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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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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그녀의 몸은 항상 차갑다. 마음이 따뜻해서일까. 그녀의 손길은 항상 따뜻하다. 마음이 차가워서일까. 그녀를 모르겠다. 그녀를 만나게 된 건 여느 때와 같았던 오후였다. 점심을 먹었고, 일을 하다가, 두 시 쯤 담배를 피우러 내려갔다. 울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회사 일에 지친 건지, 사람이 그녀를 힘들게 한 건지, 화장이 번진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두 눈과 두 뺨이 빨갛게 되도록 울고 있었다. 나의 시선이 갈 곳을 잃었다. 왜 하필 그 곳에 그녀와 나 단 둘 뿐이었을까. 시선을 둘 곳이 없어 그냥 앞을 쳐다보았다. 까닭 모를 시선이 느껴졌다. 창피함을 느꼈는지, 그녀가 눈물을 그치고 자리를 피한다. 그녀의 뒷모습에 애처로움이 느껴졌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뒤를 밟아 안았다. 짬짝 놀라 가던 발걸음을 멈추더니 이내 흐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곤 뒤를 돌아 그녀의 얼굴을 나의 하얀 와이셔츠에 묻었다. 5분여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의 울음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을 때, “얼굴이 많이 안좋아요. 괜찮겠어요?” “아 정말 죄송해요, 처음 보는 분인데. 제가 너무 ..” “괜찮아요. 근데 세수도 하시고... 정리 좀 하셔야 들어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얼굴이 엉망이죠.. 어차피 회사는 안 들어가도 돼요. 감사해요.” “네 들어가세요-” 그렇게 우리는 아는 사이가 되었다. 다음날, 나는 그녀가 있을까 어제 그녀가 있었던 두 시에 그 곳을 찾아갔다. 신기하게도 그녀가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어제와는 다르게 씩씩해 보였다. 다행이었다. 그녀의 한 손에는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어제 제가 와이셔츠를 망친 것 같아서요. 마음에 계속 걸리더라구요.” “네? 아뇨 전혀.. 그냥 빨면 되는 걸요. 뭐 이런걸 사오세요.” “제가 빚지고는 못 살아서요.. 민망하니까 빨리 받아주시면 안돼요?” “어휴 참.. 알았어요.. 흠.. 맨입으로 받기는 제가 죄송해서. 혹시 회사 끝나고 한 잔 할래요?” “음.... 그래요! 근데 저 술 많이는 못 마셔요.” “제가 마시고 싶어서 마시자고 한 건 아닌데.” “그럼 가볍게 마셔요 가볍게!” “그래요 조금 있다가 봐요.” 얼떨결에 그녀가 준 와이셔츠를 받았다. 와이셔츠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갑자기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그녀가 상상이 되었다. 기분이 묘했다. 변태인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마하의 속도로 퇴근시간까지 도착한 것 같다.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그녀의 피부는 먼 곳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하얬고, 입술은 멈춤을 알리는 빨간 신호등처럼 빨갛고 반짝였다. “갈까요?” 내가 가끔 회사 일로 인해 지칠 때 찾아가는 그 곳에 갔다. “블랙 러시안 한 잔 하고, 피치 크러시 한 잔이요.” “음! 저 그거 알아요!” “술 못 마신다길래. 그건 괜찮을거에요.” “저번에 이태원 갔다가 마셔봤었는데 괜찮았어요.” 어제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밝은 그녀를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제 슬펐던 이유는 묻지 않기로 했다. “근데 되게 특이하다.” “뭐가요?” “그냥 내가 왜 울었는지? 안 물어보니까요.” “어제 처음 본 사람한테 그런걸 말해주겠어요?” “말해줄 수도 있죠- 근데 안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까 안 말해줄래요.” 아, 이렇게 밝은 여자였구나 싶었다. “사는게 참 힘들어요. 전 남자친구가 결혼을 한데요. 그게 왜 그렇게 슬프지.” “그럴 수 있죠. 저라도 많이 슬펐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스물 아홉인데. 9년을 만났어요. 걔랑. 난 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걘 아니었나봐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나의 대답이 무미건조하게 들릴까봐 조심스러웠다. 그리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의 사랑, 일, 그리고 섹스. 그리고 그녀는 알딸딸 해보였다. “안 한지. 벌써 1년째야. 내가 아주 보살이 되겠어.”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하면 되죠.” “나도 사람이 되고 싶어 사람이. 지금은 보살님이야.” “좋은 사람 만나면 그 사람이 열심히 해줄거에요.” “근데 좋은 사람 같아.” “응?” “오빤지 넌지 모르겠는데. 좋은 사람 같아.” “동갑이야.” “그래 너 좋은 사람 같아.” “음. 나쁜 사람은 아닌데 썩 좋은 사람도..” “가자.” “뭐?” “일어나. 가드라고.” “어딜?” “우리 집” “데려다 달라는 거구나.. 말 안해도 데려다 주려고 했어” “나 자취하는데? 몰랐지?” “아.. 여튼 그래. 혼자는 위험하겠다.” 그녀의 집은 이 근처의 원룸이었다. 불을 켜지 않아도 여자의 집이라는 게 느껴질 만큼 꽃향기와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즐비한. 누가 봐도 여자의 방. 내가 여자의 방을 와본 적이 있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녀의 입술이 나의 입술에 포개어졌다. 그녀의 재빠른 손이 나의 벨트를 풀어내렸다. 순식간에 무장해제 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손으로 다급하게 잡았다. “뭐야.” “다 큰 여자 방에 들어와 놓고. 왜 딴소리야.”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나의 것은 이미 커질 대로 커져있었다. 왜 이럴 때는 내 맘 같이 안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녀의 얇은 손가락이 나의 물건 위에서 연주를 한다. 그녀가 따뜻하게 모아 놓았던 타액이 나의 물건에 흩뿌려진다. 따뜻한 그녀의 타액 때문에 나의 물건은 한껏 자신의 크기를 더욱 크게 부풀렸다. “해도 되는 거 맞아?” “해줘. 하고 싶어.” 그동안 쌓아 올렸던 나의 벽을 허물고, 그녀의 아담하지만 봉긋 솟아오른 가슴을 한 입에 베어 물었다. 그녀의 차가운 가슴은 한창인 복숭아보다 더욱 달콤하고 신선했다. 그녀의 탄성은 나의 귓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나의 혀는 그녀의 유두를 유린하고 있었다. 그녀가 나의 혀놀림에 익숙해 질 때 쯤 그녀의 귀여운 유두를 쎄게 빨아보았다. 그녀의 비음 섞인 신음이 작은 방 안에 가득 찼다. 그녀의 서늘한 늑골 사이를 뜨거운 나의 혀로 핥았다. 그는 나의 손목을 잡더니 아래로 내리 끌었다. “손가락 넣어주면 안돼?” 그녀는 꽤 적극적이었다. 나의 오른쪽 손가락을 슬며시 그녀의 공간 속으로 밀어넣었다. “아니~ 한 개 말고 두 개” 이런 그녀의 태도가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웃음이 피식 터져나왔다. “왜 웃어? 내가 웃겨? 내가 못 웃게 만들어줄 거야!” 그녀가 눈깜짝 할 새에 위로 올라와서 나의 물건을 그녀의 깊은 곳으로 숨겨버렸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몸은 차가웠지만 그녀의 안은 한 여름날의 햇빛처럼 뜨거웠다. 게다가 그녀는 마치 파리지옥처럼 나의 물건을 꽉 잡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좋지? 좋을걸?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을걸?” 또 한 번 웃게 되면 그녀가 정말 화낼 것 같아 웃음을 감추고 몸을 돌려 그녀를 뒤로 눕히고 있는 힘껏 피스톤 질을 해댔다. 내 치골이 그녀의 엉덩이를 짓눌렀다가 내 물건이 전부 보일만큼 꺼내었다가를 20번 정도 반복했을 때였을까. 그녀는 투명한 이슬을 마구 흘려 그녀의 핑크색 침구를 모두 적셔버렸다. 복숭아같은 그녀의 가슴을 움켜쥔 채 그녀의 안을 마구 짓이겨 놓다가 나의 모든 것을 그녀에게 쏟아 내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일주일에 몇 번씩 서로를 탐했었다. 그러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둠 속으로 서로를 감췄다. 예상되지 못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사실 나는 그녀를 잘 몰랐다. 지금까지도 그녀를 모른다. 그녀를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처음 서럽게 울고 있었던 그녀를 만났을 때부터 그녀에 대한 것은 묻지 않기로 나 자신 스스로 다짐 아닌 다짐을 해서 그랬던 것일까. 그녀를 알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미 늦었다. ..그녀를 모르겠다. 글쓴이ㅣchagall 원문보기 http://goo.gl/c52Yk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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