녀의 접선 공간으로 활용되는 예술의 다리 (Pont des arts, 퐁데자흐)

 

무엇보다 필자가 강조하고픈 것은 이러한 파리의 명랑한 작업환경들은 저절로 형성되어진 것이 아니라 프랑스인들의 명랑한 기질과 함께 내숭떨지 않는 시청의 정책적인 노력이 어우러져 이루어낸 쾌거(?)라는 점이다. 이러한 파리시의 대표적이고 눈물겨운 짱구굴림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이벤트를 하나 예로 들자면 바로...

 

센강 둔치에 만든 파리 플라쥬 (Paris plage)

바캉스를 생명처럼 여기는 그들이, 미처 떠나지 못하는 파리지엥을 위해 고안해낸 파리 플라쥬... 한 해중 가장 날씨가 좋고 한창 바캉스 시즌이기도 한 7월과 8월 사이 센강 둔치에 모래좀 부어놓고 파라솔하고 야자수 몇 개 심고 해서 제법 해변 분위기를 만들었다. 파리시는 이렇게 해서 평범하고 썰렁해질 수 있는 장소도 기발한 발상을 통해 훌륭한 작업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

왠지 막판에 마치 파리관광 홍보하는 것처럼 살짝 샌 거 같은 느낌인데 마무리 들어가자.

전편에 이어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프랑스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명랑의 가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공공연하게 추구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이같은 명랑한 기질은 오늘 대략적으로 디벼본 바와 같은 (친명랑적인) 사회분위기와 결합하며 훌륭한 작업환경을 창출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회환경은 남녀 모두에게 새로운 접선 및 작업의지를 고취시킴으로써 더한층 명랑한 분위기를 재생산하고 결국 명랑빈도를 늘려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편까지는 주변적인 요소들에 대한 기초적인 고찰의 성격이 강했다면, 다음 편부터 실제로 그들이 어떤 형태의 명랑문화를 실천하고 있는지 좀더 깊숙하게 디벼볼 것이다. 기대하시압 !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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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니러브 2022-02-25 04:00:04
잘보고가요~
늑대를닮은 2014-09-18 18:54:22
잘 보고갑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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