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서를 쓰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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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유로운 휴일이다. 하루의 지침이 아니라 일상의 지침에서 조금은 벗어나고픈 욕구가 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였다. 두리뭉실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의 의미도 나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거의’ 하지 않았다. 아침에 집 근처의 산을 ‘후다닥’ 다녀왔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유없이 몸들이 삐걱대면서 들은 생각이다. 하루라도 젊었을 때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재밌는 이야기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그 어떤 욕구 보다 강해졌다 (섹스 보다 더~!) 그렇게 아침 일찍 다녀온 산에 다녀와서 여유로우니 레홀에 접속을 한다. 평일에 잠시 짬이 나면 부랴 부랴 폰으로 접속을 하고 괜히 누가 이 사이트를 보는 나를 들킬까 후다닥 닫았던 그 잠시의 시간이 아닌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오직 나 혼자만 남아 있는 세상에서 그 어떤 이들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런 시간에 나는 이 곳에 접속을 하고 글들을 보고 은밀한 상상들을 이어간다. 그런 상상들이 일상에 섞이면 그 상상들의 윤곽은 뚜렷해지지 않는다. 그저 비온 뒤의 흐릿한 창밖 표정처럼 때로는 흐릿하고 때로는 모호해진다. 그렇지 않은 오늘 같이 여유로운 날에는 그러한 상상들을 구체화 되고 그 구체화된 상상들은 감히 또 다른 상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러한 상황들이 사뭇 짜릿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그 짜릿함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것을 떠올렸고 레홀에 소개서를 쓰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아마도 누군가 소통을 하고 싶다는 욕구일 것이다. 이 여유로운 날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세상을 보는 시간도 좋지만 좋은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최근 부터 그렇게 편한 친구가 너무도 그리워졌다. 그 어떤 생각들도 괜히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을 편안한 친구. “늙어서 그래”“나이들면 사람이 제일 그리운거야” 라는 말에 감히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그리웠다. 소개서를 쓴다. 소개서를 쓴다는 것은 나를 어필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나를 타인에게 보여서 나의 그 어느 것 하나라도 공감을 일으켜 상대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 위함. 그 소개서를 쓰는 시간이 재밌다. 오랜만에 구체화된 나를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섹스러움에 맞춰도 그 어떤 부끄러움이나 쪽팔림도 없다. 섹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 곳에서는 어느순간 섹스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천천히, 그리고 여유롭게 소개서를 쓰고 남자 소개서라는 이유로 감히 댓글이나 뱃지 같은 것은 정말이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그게 일반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수컷들이 암컷의 암내를 찾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곳이기도 하기에 그 어떤 수컷들의 한명으로써, ‘나도’ 그 활동에 ‘감히’ 동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곳에서 거의 ‘샤이’ 눈팅족으로 살아가다가 느낀 것은 그나마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아무리 높은 자존감과 만족도가 있는 자신감이라도 감히 표현하고 드러내놓지 않고 ‘샤이’를 표방한다면 그것은 혼자 어느 방구석에서 흥분도를 죽이기 위해 단지 ‘사정’이 목적인 ‘자위’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자위’도 짜릿하다. 현타가 오기도 하지만, 간단하고 명료하고 편하기 까지하다. 복잡성이라고는 전혀 없이 언제나 스스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욕망은 끝이 없고 그 욕망의 끝을 자위로 끝낸다는 것은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짜릿하고 ‘자위’를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 해주는 ‘타위’라면 얼마나 짜릿할까. 그 짜릿함을 경험해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결코 ‘자위’로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누군가 ‘같이’ ‘자위’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소개서는 3년 6개월 만에 썼고 그 안에 제법 나의 진심을 담았다. 이 곳, 레홀에서는 이런 ‘진심’이 제법 편하고 자유롭다. 아 곳을 매번 들락거리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댓글들도 달려 즐겁게 대댓글을 단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레드홀릭스라는 공간에서 봐왔던 사람들이 내 글에 댓글을 달아줄때도 나름 짜릿했따. 조금 과장한다면 마치 연예인이 내 게시글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은 느낌? 어쨌든 ‘소통’을 시작한다. 나와 같던 ‘샤이’ 눈팅족들중에도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존재 하고 나와 같은 중년의 시간에 맞춰 나와 같은 ‘소통’이 간절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히 그들에게 나오라고는 강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면 지금의 만족도 보다는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뱃지도 받았다. 누군지 처음 보는 분이다. 이럴때는 참 난감하다. 감사의 표시나 소통의 표시로 그분과의 연락이 간절한다 방법이 없다. 방법이. 처음 보는 닉이기에 아마도 나와 같던 ‘샤이’족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침부터 찾다가 포기하고 이 글을 쓰게 됐다. 저에게 뱃지를 주신 분께 이 글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침부터 이 긴글을 쓰게된 원인이셨고 저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신 분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저는 늘 건강하고 행복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앗...출근 시간이다~! 후다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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