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아이템 | ||||||||||||||||
|
[욕망과 금기의 외줄타기] 3. 금기
0
|
|||||||||||||||||||
금기 [명사] 1. 마음에 꺼려서 하지 않거나 피함. 2. 어떤 약이나 치료법이 특정 환자에게 나쁜 영향이 있을 경우 이를 금지함. 어느 사회나 금기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뱃사람들은 폭풍, 태풍 등 바람과 파도에 관련된 말이 선상에서 금기입니다. 힌두교 신자에게는 소고기 섭취가 금기입니다. 이슬람교 신자에게는 돼지고기 섭취가 금기입니다. 이렇듯 금기는 자연환경, 종교 등 어떤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에 의해 만들어진 해서는 안되는 것들입니다. 한국 사회의 금기는 유교에 근본을 두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통치 이념으로 도입된 성리학은 우리 민족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아 현재까지도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삼강오륜은 아마도 헌법보다 그 위상이 높으면 높았지 낮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교의 막대한 영향력은 유교가 보편적으로 옳다고 생각되는 도리를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유교가 모든 것에 관하여 옳지는 않습니다. 가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것 조차도 시비(是非)를 나누는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世不同席)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한국의 금기 중 가장 모순되는 금기는 성(性)에 관한 금기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世不同席)이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남녀상열지사는 고려가요에서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표현이 너무(?) 적나라해서 이를 비방하여 부른 말입니다. 유교에선 남녀 간의 자유 연애조차 금지할 정도였습니다. 대표적인 남녀상열지사는 쌍화점, 가시리, 서경별곡 등이 있는데, 읽어 보면 그냥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조차 용납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요부가 되는 여성은 조선의 역사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였습니다. 속으로는 좋아하면서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옳지 못하다고 말하는 모순된 모습입니다. 금기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애정을 표현하는 것도, 자유 연애도 이 시대에 와서는 금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남녀상열지사의 금기가 남아 있습니다. 여자가 섹스를 할 때 너무 잘 하면 헤픈 여자 취급을 받는 다던가, 섹스를 할 때 이런 저런 요구를 하면 남녀 공히 변태 취급을 받는다는 두려움 등이 그 예입니다. 예전에 비하면 이제는 이것이 정말 금기가 아니라고 여길 만큼 사람들의 성의식이 개방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는 금기로 남아 꺼리거나 피하는 현실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금기였던 것이 더이상 금기가 아니게 되는 시대의 과정에 살고 있어서 과도기적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 이 시대의 성(性)에 관한 금기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제는 해체된 공연윤리위원회 또는 현재의 방송통신위원회가 바로 이 시대 성(性)에 관한 금기라고 생각합니다. 방통위는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이야기하고 보여줄 수 있는 성(性)에 대해 음란성 여부를 규정합니다. 즉, 방통위가 “음란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해서는 안되는 금기를 범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반대로 그들이 “야하지만 음란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순간 보편적 성(性)의 기준이 되어 버립니다. 백번 양보해서 공공장소 또는 매체에서의 표현은 그렇다 쳐도, 성(性)에 대한 표현이 개인 레벨로 내려가면 방통위 기준으로는 도저히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하지만 아직까지는 방통위 레벨의 개인들이 한국 인구 정규분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 욕망과 금기 사이에서 이중성을 지닌 내숭 덩어리 남녀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