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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징표 - 부킹녀 폭탄 제거반 3(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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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세주] 그녀와 나는 모텔방에 들어섰다. 폭탄녀는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침대로 걸어가 철퍼덕 누웠다.
"아, 좋다." "침대 처음 보니?" 나는 화장대 앞에 서서 반원 모양의 거울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쓱쓱 문지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오빠 안 피곤해? 이리 와서 누워." "아니 난 뭐 괜찮아. 그냥 여기 앉아있을래." 하며 나는 화장대 의자에 앉았다. 거울 속으로 보이는 폭탄녀의 모습. 그녀는 꽉 끼는 청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나는 후다닥 침대로 뛰어가 폭탄녀옆에 앉았다. "야! 너 또 친구한테 전화하려고 그러지?" "아니? 그냥 시계 보려고 그런 건데?" "아 좀 거짓말 좀 하지 마. 저기 시계 있잖아." 나는 모텔방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가리켰다. "몰랐네~ 시계가 걸려있는 줄~." 저 썅노무 휴대폰을 부셔버리던가 해야지...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오빠 누워. 안 잡아먹을게." 에라 모르겠다. 침대에 누웠다. "오빠는 그냥 잠만 자고 갈 거야." "응, 알았어. 오빠." '내가 이렇게까지 했으면 적어도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나를 건드리지 않겠지. 이렇게까지 'No!'라고 어필했는데 덤벼들진 않겠지. 얘도 솔직히 내가 싫지만, 폭탄 제거를 확실히 하려고 이러는 걸 거야'라는 생각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오빠 자?" 뜬! 뜨든!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어, 자." "자는데 어떻게 대답해?" "이거 잠꼬대야..." 폭탄녀는 내 말에 이제는 포기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콧속에 코딱지가 좀 끼어있었는지 후~ 하는 소리와 함께 휘이익~ 하는 높은 음이 났다. '이제 좀 쉴 수 있겠구나...' "오빠..." 말투가 좀 전과는 달랐다. 약간 기운이 빠진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왜?" "나 남자랑 섹스한 지 오래됐어." 헐! 여자에게 이런 말은 처음 들어본 나는 너무나 당황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나는 남자랑 섹스 아예 못 해봤어. 괜찮아... 너보다 더한 사람도 있어." "오빠 되게 재밌다. 나는 나 재밌게 해주는 남자가 좋아. 그래서 아까 술집에서부터 내가 오빠한테 계속 말 걸고 그런 거야." '거짓말 마 이년아... 폭탄 제거잖아. 날 동정하지 마.' "재밌긴 뭐가 재밌어. 태어나서 웃기다는 얘기 처음 들어봤어." 왠지 이 칭찬수법에 말리다 보면 자지를 세우는 순간이 올 것 같다는 생각에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 "정말이야. 오빠가 마음에 들어. 오빠?" "어..." "오빠랑 섹스하고 싶어..." 폭탄녀가 부끄럽게 말했다. '여자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안 해주면 진짜 나쁜 놈 되는 거겠지...' 사실 내가 이 폭탄녀와 섹스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나는 원나잇이라는 관계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익숙한 살결에 내 몸을 비비는 것이 더 좋았다. 낯선 여자와 아무런 감정 없이 섹스한다는 것은 참 건조한 섹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다면 나는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딱 이런 이유들 뿐이었다. 폭탄녀의 말에 많은 고민을 했다. "나 여자친구 있어." 사실이 그랬다. 여자친구가 있었다. 숨긴 것은 아니었다.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지 않아서 얘기를 꺼내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진작에 물어봤다면 진작에 얘기했을 나다. "오빠, 나 쿨해." 폭탄녀의 목소리는 이미 흥분한 상태였다. '왜 흥분을 하지... 난 손끝 하나 건들지 않았는데...' 목소리만으로도 그녀의 몸이 달아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쿨한 여자보다 핫한 여자가 좋은데... 그리고 내가 쿨하지 못해. 그래서 할 수 없어." 미안한 감정이 생겼지만 폭탄녀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양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면 맞다. 양심이 있다는 놈이 여자친구까지 있으면서 나이트를 가? 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걱정 마! 오늘 아무 일도 없이 유학친구 여자만 꼬셔주고 난 집에 갈 거야."라고 여자친구와 약속 그리고 허락을 받고 온 나이트였다. 폭탄녀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나 코딱지가 아직도 붙어있었는지 휘파람 소리가 났다. 폭탄녀는 포기하지 않고 나를 유혹했다. "오늘만 즐기고 연락 안 할 건데? 우리 서로 전화번호도 모르잖아." "나 섹스 잘해. 오빠, 후회 안 할 걸?" 등등의 말을 쏟아냈다. 내가 뭐라고... 내 까짓게 뭐라고 나에게 이러지...? 한참 동안 밀당 아닌 밀당을 하다가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그래 하자!"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워 폭탄녀의 허벅지 위에 앉아 폭탄녀의 허리띠 버클을 풀었다. 옷을 벗긴 다음 저 옆에 휴대전화를 발로 차서 저만치 떨어트려 놓은 뒤 도망가야지... 청바지 단추를 푸르고 지퍼를 내리려는 순간 폭탄녀가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오빠 왜 이렇게 서둘러?" 폭탄녀의 말에 고등학교 때 잠시 몸담았던 연극부의 기억을 살려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의 잠재되어있는 연기력을 한껏 끌어올리며 말했다. "네가 날 흥분시켰잖아!" 그건 마치 멧돼지 같은 야성미 넘치는 남자 버전이었다. "오빠 나 씻고 오면 안 돼?" "후학! 그냥 해! 나 지금 너무 급해!" "나 생리한단 말이야. 생리대 좀 빼고 씻고 나서 하자. 쫌만 참아봐. 응?" '아니 이런 이게 무슨 개매너야... 생리 중이었으면서... 섹스하자고 조르다니...' "빨리 씻고 와. 나 너무 급하니까." "알았어. 오빠 금방 씻고 올게~." 폭탄녀가 욕실로 들어갔다. 기회는 이때다. 나는 살금살금 걸어서 신발을 들고 방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세상이 온통 뿌옇게 보였다. 새벽이라 안개가 낀 건가... '어머나 내 안경!' 폭탄녀의 허벅다리에 올라타며 벗었던 안경을 벗어놓고 나왔다. 산 지 얼마 안 된 안경이었기에 버릴 수 없었다. 나는 광속으로 엘리베이터로 뛰어가 다시 폭탄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방 앞에 도착한 나는 방문에 귀를 기울여봤다. 물 소리가 들렸다. '아직 씻고 있구나... 생리가 엄청 쏟아지나?' 문고리를 조심히 돌려봤다. 잠겨있으면 어쩌지 싶었지만, 다행히도 잠기는 타입은 아니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철컥 폭탄녀가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 "오빠 여기서 뭐 해?" "아! 안경!" 광속으로 침대를 향해 뛰어가 안경을 집어 들고 그대로 뛰쳐나왔다. 끝. 글쓴이ㅣ 프로이트 원문보기▶ http://goo.gl/b8d7o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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