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고등학교 때에는 그저 성인이 되면 모든 것이 다 즐겁고 자유롭고 다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지금 내 생활은 매우 심심하고 형편없다. 고등학교 때에는 금지된 것을 몰래 하는 스릴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마저 없다. 억압 받을 때가 더 좋았다 할까?
친구들은 모두 대학교다 군대다 동네를 떠나 살고 있다. 딱 하나 남은 녀석인 어릴 적 부랄 친구가 한 놈 있다. 이놈 한명만 같이 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도 딱히 뭐라도 한다면 할 순 있겠지만 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대학교도 한 학기 다녀보고 휴학을 했고 군대를 갈까 싶기도 하였지만 왠지 가기가 싫다. 그러다 보니 나라에서 부를 때까지 버티는 중이다.
친구라고 있는 놈은 내가 취미로 즐기는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혼자서 놀 수도 없어 매일 이놈에게 맞춰 pc방이나 전전하며 백수생활을 즐기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친구랑 같이 pc방 구석에 앉아 게임이나 하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재원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일이 생겨서 잠시 나갔다 온다고 했다. 늦을 수 있으니 먼저 들어가라 하고선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다. 나로선 어이가 조금 없었지만 막 게임이 재미있어지던 참이어서 오랜만에 인터넷 톡 방에 들어가 여러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하기로 했다.
들어온 채팅 방에는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이 있었다. 보통 여자들은 게임을 별로 즐기지 않아서 남자들끼리 서로 욕해가며 노는 게 일상인데 운 좋게도 여자가 두 명이나 있어 게임 하는 내내 분위기는 좋았다. 한두 판 게임을 끝내고 나니 서로 호칭은 친구나 누나 동생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사는 곳에 대한 얘기가 나오게 됐는데 여자애중 한 명이 걸어서 5분 걸리는 pc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서로 놀라서 반가워 하다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는 말에 나는 곧바로 자리를 정리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별 기대 없이 반가운 마음에 같이 게임이나 하려고 간 그곳에는 꿈에서나 그리던 이상형이 앉아있었다. 나이는 나보다는 1살 위인 누나였다. 그래 봤자 21살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내가 볼 때에는 그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이는 외모였다.
하얀 나시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의자에 앉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 짧은 단발에 피부는 새하얀 백지 같았고 화장기 없이 수수한 모습이었지만 나에게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 보였다.
“오~ 왔어? 대박 진짜 5분도 안 걸리네. 진짜 완전 신기하다 우리 인연인가 봐 어떻게 이렇게 만나지?“
신기하다는 듯 나를 보고 웃는 모습을 보니 안 그래도 예쁜 얼굴은 더욱 예뻐 보였다. 나는 그녀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막상 게임이 다시 시작되고 나니 게임에 집중하느라 옆에 있는 누나에겐 별로 많은 시선이 가지는 않았다. 가끔 이겼을 때 서로 좋아하며 마주보는 정도? 그렇게 계속 게임을 즐기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꽤 친해져 있었다.
시간은 어느 정도 흐르고 나는 쉬고 싶었어 자리를 정리하려 일어섰다. 그러자 그녀는 내 팔을 붙잡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나를 녹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나는 하는 수 없이 알겠다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끌어 안으며 좋아했다. 그 순간 그녀의 가슴이 내 몸에 닿았다. 몰캉몰캉한 촉감의 부드러운 물 풍선 같은 맨 살이었다. 나는 살짝 당황하며 그 포옹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그 짧은 시간에 나는 그녀의 몸을 탐색해 보았다. 역시나 아까 전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짧은 민소매 주위엔 여자들의 그 속옷 끈의 모습이나 흔적은 보이지도 않았다.
게임이 시작되고 게임을 하면서도 나는 집중하지 못하고 아까의 그 촉감이 자꾸 떠올랐다. 평소 여자 경험이 많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관계를 가져본 것도 꽤 오래 전이라 괜히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그녀의 가슴 쪽으로 향하며 괜히 꼴릿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 나는 혼자 속으로 ‘이 누나가 나를 유혹하는 건가’ 하며 자꾸 이상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 없이 마지막 게임을 끝내고 나는 그녀를 집에 대려다 주러 가면서도 아까 전의 그 촉감이 계속 떠올랐다. 누나의 집은 우리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우리는 헤어지기 전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고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와 핸드폰을 열어보니 그녀에겐 ‘내일도 같이 놀자~ 연락 할게~’ 라는 문자가 한 통 와있었다.
그날 밤 나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그녀를 생각하며 혼자 열심히 나의 똘똘이를 흔들어 대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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