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 중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저 또한 다양한 첫경험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폰섹스가 섹스에 포함된다면, 저는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90년대에는 졸업앨범 뒤쪽에 학생들의 집 전화번호가 있었어요. 그건 학원들의 영업 판로가 되었고 우리집 전화번호도 그런 식으로 알려지게 되었죠.
어느날 집으로 전화가 옵니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저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제일 먼저 옵니다. (부모님 맞벌이, 오빠는 고등학생) 그래서 집에서 오는 전화는 거의 다 제가 받았어요.
"xx초등학교 메이 학생 되세요?"
"네."
"여기는 oo교육청 xxx인테 지금 통화 괜찮겠어요?"
"네."
전화 속의 남자는 성교육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저는 열심히 대답했어요.
"이런 쪽으로 관심있으면 상담 받아볼래요?"
"네."
저는 성교육 책을 열심히 읽는 모범(!) 학생이었고 사춘기나 2차 성징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서 선뜻 응했죠. 좀 더 나이들어 보이는 듯한 남자 목소리가 전화를 받습니다. 그 분과 일주일에 세네번 정도 통화를 했는데요. 그 분은 저에게 성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기억나는 이야기는
"남자 성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남자 성기를 보고 싶어?"
"자위 해 본 적 있어? 어떻게 해?"
그 분한테서 자위 방법을 배우게 되었죠. (사실은 초등학교 때로 자위 경험은 있었지만)
수화기를 든 상태에서, 보지(그 당시에는 몰랐던 클리토리스)를 만지고, 젖꼭지를 만지라고 했었어요. 그리고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 저는 속으로 "왜 저렇게 헐떡거리나?" 싶더라구요. 전 그게 좋은지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우리는 폰섹스를 하고 있던 겁니다.
그러던 와중에 제가 중학교 2학년이 되고 이사를 가게 되었고 집 전화번호가 바뀌었는데 전화번호 변경 서비스 덕분에 그 분은 계속 전화를 하시더라구요. 전 과외 받느라 바빴고 학원도 다니게 되면서 전화를 못 받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불쾌한 기억일 수도 있고 하마터면 성폭행으로 연결될 뻔 했지만 저로서는 신기한 경험이었네요. 저런 식으로 낚이는 소녀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졸업앨범에 집 전화번호가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겠네요.
요즘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