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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포르노 11 [클럽의 크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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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클럽의 크랙(Crack)

아쉽지만 자세를 바꿔야 했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수는 무릎을 꿇자 마자 빠른 속도로 내 바지를 벗겨 나갔다. 회원들이 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시점부터 이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형수와 나는 수치심을 즐기는 단계에까지 와 있었다. 형수와 나의 첫 공연이었다. 관객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혈액을 잔뜩 머금은 형의 해면체는 소시지 같은 탄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물은 아니어도 꽤나 실한 연장이었다.

형수는 탐색도 없이 바로 입으로 삼켜버렸다. 엉덩이가 움푹 패일 정도로 짜릿했다.

“쯥...쯥...”

형수는 정성을 다해 기둥을 빨아댔다. 그녀는 막대사탕을 빨 듯 세심하게 표피를 핥았다. 내 막대기는 흐믈대지도, 녹지도 않았다. 빨면 빨수록 단단하게 부피를 키우는 물성을 가지고 있었다.

미인에게 받는 음란서비스는 이런 것이었다. 세상을 얻은 기분이다.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었다. 난 회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형수의 머리카락을 말아 쥐었다.

형수가 내 허벅지를 찰싹 때렸다. 장난치지 말라는 신호였다. 형수 입장에서는 숨기고 싶은 행위였을 것이다. 형수가 부끄러워할 수록 난 더 당당해졌다.

그들은 우리에게 집중해 있었다. 손은 서로의 몸을 더듬고 있었지만 시선만은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지혜는 이름 모를 남자 품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남자의 깊은 곳을 만지작거리며 졸린 눈으로 말했다.

“우리 여태까지 너무 얌전하게 놀았다.”
“맞아요. 우리도 한번 해요.”
“한번 하다니요?”
“단체로 한번 즐겨봐요. 야동처럼.”
“맞아요. 니 꺼 내 꺼 없이 닥치는 대로.”

한껏 달뜬 분위기였다. 그 어떤 파렴치한 행위도 용서가 될 정도로 실내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건 안됩니다.”

뜨거운 공기에 변창수가 찬물을 끼얹었다. 설미가 눈을 흘겼다.

“왜요?”
“사전에 정해 놓은 규칙이 없기 때문이에요.
“섹스하는데 규칙 같은 게 뭐가 중요해요?”
“저 역시 우리 클럽이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타락하기를 원해요. 하지만 다치는 건 싫습니다.”
“다치다니요?”
“섹스가 길거리 패 싸움이 되면 곤란해요. 전 이 클럽이 프로레슬링처럼 운영되기를 원합니다.”
“프로레슬링?”
“프로레슬링은 실전보다 더 화려하고 위험한 기술이 난무하지만 그건 즉흥이 아니에요.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죠. 경기 전에 미리 계산하고 훈련해야만 부상을 피할 수 있어요. 즐겁게 게임을 즐기려면 서로에게 상처를 남겨서는 안돼요.”

변창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는 다음모임에서는 좀 더 짜릿하고 안전한 섹스를 위한 묘안을 짜 보자고 제안했다.
회원들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회원들은 각각 짝을 맞춰 침실로 입장했다. 거실이 텅 비었다. 관객이 사라진 무대는 한없이 공허했다.

구경꾼은 사라졌지만 공연은 끝나지 않았다.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려면 둘 만의 오붓한 공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침실로 자리를 옮겨 남아있는 열정을 불태웠다.

한차례 방사가 끝난 뒤 형수에게 물었다.

“당신 원래 이렇게 뜨거운 여자였어?”

형수가 얼굴을 붉혔다.

“놀리지마.”
“놀리는 거 아니야. 놀라서 그러는 거야.”
“놀랍긴 나도 마찬가지야.”
“...?”
“내가 무슨 용기로 거실에서 그 짓을 했는지 몰라.”
“그건 나도 놀랐어. 난 당신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쳐 나갈 줄 알았거든.”
“그런 생각조차 안 들었어. 마치...가위에 눌린 것처럼  내 맘대로 통제가 안 되더라고.”
“...”
“그나저나 사람들 얼굴을 어떻게 다시 보지?”
“왜?”
“쪽 팔려서.”
“뭐가 쪽이 팔려? 난 자랑스럽기만 하던데.”
“놀리지마. 생각할수록 낯 뜨거워서 미치겠다.”

형수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난 그녀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모든 게 믿기지 않았다. 내가 형 몸에 빙의한 것도, 형수가 스스로 도발한 것도. 현실에선 꿈도 꾸지 못한 일이 태연하게 자행된 것이다. 정말 꿈일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간지연을 현실에서 갖고 싶었다. 그녀가 머리를 들었다.

“근데. 오빠?”
“왜?”
“오빠. 오늘 정말 대단했어.”
“...”
“콘돔도 끼지 않고 이렇게 오래 하다니...나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내가 조루였어?”
“그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 돼?”
“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 게.”

토끼는 형이었는데 사과는 왜 내가 하고 있는 건지. 형수가 내 볼을 꼬집었다.

“오늘 왠지 귀여운 걸?”

그녀 손이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이 향한 곳은 내 주이어였다. 그녀가 원숭이 고리를 잡듯 기둥을 꼭 쥐었다.
“대체 지금까지 힘을 어디다가 숨겨뒀던 거야? 난 남자 거는 언제나 솔직한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
“숨긴 거 없어. 이게 진실이야. 믿어 줘.”
“알았어. 믿을 테니까. 우리 한번 더 하자.”

형수가 날 타고 오르려 했다. 살고 싶으면 말려야 했다.

“근데. 나 좀 피곤하다. 좀 쉬었다가 하면 안 될까.”

아까부터 졸음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중이었다. 발기는 커녕 눈꺼풀 들어 올릴 힘도 없었다. 형수는 입을 쫑긋했다.

“알았어. 오빠 오늘 고생했으니까. 푹 쉬어도 돼.”

형수가 내 볼을 토닥였다. 막 잠이 들려던 순간.

“잠들기 전에 뭐하나 물어봐도 돼?”
“물어 봐. 고추만 빼고.”
“오빠를 이 클럽에 빠뜨린 고객이 누구야?”
“고객?”
“오빠가 말했잖아. 무시할 수 없는 고액투자자라고.”

내가 알 게 뭔가. 난 졸음 충만한 목소리로 옹알댔다.

“뭘 그런 것까지 알려고 해...이것도 개인정본데 함부로 발설하기가 좀 그렇다...”
“하긴. 남의 신상정보를 오빠 입을 통해서 듣는다는 것도 좀 꺼림직하다.”
“알아서 득 될 건 또  뭐 있겠어.”
“맞다. 괜히 관계만 거북해질지도 모르겠네.”
“맞아...맞아...”

난 늪에 빠진 것처럼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난 아침이 돼서야 잠에서 깼다. 눈을 떠보니 내 방이었다.설명할 수 없는 낭패감이 밀려왔다. 어젯밤에 일어났던 일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분명 꿈은 아니다. 형수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었다.

***

“그게 사실이야?”

반도성회장은 출근하자마자 기분이 망가졌다.

“직접 확인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비서실장으로부터 아들 비행을 보고 받은 것이다.  그는 반도실업 창업주이자 반기철 아버지였다. 반회장은 비서실장이 방을 나가자마자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부사장 지금 당장 내 방으로 오라고 해.”

잠시 뒤 반기철이 회장실 문을 열었다.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 반회장 눈에 노기가 서려있었다. 반회장은 아무런 말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왜 불렀는지 알고는 있지?”
“...”

반기철은 고개만 숙이고 서있었다. 반회장은 구석에 세워진 골프가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반기철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반회장은 셔츠 소매 단추를 풀어 헤친 뒤, 가장 잘 생긴 우드를 뽑아 들었다.

“뻗쳐.”

반회장이 사자후 같은 일성을 질렀다. 반기철은 신병같이 재빠른 동작으로 바닥에 두 손을 짚었다. 반회장이 우드를 머리 위로 올리며 소리쳤다.

“엉덩이 들어.”

반기철은 몸을 펄쩍 뛰며 엉덩이를 산처럼 세웠다.

***

“펑.”

대형 스크린 정 중앙으로 골프 공이 날아와 박혔다. 변창수스윙은 프로 못지 않게 간결하고 힘이 넘쳤다. 스윙을 마친 변창수가 뒤를 돌아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그래서 몇 대나 맞았는데.”
“몇 대나 마나... 무슨 노인네가 해가 갈 수록 힘이 좋아져요. 죽는 줄 알았다. 진짜.”

반기철은 아직까지 장독이 풀리지 않은 듯. 의자에 앉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테이블 모서리를 두 손을 짚고 선 채로 인상을 구겼다. 변창수가 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게 회사 여직원을 왜 건드려서 사달을 만들어?”
“아. 씨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보지가 아랫것 보진데 그 맛도 없이 뭐하러 회사 운영을 하냐고. 관두고 말지.”

변창수가 아메리카노가 들어 있는 컵에 빨대를 꽂았다. 그는 커피를 한 모금 쪽 빨아 올리더니. 미간을 치켜 올렸다.

“비녀라...!”
“너도 그 맛 잘 알잖아.”
“맛만 좋으면 뭐하냐. 걔들은 숙취가 장난이 아니야.”
“그건 맞다. 잘 놀다가도 조금만 수틀리면 같이 죽자고 덤벼드니... 사람 환장할 일이지.”
“그러니까. 타겟을 제대로 찍어야지.”

변창수 표정엔 여유가 흘러 넘쳤다. 반기철은 그가 꾸미는 꿍꿍이가 궁금했다.

“네가 말하는 타겟이 어떤 년인데? 쓸만한 정보면 공유 좀하자.”
“넌 ‘비’다음에 ‘도’라는 말도 못 들어 봤냐?”
“비위에 도? 비(12)다음은 똥(11)이지. 도는 어디서 튀어나온 패야? 윳놀이 하냐?”
“지적 수준하군. 여종보다 맛있는 게 훔쳐먹는 거다. 이 말씀이야. 남의 것 훔쳐먹는 맛이 세상에서 젤 좋은 것이여.”

반기철은 이제야 말귀가 뚫렸다.

“그래서 넌 유부녀만 공략하겠다. 이 말이야?”
“이를테면.”
“유부녀 건드렸다가 남편한테 걸리면 그 뒷수습은 어떻게 하고? 차라리 여직원이 백 번 속 편하지.”
“그래서 넌 백날 공을 쳐도 타수가 줄지를 않는 거야.”
“...”
“이 형님이 특급비법을 전수해 줄 테니까. 잘 들어 봐.”
“...”
“종이라고 다 같은 종이 아니듯이 유부라고 다 같은 유부가 아니야. 종이 꼭 여종이어야 할 이유가 있어?”
“무슨 개 소리야? 너 게이야?”
“남자 종 마누라가 가장 최상품이라는 말을 하는 거야.”
“...!”
“생각해봐라. 유부녀가 자기 입으로 남편상사하고 놀아났다고 떠들고 다니진 않을 거 아니야. 남편이 알았다고 쳐.그깟 위자료 몇 푼 받겠다고 회사 때려 치울 거야? 내가 겪어 본 선에서 보안성 하나만큼은 부하직원 마누라가 최고다 이거야. 어때? 죽이지.”
“한마디로 일 타 쌍피네.”
“배운 사람이 일타 쌍피가 뭐냐? 재색을 겸비했다. 뭐. 이런 고상한 말도 있잖아.”

“그 말을 블렌딩 해보면. 부부 직장이 같으면 대박이겠네.””

반기철이 금세 버전을 업그레이드했다.
“넌 역시 스마트해서 맘에 들어.”

변창수가 반기철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사무실로 돌아 온 반기철은 즉시 대상을 물색했다. 부하직원 동선 통제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불륜이 발각될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유부녀는 재고할 필요도 없다. 자신이 알아서 첩보원처럼 움직일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물망에 떠오르는 여자가 있었다. 작년 송년회 때 시선을 강탈했던 여자가 있었다. 구매부 서용하 과장 부인이다. 훔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자 꼬시는 일에는 남다른 재능을 탑재한 반기철이다. 이번 건은 생살여탈권까지 쥐고 있다. 상태창을 얻은 기분이다.

반기철은 즉시 인사기록부를 검색했다. 서과장 인적사항을통째로 복사한 그는 부인과 관계된 정보를 꼼꼼이 살폈다. 부인이름은 한가희였다. 나이는 서른 둘, 자신보다 3살이 어렸다.

반기철은 유선전화기를 앞으로 끌어왔다. 신호음이 몇 차례 울린 뒤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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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2-03-25 16: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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