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그 해 여름. 친구와 함께 알바를 구하다, 수원역 부근 단란주점(과거 단란주점은 홀에 스테이지가 있는 노래주점 임)에서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몇 일 뒤 길 건너 노래방에 자리를 잡았구요.
그곳, 노래방에 그녀가 있었습니다.
당시 심야영업 규제란 게 있었던 시기라 알바는 자연스레 새벽 1시면 끝이 났고, 그럼 우리는 근처 불법 영업중인 술집에 모였습니다. 동갑내기였던 그녀와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친구들도 늘어 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단란주점 사모님이 보조키를 맡긴 겁니다. 이후로 단란주점은 그야말로 우리의 해방구가 되었습니다.
해방구 스테이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그녀는 노래 대신 초등학교 때 시작한 태권도와 그녀의 가족사, 특기생으로 대학 진학에 실패한 지금, 그녀에게 남은 것.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금, 누구라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날이었습니다.
서로가 호감을 보이기 시작한 날이. 이후로 친구도, 연인도 아닌 미묘한 사이로 시간은 흘렀고 장난처럼 스킨십도 하고, 태권도로 한판 붙자고 시작한 겨루기는 레슬링으로 끝나곤 했습니다.
그녀도 여자인지라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있었지만, 거리를 주면 쏟아지는 발차기는 감당 할 수가 없을 정도 였습니다, 그녀의 돌려차기, 돌개차기는 예술이었습니다. 그렇게 알바 중간중간 노래방과 단란주점을 오가고, 새벽이면 단란주점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사이 여름방학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단란주점에서의 술자리가 정점에 오르자 몇몇 친구들은 단란주점을 빠져 나갔고 그녀와 저, 그녀의 친구 그리고 저와 단란주점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 이렇게 4명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얼마되지 않아 친구 둘도 술자리에 쓰러지고, 첫차를 타고 가겠다는 그녀를 위해 저는 소파를 붙여 잠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그녀의 옆에 눕겠다고 오버액션을 하며 주섬주섬 신발을 벗고 있는데 그녀는 별다른 저항없이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중앙 멀티비젼에 틀어놓은 채널[V]에선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노래와 VJ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그보다는 제 숨소리가 더 또렷이 그녀에게 전달 되었을 겁니다.
돌아 누워 있던 그녀의 어깨에 손이 가고, 살짝 그녀의 어깨를 누르자 그녀는 저를 향해 얼굴을 돌렸습니다, 잠시 뒤 그녀와의 첫키스.. 키스. 그녀의 몸이 궁금해 지더군요. 가슴에 가져간 손이 옷속을 파고들 때 그녀보다는 제가 더 떨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몇번 제 얼굴을 잡고 고개를 저으며, "친구들.." "안돼.."를 힘없이 말하긴 했지만 제손을 제지하지는 않았습니다. 거기까지 오게 되니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그녀의 제지가 있던 건 청바지 아래로 손끝이 닿을 때 쯤이었던것 같습니다. 잠시 장난처럼 실랑이가 있긴 했지만 큰소리도 못 내는 상황, 발차기도 두렵지 않은 거리. 청바지 호크가 풀리고 좀더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녀는 저보다는 잠든 친구들을 더 의식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가 움직일 때마다 새어나오는 낡은 비닐 소파의 마찰음도요.
거기서 삽입까지는 그다지 오래걸리지 않은 것 같아요.. 아니.. 사정까지요.. ㅠㅠ 그렇게 조금을 누워있다, 그녀와 저는 단란주점을 빠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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