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와 놀부 이야기 16(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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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와 놀부 이야기 15▶ http://goo.gl/3ENcSx?
영화 <순수의 시대> 깊은 절망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던 그녀의 귀에 밖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문을 박차고 나와 말했다.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구는 거야!" "나다!" 그녀의 말에 이렇게 당당하게 대답하는 사람이 누구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침착해야 했다. 아무 일도, 연관도 없는 척 표정관리를 했다. 그녀는 이곳에 온 이유를 눈치채고 있었지만 얼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내가 범인이오' 하고 자백하는 꼴이기에 표정을 숨겼다. 마당에는 그 때 여자를 겁탈했던 하인들이 전부 바닥을 구르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상황을 보고 여자가 모든 것을 알고 이곳에 온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어떻게?' 분명 그 약을 먹으면 흥부와 같이 그때의 기억을 잃어버려야 했지만, 지금의 여자는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듯 눈동자에 분노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어찌 여기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오!" 그녀의 호통에도 여자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네가 더 잘 알잖아?"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남의 집안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면..." 당당하게 따지듯 말하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은 것은 여자의 비명 같은 고함이었다. "닥쳐!" 여자는 손짓해 그녀를 가르쳤고 여자의 뒤에 하인들을 쓰러트린 건장한 사내들이 순식간에 그녀를 붙잡아 여자 앞에 무릎 꿇렸다. "아주 역겹다... 끝까지 모른 척할 생각인가 본데..." 여자는 공포로 가득 찬 그녀의 눈동자를 음미하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 약... 네가 생각하는 그런 효과... 없어" 순간 그녀의 동공이 커지며 흔들렸다. 완벽한 동요였다. 빠르게 표정을 바꿨지만, 그 짧은 순간을 여자는 놓치지 않았다. "네 눈빛은 거짓말을 못하네?" 그녀는 패닉에 빠졌다. 그럼 대체 흥부는 왜 기억을 잃은 것인가... "아, 흥부? 뭐... 세상사는 게 그렇지 뭐. 난 그의 몸을 원했고 그는 돈을 많이 벌기를 소원했지. 네년이 한 것 같은 거래려나? 물론 약물을 이용한 점은 잘못했지만... 기억을 잃은 척한 건 두 사람 모두에게 해가 되는 기억이 되니까... 머리에서 완전히 없애버린 거야. 간단하지?" 그녀는 이제 표정 관리조차 할 수가 없었다. 요 며칠 간 나는 예전에 내가 아니었다. 그를 향한 집착증세는 냉철함까지 무너트려 버렸다. 약효가 정말 먹히는지 실험해 봤더라면, 장난감을 만들 때 한 번이라도 사람들의 소리를 들었다면... "기억을 잃는 약이라...그런 약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 자기가 원하는 대로 기억을 잘라내 버리는 약이 있다면 한 방울로도 어마어마한 부자가 됐을 거야." 실수투성이였다. 무너져 내리는 자신이 너무나 아프고 괴로웠다. 자신을 향한 분노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분노의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그녀의 뺨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 "그때 정말 아프더라고. 손맛이 맵던데?" 그녀는 돌아간 고개를 여자를 쳐다보며 천천히 돌렸다. "지금 네 표정,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쉽네. 뺨은 조금 부어오르겠지만... 괜찮아. 이 정도로 상품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겠지!" "상... 품?" 상품이란 말에 그녀는 여자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상상했다. "다 알지? 우리 중국의 3대 거상, 그 거상의 딸을 건드린 죄! 그 죗값을 치러야지. 걱정 마 난 받은 대로만 돌려줄 거야. 아! 그런데 어쩌나. 그 약을 먹은 뒤로 하루마다 기억을 잃.어.서 죗값을 치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여자의 빈정대는 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나 화가 났지만 그럴수록 분노는 그녀의 몸을 빠르게 갉아 먹고 있었다. 흥부네 물건은 이제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흥부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그동안 마음 고생 많이 하셨다고 말하며 놀부를 받아들였지만, 놀부는 자신 또한 죄인이라며 흥부를 도와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우애는 더욱 끈끈해지고 두 형제와 흥부의 부인, 중국 여자의 머리를 모아 새롭게 만든 장난감은 놀부네가 쌓았었던 부를 순식간에 뛰어넘으며 그들을 기쁘게 했다. 한편 여자에게 잡혀 중국으로 끌려간 그녀는 하루하루 굶주린 남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하루에도 몇 명씩 처음 보는 남자들이 자신의 몸을 탐했지만, 그녀의 표정은 괴로워하면서도 그것을 즐기고 있는 듯 야릇한 표정이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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