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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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조회수 : 2879 좋아요 : 2 클리핑 : 0

그녀는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좋아한다.


나는 꽃을 너무나 싫어한다. 

쳐다보는 것도 싫어 근처에 가는 일도 없을 뿐더러
(근처에 가는건 할 수는 있음)

만지는 것은 더더욱 싫다.

하지만 그녀는 꽃을 좋아한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꽃을 선물했다.

그녀는 몹시 좋아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나는 풍선을 무척 혐오한다.

풍선만이 아니라 펑~ 하고 터지는 물건에 대한 공포가 있다.

놀이동산에 가서 가장 무서운 것은 롤러코스터가 아니라

갑작스럽게 나를 스치고 가는 풍선들이다.

하지만 그녀는 풍선을 좋아한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를 위해 풍선에 헬륨을 넣었다.

그러던 도중 극도의 스트레스로 화장실로 뛰어가 구토를 하기도 했지만

완성된 풍선을 보았을 때 그녀는 몹시 좋아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나는 회전목마를 싫어한다.

모형 말이 너무 징그럽다.

하지만 그녀는 회전목마를 좋아한다.

아직 둘이서 놀이동산에 가본 경험이 없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사람들에게 자랑할 것이다.


나는 그녀와의 이별이 싫다.

하지만 그녀는 이별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이 이별 이벤트는 좀 아껴둬야겠다.

그녀는 아마도 사람들에게 자랑할지도 모르겠다.
돼-지-
플라토닉은 멋이고 정욕은 맛이래. 난 멋도 없고 맛도 없고 뭣도 없어.
www.porkboar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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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ant3 2016-04-12 23:26:34
돼- 작가의 천재성을 따라갈 방뻡이 없네..
이태리장인 2016-04-11 13:40:21
아... 그러면 내가 더 슬퍼질듯 -_ -;;
kyun 2016-04-11 12:42:41
하아..목이 콱 막히는 글이네요. ^^
두분 너무 흐뭇해요~
모란- 2016-04-11 10:51:23
>_< (뭔가 모를 멜랑꼴리한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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