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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경험담#3] 온라인 에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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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펨돔의 지배적 욕구가 아니라, 펨섭의 복종 욕구에 깊이 빠져 계셨다는 사실은 조금 뜻밖이었습니다.

평소의 그녀는 누가 보아도 지배적인 성향의 인물이셨기에,  
저는 자연스레 에셈의 ‘반동 효과(Rebound Effect)’ 이론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남성적 가치와 주도성을 지나치게 구현하며 살아온 여성은  
내면의 여성성이 억압되어,  
그 억압이 환상 속에서 강하게 분출된다는 가설입니다.

즉, 현실에서는 주도적인 위치에 있던 분들이  
환타지 안에서는 오히려 복종을 통해 균형을 찾으려 한다는 이야기이지요.

저는 그녀의 본래 성격이 보다 부드럽고 순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원래도 활달하고 적극적이셨어요?”

“전혀 아니에요... 원래는 조용하고 순한 성격이었죠...”

그녀의 대답은  
사회 속에서 요구받는 역할을 소화하다 보니  
그저 그렇게 살아오신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녀 집 근처의 조용한 커피숍에서  
오랜 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오랜 연인이 있었고,  
그는 유순하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하셨습니다.

우연히 서로의 은밀한 취향이 드러난 뒤,  
우리는 숨김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혹시 환타지 속에서 복종하거나 수치당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신 적 있으세요?”

“맞아요... 하지만 지금의 애인과는 그게 어려워요...”

그녀는 연인을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 사랑이 성적 환타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는  
씁쓸한 진실 앞에 서 계셨습니다.

그녀는 현실에서 너무도 당당하고 강인한 만큼,  
그 반대편에 있는 여성성과 유순함은 오히려 억눌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억압된 본능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분명 내면에 큰 균열이 생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복종녀가 되어 쾌락으로 해소하시라고  
제가 직접 권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에겐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저,  
천천히 연인을 그 세계로 이끌어보시라는 조심스런 조언을 드리며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다음날, 그녀와 다시 마주쳤습니다.

그녀는 제 차 안에서의 오바이트 사건과,  
자신의 성향이 드러난 일로 인해 몹시 민망해 보이셨습니다.

저는 개의치 않았지만,  
그녀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편한 거리를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했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느 비 오는 저녁,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목소리는 마치 빗방울처럼 젖어 있었고,  
조용히 묻듯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잠시 뵐 수 있을까요...?”

저는 망설이지 않고 응했습니다.

그녀는 술을 잘 드시지 못하지만  
와인 한 잔이 마시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녀를 배려해  
잔잔한 분위기의 와인 바로 향했습니다.

강변북로를 따라 흐르는 비와 불빛은  
그날따라 유독 처연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술잔을 들고 있던 그녀가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저와 에셈 플레이를 해주실 수 있으세요...?”

그 순간, 저는 당혹스러웠지만  
그 감정을 내색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에겐 연인이 있고,  
우리는 직장 동료이기도 했습니다.

욕망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녀를 향하고 있었지만,  
이성은 잠시 생각할 시간을 요구했고,  
양심은 그녀를 상처 주지 않게 거절할 지혜를 구했습니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저는 마치 햄릿처럼  
그 질문 앞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강했습니다.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성적 환상이 실제 성행위의 최대 70% 수준까지 흥분을 이끌 수 있다고 합니다.”

불쑥, 제 입에서 그 말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제 무의식은 그녀에게  
절충안을 권유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연인이 있고,  
우리는 회사라는 공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플레이를 한다 해도,  
그 후의 부담은 너무 클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신의 억눌린 욕구 또한 이해합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당신의 환타지를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소 엉뚱하고도 쑥스러운 말일 수 있지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의 제안이라 믿었습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몸이 아닌 상상으로 나누는 플레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 둘은 그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그로부터 우리는 퇴근 후 메신저를 통해  
노예, 복종, 수치라는 키워드가 담긴 대화를 이어갔고,

서로가 찾아낸 에셈 영상과 자료를 공유하며  
가상의 세계에서 몰입의 쾌락을 누렸습니다.

그녀는 현실에서의 지배적 책임을,  
환상의 복종과 수치를 통해 해소해나가고 계셨던 듯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에셈이란 결코 한 사람의 욕망 분출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배려로 쌓아 올리는 섬세한 탑이라는 것을.

킨제이 보고서에서는  
성적 환상이 70%의 흥분을 유발한다고 했지만,  
저희는 그 이상을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그녀와의 온라인 에셈은  
참으로 감미롭고 짜릿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녀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먼 곳으로 이사 가면서 우리의 관계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을 떠올릴 때면  
한편으로는 쑥스럽고,  
한편으로는 참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공존합니다.

묘하지만 깊은 추억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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