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굳럭척>
마스터베이션은 남자친구 혹은 남편과 함께하지 못하는 밤(낮이라도 상관 없죠.)인데, 정절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매우 유용한 섹스의 대체품이며, 또한 오르가즘에 이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마스터베이션의 의의에 대한 담론은 이쯤해두고, 남자 없이 오르가즘으로 가는 길에 우리의 머릿속에 어떤 상상이 들어차는지 얘기해보자.
필자 최근 들어 상상력이 고갈돼 시각적 자극에 몰두하는 무미건조한 자위행위를 상습적으로 일삼았다. 하지만 이 글을 위해 지난 일기장을 뒤적거리고, 지인들과의 면담을 거듭하여 여러 판타지를 수집하는 동안 잃어버린 상상력을 되찾았다. 다른 사람들은 뭔 생각을 하며 딸을 치는가를 가볍게 엿봐도 좋고, 자신의 마스터베이션에 바로 써먹을 실용적인 정보를 얻어가셔도 좋겠다.
경험은 상상의 원천
"간밤에 자기야는 너무 뜨거웠어. 담벼락에 기대 온 몸을 훑어 내려가던 그의 손길. 급하게 돌진하던 그이는 한 마리 들소와 같았지. 공공장소라는 게 더 흥분되더라구. 지하 주차장에서 하는데 그냥. 면도 안 하고 꺼칠하게 나타나선 막 거길 빨아대는 따끔하지만 자극적인. 어떻게 하룻 밤에 다섯 번을 했던 거야."
기억의 상자를 뒤집어 흔들면 좋았던 순간들이 분명히 포착된다. 먼지 묻은 옛 추억을 꺼내 손바닥으로 쓱쓱 닦으면 짜릿했던 순간이 다시 되살아난다. 뭐 상상인데, 무뚝뚝한 삽입도 끈적하게 재구성하는 정도의 과장은 할 수 있지 않은가.
상상이 소녀적이고 유치할수록 달콤함이 배가될 수도 있다. 그 때 갔었던 화장실이나 모텔이나 자취방이나 친구네 집이나 장소를 회상하며 기억 속에 빠져 다시 즐겨보는 거다.
참고 자료에 몰입
좋았던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다. 또한 재탕 삼탕으로 경험을 활용한 터라 더 이상 쥐어 짤 게 없는 사람도 있다. 타인의 진솔한 경험담을 살펴보는 즐거움은 여러분이 이미 잘 알고 계실 터. 주인공에 감정을 잔뜩 이입하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각양각색의 상상을 더욱 펼쳐가시길.
또한 우리의 판타지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제작된 참고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 앞까지 깔려있는 초고속 통신망의 음성적 수혜를 만끽하자.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면 손쉽게 여러 자료를 접할 수 있다. 카드번호 적어 넣으라고 독촉하지 않고 맛보기 자료를 공급하는 유료 사이트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지만, 여전히 방대한 자료를 갖춘 무료 사이트가 남아있다. (저렴하고 훌륭한 자료를 찾아가는 그날까지, 무한히 떠오르는 팝업창과 링크와 자동설치 페이지의 마수에 좌절하지 말고, 수련의 과정을 즐겁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연출된 상황이라는 걸 알지만 다른 사람의 섹스를 보며 눈 붉히며 흥분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이다. 여러 입문자 여러분께서, 포르노 산업은 망하지 않고 있으며, 포르노 감상이 사회적으로 보편적인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셨으면 한다. (본 기자는 만 13세부터 포르노를 즐겨왔으며, 성적으로 특별한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평범한 사회인으로 살고 있다.)
이러한 참고 자료의 장점은 BDSM, 근친상간, 강간 환타지 등 현실에서 시도하기 쉽지 않은 환타지를 충족시켜 준다는 데 있다. (심지어 외계남과 지구 여인과의 섹스를 연출한 사진을 본 적도 있다.) 또한 비현실적인 상상의 실타래를 엮어주는 자료를 통해, 내면의 세계를 충실히 살피는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필자처럼 멍하게 화면을 바라보기 이상으로 심각하게 본다면 말이다.) 흥분의 강도에 따라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심각한 고찰은 일단 함 싸고 난 뒤에 하는 거다. 일단 가볍게 묶어놓고 촛농 뿌리고 때리고 하는 걸 머리 속에서 그려보고 즐거워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은가.
물론 기존의 포르노물이 여성의 성적 판타지를 겨냥하여 제작되었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수요와 공급이 함께해야 하는 법, 포르노를 원하는 여성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여성을 위한 포르노 제작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조금 부족할 때
하지만 마스터베이션으로는 역시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있다. 상대가 없어 허전하고 외롭다고 하소연하는 언니와 늦은 밤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너무나 졸리고 피곤해서 전화방 번호를 알려드렸다. 세상에는 외로운 남자가 많으니, 원나잇스탠드하는 기분으로 하나 골라잡아, 보시하는 마음으로 섹시하게 폰섹하시라고 했다.
우리가 아무리 처절하게 외로워져도 세상과 연결되는 끈은 남아있다. 전화망과 인터넷을 뒤지면, 그대만큼 외로워 뒤척이는 뭇 남성들은 여기저기 널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스터베이션으로 채울 수 없는 조금의 조금이나마 메워주는 상대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인 경우에는 훠얼~씬 더 쉽다.)
전화방의 경우 대개 통화료가 무료인 전화를 걸면 대기 중인 남자들과 연결되고, 목소리를 듣고 다음 사람, 다음 사람, 이런 식으로 넘겨가는데, 대화 내용에 크게 차이는 없으니, 제일 섹시한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으로 결정하면 된다. 남성의 연령이 높은 편이 많으니까 굳이 알려고 들지 말고 편하게 상대하는 게 낫다. (전화방 등을 통해 폰섹을 나눌 때, 연결해주는 업소에서는 여자 전화번호 누출하지 않는다. 대충 남자들이 이용 요금이 많이 나와서 어쩌구 하면서 전화번호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끈질기게 그런 요구하는 남자라면 그 업소에 그 남자 말고도 다른 남자 많으니까 재깍 돌리는 게 낫다.)
컴섹을 즐기려면 헤드셋이나 화상캠은 구비하고 있어야(본 기자는 자판을 누르면서 동시에 자위하는 방법은 잘 모르겠다) 화상채팅을 사이트에 접속해서 그렇고 그런 방제를 찾아 들어간다. 대충 뒤져보면, 만나자고 작업 거는 남자들 많고, 자기는 다 보여줄 테니 니는 꼴리는 대로 벗든지 하라고 하는 남자도 많다. 기특하게도 모조리 보여 드릴 테니 보고만 가라는 남자들도 있고. 원하는 대로 골라서 즐겁게 대화 나누고 하는 거 보는 걸로 아주 조금이라도 허전함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의 즐거운 마스터베이션에 참고가 됐기를 바라며, 꼴리는 상상으로 충만한 날들 되시길. 즐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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