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덤덤] 목소리 그리고, 숨소리  
6
NOoneElse 조회수 : 3094 좋아요 : 1 클리핑 : 2

요즘 제 목소리를 열심히 들어주는 여인네가 있습니다. 

사실, 제 목소리가 듣기에 좋은 목소리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목소리 듣고 싶어' 라는 말 때문에 좀 더 많은 말을 하려 노력하고,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 노력하곤 하는 것을 보면, 
어쩔 땐 우숩기도 하고, 어쩔 땐 바보 같기도 하고 하네요.

익숙해지는 것일까요? 

처음엔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꾸미며 혹은 준비하고 무언가를 이야기 하기보다는 그냥 내 것을 꺼내놓고 보여주기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좋은 방향의 익숙해짐이겠지요.

...
...
...

같이 듣곤 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어떨땐 그녀가 틀기도 하고, 어떨 땐 내가 틀기도 하고, 노래에 맞추어 같이 부르기도 하고... 

사실 20대 시절을 제외하고는 열심히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내가 거의 매일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참 우숩기도 하고,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노래를 듣고, 부르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들기도 합니다. 
달콤한 꿈을 꾸면서...

바다에서 태어난 해, 외침, 말리꽃 그리고, 이승철의 그냥 그렇게를 듣다가 그녀가 잠들었나 봅니다.
조용히 듣던 그녀의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조용히 들려왔습니다. 
새근새근 아기처럼 숨소리를 내뱉는 것을 귀로 느낍니다.
소근소근 칭얼대는 것처럼 들리는 숨소리는 조금 더 커져갑니다.
중간 중간 한 숨처럼 마치 칭얼 거림 같은 것도 들려옵니다. 

이 글을 마무리 할 때즈음, 전화를 끊을까 합니다. 

이제는 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즐거운 것이 아니라, 
너의 목소리와 숨소리를 듣는 것이 더 즐겁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잠들기 전에, 피천득 수필집 인연(因緣)이나 좀 들춰보다 자야겠습니다. 

de Dumb square
NOoneElse
덤덤 입니다.
de Dumb square는 "Dumb 의 제곱(square) 즉, Dumb Dumb"으로 부터라는 의미. 뭐 그냥 두 배쯤 멍청하다는 의미입니다. ㅠㅠ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가을바람솔솔 2016-04-04 15:50:12
목소리가 정말 좋으신 모양이네요!
전 남자주제에 목소리가 높아서 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아니라더군요. 좀 컴플랙스라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낮추려 하는데도 별 효과가 없어 슬픈데, 목소리 칭찬받으시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글 쓰시는것 보니 굉장히 감성적이고 분위기 있으시군요. 존경하겠습니다.
좋은 소식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NOoneElse/ 목소리가 좋다기 보다.. 좋게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감성과 분위기는 없으되, 감성적으로 살고 싶은.. 그런 놈팽입니다. 감사합니다. ^^
우럭사랑 2016-04-04 12:47:10
설레이고 있나봐요 ㅎ
NOoneElse/ 봄바람 불듯.. 살랑 살랑 하네요. ㅎㅎ
베이뷔 2016-04-04 09:58:52
목소리가 좋은 남자는 매력이 배가 되죠(전 그래요)
NOoneElse/ 사실 그렇게 좋은 목소리가 아니라서요. (목소리 좋게 만드는 학원 같은 건 혹시 없을까요?)
베이뷔/ 저도 여자치곤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한 편이라, 애써 잘 내려고 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
NOoneElse/ 애써서 잘 내기.. 흑.. 노력만이 답이군요.
돼-지- 2016-04-04 09:58:15
항상 멋지세요 덤덤님. 돌아오실 때도 됐는데
NOoneElse/ 항상 구석 자리는 지키고 있사옵니다. 썰은... 보는 눈들 때문에 ㅠ.ㅠ 우선, 돼지님의 유머센스를 열심히 따라 잡고 싶사옵니다!
freemind 2016-04-04 03:50:11
행복하시겠네요~~~^^
NOoneElse/ 즐겁사옵니다 ^^
1


Total : 36821 (1308/184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681 이번주도 여전히.. [8] Mare 2016-05-29 1709
10680 편지. 아일랜드 바다를 건너 런던으로 부치다... [2] 아저씨펌 2016-05-29 1748
10679 일요일 입니다 [19] 쓰리맘 2016-05-29 1963
10678 섹스토이 추천 부탁드립니다. [10] 19금데헷 2016-05-29 2721
10677 메이져 언론에서 붕가붕가 파티가 뭐냐! 안아줄게안아줘K 2016-05-29 1822
10676 텀블러 가입했는데... [2] 잔다루크 2016-05-29 2498
10675 주말 [2] 낮져밤이 2016-05-29 1562
10674 잠이 다 달아났어요ㅠ [10] rihu 2016-05-29 2531
10673 댓글을 달다가 블로그를 붙여봅니다. [8] 차가운매너 2016-05-29 2291
10672 시험치기위해 서울올라가는중~~~ [4] 납땜 2016-05-29 1836
10671 [음악감상] Call you mine - Jeff Bernat [7] 클림트 2016-05-29 1741
10670 섹스와 체력 [3] 아담냥 2016-05-29 2577
10669 다른커뮤니티 [8] Ssr06 2016-05-28 2406
10668 우울하네요.. [28] 언니가참그렇다 2016-05-28 2229
10667 투잡하고 [2] flowerpower 2016-05-28 2093
10666  [6] 풀뜯는짐승 2016-05-28 2206
10665 약속파토 으으 [8] 봉지속에잡지 2016-05-28 2154
10664 라스에서 규현이랑 박재정이랑 부른노래가 ..참 좋네요 ㅋ.. [2] 오구오구웅 2016-05-28 1645
10663 안양 친구 만들기 [1] 이웃구촌 2016-05-28 1673
10662 편지. 당신이라는. 커피를 재배하는 시간의 이름... [19] 아저씨펌 2016-05-28 2617
[처음] < 1304 1305 1306 1307 1308 1309 1310 1311 1312 1313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