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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마루 섹스썰 [6탄]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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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그 애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수많은 사진을 봤다. 당시에는 과도한 포토샵 처리로 인한 실제 인물과 다른 사진에 무수히 많은 낚시질이 있었지만 그 애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쌩얼 100% 양질의 사진만을 고집했다. 눈이 굉장히 큰 게 기억에 남는다. 음... 볼수록 빠져든다.
 
한가지 좀 불만이었던 점은 약속 잡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언제라도 출동 가능한 5분 대기조가 되어야만 했다. 갑자기 연락해서는 다짜고짜 나오란다.
 
“하... 내가 무슨 건물주거나 복권에 당첨돼 돈 걱정 없이 놀고먹는 신세라면 충분히 나갈 수 있지만 난 똥꾸녕 찢어지게 까지는 아니지만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영세 사업자인데 밑도 끝도 없이 이러면 곤란해...”
 
“응, 그러니까 나와.”
 
답정녀였던 그 애. 뭐 그것도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매를 버는 힘!
 
그 애와의 만남은 지극히 평범했다. 만나면 손잡고 걸으며 산책하기, 영화 보기, 예쁜 팬시점에서 놀기, 으슥한 곳에서 담배 피우기, 시장 구경하기, 힘들면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시기.
 
“야! 넌 맨날 소주만 마시냐? 여자애가 술도 쎄네. 맥주는 안 마셔?”
 
“응, 맥주는 맛이 없어. 술은 소주가 최고지~~ 이모~ 여기 꼼장어랑 고갈비 주세요.”
 
엽기적인 그녀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 것만 하는 나의 의견은 그냥 씹는 껌이다. 그날따라 술이 너무 잘 받았다. 친구로서 알게 되어 술 친구가 된 우리. 대화는 참 잘 통했다.
 
“야! 너 무슨 일하냐?”
 
“나? 알면 다친다. 묻지마”
 
“알았다...”
 
그렇다. 술친구 사이인데 그런 쓸데없는 물음은 의미가 없었다. 그 애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둘 다 거하게 꽐라가 되어 집으로 가는 길.
                                     
“나 업어줘”
 
“너 진짜 양심도 없다. 딱 봐도 내가 업힐 상황인데.’
 
“업어 줘. 업어 줘~”
 
“어휴… 알았다. 알았어.”
 
그 애를 업고 천천히 걸으며 그 애의 향기를 느꼈다. 어느새 잠이 든 그 애를 조심스레 깨웠다.
 
“야! 일어나! 집에 다 왔다. 아 겁나 무겁네.”
 
“어?... 다 왔네... 수고했다.”
 
“휴… 들어가. 다음에 또 한잔하자.”
 
“야~ 너 혹시 게임해? 카트라이더.”
 
“아니. 그게 뭐야?”
 
“자동차 게임인데 정말 재미있어. 한 번 해 봐.”
 
“게임은 관심 없는데... 알았어. 그런데 어떻게 하는 거야?”
 
“내일 시내에 있는 OOO PC방에서 보자 알려 줄게.”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했다. 겉모습은 친구인데 하는 행동과 말은 연인 사이였다. 다음날 그 애를 Pc방에서 만나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오! 이거 은근히 재미있다. 초보자인 나는 고급 기술을 하지는 못 했지만 충분히 흥미로웠다.
 
“아~~ 쫌! 부딪히지 좀 마!”
 
“처음이잖아! 아씨! 어렵단 말이야.”
 
“너 이번 주까지 연습해서 다시 봐.”
 
“응... 알았어.”
 
PC방에 오후에 들어가 새벽에 집에 들어가기를 일주일. 실력은 꽤 늘었고 더 빠져들었다. 이후로 그 애와의 만남은 잦았지만 그만큼의 잠수 기간도 길었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그 애를 기다리게 됐고 못 보면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허전했다.
 
‘뭐지... 이 기분은? 내가 얘한테 길들여진 건가? 좋아하는 건가?’
 
복잡 미묘했다. 친구를 불러 소주 한 잔을 하며 나의 현재 심정을 다 말했다. 나에겐 꽤 고민이었다.
 
“야… 너 걔 안 좋아하면 안 되냐? 꼭 걔여야만 하냐?”
 
“왜? 걔 좋아하면 안돼? 이유가 궁금하네? 말해 봐.”
 
“...이유는 묻지 말고 그냥 친구 사이로만 지내라. 너 걱정돼서 하는 말이니까...”
 
“대체 왜!”
 
친구는 끝까지 침묵했고 답답함의 나날이 계속되는 어느 날. 그 애한테 또 갑자기 연락이 왔다. 웃는 모습이 유난히 예뻤던 그 애.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 애의 웃음은 훗날 나에게 그리움과 아픔으로 다가올 줄도 모른 채 그 애와의 유쾌한 만남을 이어 가고 있었다. PC방에서 옆자리에 앉아 서로 아무 말없이 글로만 대화하기, 급하게 집에 일이 있다며 가 버렸다가 10분도 안 돼서 다 처리했다고 다시 나오라고 하는 일 등등. 이 애와의 만남은 어느새 스펙타클하기까지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도 하나의 추억이다. 그리움이 묻어나는 그 애와의 추억.
 
말없이 잠수 타는 그 애의 생활에 길들여진 나는 한동안 또 기다림을 반복했다. 이번엔 좀 길었다. 걱정이 앞섰지만 전화해도, 문자 해도 답이 없어 서운함이 극에 달했을 때 나는 미니홈피에 새 글 하나를 보았다. 그 애였다.
 
‘OO아 안녕? 나야. ㅋㅋㅋ 잘 지내지? 요즘 너무 바빠서 연락도 잘 못했네… OO아...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친구한테 얘기 들었어… 네 마음을... 받아 주지 못 하는 내 모습이, 이런 생활을 하는 내 모습이, 너에게 당당하지 못한 내 모습이 너무나 저주스럽고 구역질이 나… 친구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나… 술집에서 일해... 2차도 나가고... 너와 난 너무도 다른 생활을 하기 때문에 너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 여자친구가 술집에 다니면 너도 그렇고 나도 안 좋잖아… 너무 미안하고 때론 안쓰럽기도 해… 그렇지만 널 좋아하는 내 마음만은 알아주길 바라. 앞으로 또 볼지 언제 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항상 몸 생각해서 일하고... 열심히 일하는 너의 모습 참 보기 좋았어… 네 곁에서 더 가까이 보고 싶지만 나 지금 너무 먼 곳으로 와서 네 옆에 있을 수가 없네. OO아 내가 그동안 너에게 했던 행동들 이해할 수 없었을 거야. 매일 웃음을 팔고, 술을 따라 주며 돈에 따라가며 2차까지 나가는 난, 나와는 다른 평범한 삶을 사는 남자친구가 있으면 했어... 그때 마침? 너를 알게 되었고 너랑 지낸 시간이 내 삶에 있어서 제일 행복했던 시간이었어… 네 곁에서 응원해 주고 싶지만 지금 너무 먼 곳으로 와서 언제 만나게 될지 몰라. 다시 만날 날까지 딴 여자 만나면 죽는다. 잘 지내고 보고 싶어… 많이... 그리고 사랑해...’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그 애가 왜 그랬는지 왜 그렇게 유난히 웃었는지, 소소한 것에도 큰 기쁨을 느꼈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가끔 툴툴거린 내 모습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나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좀 더 잘 해줄걸, 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걸…
 
지금 후회해도 머저리 같은 나 자신만 부끄러웠다. 나 또한 몸이 힘들었지만 그 애는 몸과 마음이 얼마나 지쳤을까... 너무나 괴로웠다. 그 후로는 그 애를 볼 수가 없었다. 힘들 때 보고 힘내라며 보내 준 그 애의 사진, 가끔 엉뚱한 문자로 당황하게 했던 그 애의 문자. 모든 게 다 소중한 추억이지만 시작도 못한 이별에 적응할 수 없었다. 아픈 사랑은 지금도 날 움츠려 들게 한다.
 
 
글쓴이ㅣ베니마루
원문보기▶ https://goo.gl/nnA8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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