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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반한 스튜어디스 그녀와의 사랑 3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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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그냥 바라봅니다. 입을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그녀가 제게 와주었고 제 품에 있습니다. 그녀를 호텔에 바래다주기까지 나눈 이야기들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그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그저 바라봅니다.
 
'꼬르륵'
 
침묵의 로맨스를 깬 건 배고픔의 절규였습니다. 문제 제 뱃속이 아니라는... 콩깍지뿐만이 아닙니다. 구미호에게 홀려도 단단히 홀려서 그녀의 뱃속 절규도 귀엽기만 하고 그녀가 흘린 침이 고로쇠물 보다 청정했습니다. 입을 맞추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가갑니다.
 
"추릅..(쓰윽)..하~아아암! 잘잤당..."
 
" ...."
 
" ...."
 
"키득... 풉..."
 
"..."
 
"밥 먹자. 일어나 이제. 나 팔에 감각이 없어...."
 
"응..."
 
민박집 마당에서 전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그녀의 얼굴도 손도 발도 깨끗이 씻겨주었습니다. 입으론 싫다고 엄청 땍땍거렸지만, 몸은 가만히 있어주었기에 행복했습니다.
 
" 제주도는 뭐가 맛있게~?"
 
"오분자기, 감귤, 똥뙈지, 다금바리, 전복......등등"
 
"아침은 컵라면!"
 
"뭐!"
 
"뭐?"
 
"아... 저 표정. 먹자 먹어!!!"
 
우린 그 어떤 신보다 전지전능하여 이 모든 일을 통찰력 있게 짐작하고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게 보이지 않게 힘써주신 주인 할머니께 큰절하곤 유유히 민박을 나왔습니다. 30분을 넘게 걸었고 전 연신 그녀를 구박했습니다. 차를 몰고 오지, 택시를 타고 그 밤에, 미쳐가지고..., 아놔... 등등 겨우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자연스레 방으로 올라가 룸서비스를 시킵니다.
 
"컵라면 2개와 김치"
 
왠지 전 특별한 우리의 만남과 꿈같던 지난 하루를 현실로 돌려놓고 싶었나 봅니다. 소박한 조찬으로 성격의 궁합을 보려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건 그 라면의 선택은 제 단독 의견이었고 그 이후로도 그녀는 제 의견에 항상 "Yes"로 답해줬습니다.
 
"내가 치울게. 씻어 먼저"
 
"씻어?..."
 
"안 씻어?"
 
"아니 씻지. 지금 씻으러 가..."
 
"뭔 생각을 하고 또 궁시렁 궁시렁..."
 
"너 먼저 씻을래 그냥?"
 
"같이 씻을래? 먼저 씻을래?"
 
그녀는 쾅하고 욕실 문을 닫고 들어갔습니다. 제게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이렇습니다. 그리고 젖은 머리와 민낯으로 큰 수건을 휘감은 그녀는 계속 절 반하게 하네요. 눈치를 보다가, 쭈뼛대다가, 두리번거리고, 여기저기 자리를 못 찾는 그녀를 보며 전 심각한 고민에 빠집니다.
 
'아.. 너무 안고 싶다.. 근데 너무 장난치고 싶기도 하고.. 어쩌지 ㅎㅎㅎ'
 
"뭐해 얼른 옷 입어 나가자!"
 
"어? 그러니까.. 찾아.. 지금. 옷"
 
"뭔 옷이 트렁크에 있을 텐데 찾아"
 
"아니.. 트렁크를 찾잖아..."
 
"지금 앉아 있는 게 의자 같냐?"
 
그녀는 이번에 쾅하고 침실 문을 닫습니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이씨! 야!"
 
"네. 누님"
 
"왜 나가는데!!"
 
"ㅋㅋ 다 입었어? 머리만 내밀지 말고 빨리 입고 나오세요~"
 
또다시 쾅. 전 짓궂음을 택합니다. 그리고 차를 몰아 서귀포로 달립니다. 그녀는 말이 없습니다. 첨엔 삐친 것 같더니 10분도 채 되지 않아 풍광에 넋을 빼앗기고 드라이브를 즐깁니다. 저도 말이 없습니다. 너무 소중해서 안지 못하고 화장도 못 하게 한 채 그녈 끌고 나왔으니... 심장은 도통 말을 듣질 않고 마냥 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전 그 시절 어렸고 서툴렀습니다.
 
제주도는 가족여행으로 한번 다녀온 게 다였고 처음 보는 여자에게 말은 건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행복했지만 '남자의 리드'따위 멘붕 그 자체였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이 행복을 유지해야 할지... 그래서 그냥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했던 우도로 향합니다. 무작정 여행책자를 삽시간에 훑어 보고는 서귀포항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제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오랜만의 휴가를 한껏 즐기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항구에 도착했을 땐 그녀... 또 침 흘리고 있네요.
 
"그만 자야지 쪽!"
 
"야 내려봐"
 
"응"
 
내리자마자 차 문도 닫기 전에 제게 달려와 절 안아버립니다. 너무 놀라서 그녀를 저도 꽉 안았지만, 균형을 잃고 넘어져버린 우리. 깔깔대며 웃다가 서귀포항 주차장 세면바닥에 누워 키스에 빠져버렸습니다.
 
"너 좀 용하네"
 
"그러게.. ㅋ 내 운을 다 쓴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 데리고 어디 갈 건데?"
 
"라면 맛있었지?"
 
"응"
 
"나랑 먹어서"
 
"응 ㅋㅋ"
 
"어디 갈지 중요해?"
 
"어?"
 
"나랑 있잖아..."
 
"응 주차장 바닥도 너랑 누워있잖아. 키득키득"
 
"나 팔꿈치 피나"
 
"어? 정말?"
 
"근데 너랑 있잖아"
 
"야! 일어나. 병원 가자. 아니 약국."
 
손으로 상처에서 나오는 피를 닦아내며 허둥지둥 입니다. 다시금 그녀를 안고 키스. 호텔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휴가 나온 항공사 스튜어디스가 묵는 호텔 스위트룸은 회사의 배려이고 당연히 호텔 직원과 안면이 있는 수준일 것이고 그녀가 직장에서 가십거리가 되길 원치 않았습니다. 우도는 가지 않았습니다. 선착장 주변에서 가장 깨끗한 숙소를 찾아 우린 방을 잡았고 어느새 우린... 함께 욕조에...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안고 틀어 올려 묶은 머리 아래로 목선과 살짝 내려온 가는 잔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전 이미 오르가즘이나 다름없는 황홀경에 사로잡힙니다. 그녀는 어깨선도 아름답습니다. 다친 팔꿈치가 어쩌고, 다리에 털이 저쩌고 긴장한 탓인지 쉴 새 없이 재잘대는 그녀가 귀엽기만 한데 그녀의 라인은 전혀 귀여운 구석이 없습니다. 정신을 차리려 그녀의 뒤에서 작은 소리로 노래를 흥얼댑니다.
 
"그대 눈빛에 취해 잠들고 싶은 이 밤~ 나 혼자 느끼고 싶은 사랑~ 그대 숨결마저도 내가 느끼는 사랑 노래~ 이젠 그대 마음 안에서 쉬고 싶어"
 
"무슨 노래야?"
 
"김건모"
 
"제목은?"
 
"나 친구 버리고 왔다"
 
"응... 연락해봐야지?"
 
"사랑해..."
 
"....."
 
"....."
 
진심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그녀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녀를 안고 젖은 채로 침대로 향합니다. 수건으로 그녀를 싸 안고 따뜻하게 안아줍니다. 고작 3~4cm 큰 키로 그녀를 모두 안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키스와 그녀의 움직임으로 우리의 첫 섹스가 시작되었습니다.
 
" 나도.. 사랑해.. 가보자. 갈 때까지"
 
제 차례가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제 몸을 탐닉하도록 놔두어야 했지만, 그녀의 답이 있었습니다. 뭐든 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장! 제 위에 올라와 있는 그녀를 제압하여 바로 눕히고 천천히 속눈썹부터 귀, 턱선, 목선, 어깨까지 손가락으로 터치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처음으로 터치하는 순간 저도 그녀도 기억하지 못할 세계로 빠져듭니다. 서로 이리저리 엎치락뒤치락하다가 하나가 됩니다. 제 눈을 마주하고 시선을 피하지 않습니다. 그녀를 바라보는 제 눈을 느끼고 있고 그런 제 시선 역시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폭발한 순간까지도 우린 시선을 마주하고 마지막 오르가즘을 키스와 손자국이 날 정도의 포옹으로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렇게 우린 제주도의 모든 일정을 그곳에서 보내버렸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본격 데이트를 하기 전까지 우린 옷을 입은 모습보다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더욱 많이 접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녀와 저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글쓴이ㅣLipplay
원문보기▶ http://goo.gl/0eYC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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