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오르가즘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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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 앤 뷰티풀> 1 내가 처음으로 오르가즘을 느낀 날을 나는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학교 2학년 무렵 나는 난생 처음으로 남자를 사귀었고 그와 지속적인 섹스를 했다. 그 이전에도 섹스 경험은 있었지만 단편적이었고, 늘 조금은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라서 오르가즘 같은 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와 섹스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오르가즘을 느꼈다. 대부분의 섹스는 술을 마신 날 밤에 이뤄졌었지만 그날은 우리가 함께 밤을 보내고 눈을 뜬 늦은 오전이었다. 잠에서 깬 그가 먼저 내 몸을 부드럽게 안았고 곧 이어서 긴 키스를 했다. 세수도 양치도 하지 않았지만 창피함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었다. 나는 그만큼 그가 편했고 섹스를 하면서도 더 이상 긴장하지 않는 순간이 온 것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섹스를 하면서 나는 내가 원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몸을 움직였다. 여태까지의 섹스는 뭘 몰라서 그저 남자가 리드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처음으로 여성상위 체위에서 그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말을 한 다음 내 나름의 리듬을 찾았다. 그건 이성으로 찾는 것이 아닌 내 내부의 깊은 소리를 듣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온 정신을 지금 하고 있는 이 행위, 즉 섹스에 집중했다. 그러자 갑자기 놀라운 순간이 찾아왔다. 온 몸이 내 버자이너로 응집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만 이내 척추 쪽에서 여태 느끼지 못했던 강한 전류 같은 것이 흘렀다. 그러고 나서 머릿속에는 그야말로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세포 하나하나가 펑펑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영원히 이 순간을 지속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이상하게도 약간은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너무 슬퍼서도 너무 기뻐서도 아닌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여태까지의 신음은 모두 가짜였다는 듯이. 그날 나는 입을 틀어막아도 신음 소리가 나왔다. 상대방을 자극하기 위해, 혹은 이 순간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내는 신음이 아니라 정말로 목울대 저 안쪽에서 밀려나오는 그런 신음이었다. 서서히 오르막을 오르듯이 진행된 오르가즘은 클라이맥스에 다다랐고 그야말로 온 몸이 부서지면서 동시에 조여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허리가 꺾이고 더 이상 나는 내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그가 대신 나의 골반 뼈를 잡고 앞뒤로 움직이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섹스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느꼈다. 바로 말로만 듣던 오르가즘이었다. 생각보다 오르가즘은 그렇기 길지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듯이 느껴졌다. 그 이후 나는 그와의 섹스에서 매번 오르가즘을 느꼈고, 그와 헤어지고 난 이후에도 남자와 섹스를 하면 열의 여덟은 오르가즘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어떻게 해야만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나름의 공식 같은 게 생겼다. 2 여자의 오르가즘은 남자와 달라서 사정의 순간에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여자도 굉장히 흥분을 하면 사정을 하는데 꼭 사정을 해야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은 아니며 사정하는 그 순간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남자의 섹스가 사정의 직전 최고조로 달해서 사정과 동시에 오르가즘을 느끼고 그 이후 빠르게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을 하는 반면 여자들은 천천히 경사가 급하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처럼 진행된다. 그리고 나서 절정의 순간이 오고 다시 또 천천히 내려온다. 흔히 여자들이 섹스가 끝나고 나서 남자들이 안아주거나 키스해주길 원하는 것은 섹스가 끝났다고 해서 여자들의 흥분 상태가 완전히 진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섹스의 끝은 남자가 정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정을 하고 나면 남자의 페니스는 더 이상 발기 상태를 유지하지 않는다. 그의 정신이 강력한 오르가즘에서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것처럼 페니스의 크기도 발기 이전으로 빠르게 줄어든다. 그러니 여자 쪽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여운이 남은 상태에서 섹스를 끝내는 경우가 많다. 단 이걸 오래 길게 해야만 여자가 좋아한다는 뜻으로 착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섹스가 길다고 반드시 좋은 건 아니며 오래한다고 해서 여자가 좋아하는 건 아니다. 여자의 질은 매우 약해서 장시간동안 마찰이 이뤄질 경우 쓰라리고 아프다. 거기다 좀 긴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흥분은 점점 가라앉아서 질 분비액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러므로 이런 상태에서의 성기간 마찰은 여자에게 고통 이외에는 아무 것도 주지 못한다. 많은 남자들이 아마 자신의 섹스 파트너에게 오르가즘을 선사하고 싶을 것이다. 남자야 어떤 여자와 섹스를 하건 일단 사정이 이뤄지면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지만 여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여자의 오르가즘은 좀 더 복잡하고 내면적이며 육체 뿐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도 상당히 많은 작용을 한다. 그러나 내가 남자들에게 들었던 여자에게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 법은 순 엉터리였다. 좌로 세 번 우로 세 번 다시 바로 한번 이라는 페니스 움직임 공식이나 무조건 깊게 찌르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깊은 삽입을 시도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아무런 도움도 못된다. 오히려 여자에게 '빨리 섹스를 끝냈으면 좋겠다' 라는 느낌만 줄 뿐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오르가즘을 위해 남자들이 해야 할 일이 뭘까?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여자의 오르가즘은 복잡하다. 그것은 어느 하나를 노력한다고 해서 느낄 수 있는 것도, 섹스를 할 때마다 매번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우선 여자의 심리 상태를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한다. 여자가 하기 싫어하거나 혹은 섹스를 하면서 꺼려하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여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결국은 오르가즘 없이 남자의 사정만 기다리게 되는 섹스가 될 뿐이다. 최대한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그녀가 좋아할 만한 달콤한 말들을 해 주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그리고 피스톤 운동도 무조건 쎄게 혹은 깊게가 아닌 천천히 그리고 섹시한 느낌을 주면서 하는 게 훨씬 좋다. 가급적이면 그녀 스스로가 피스톤 운동의 리듬을 정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여자가 남자 아래에서 허리를 움직이는 것 보다는 삽입 깊이나 리듬을 정할 수 있게 허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여성 상위가 가장 좋다. 이때 도와준답시고 남자도 같이 허리를 움직이거나 여자의 골반이나 허리를 잡고 앞뒤로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면 리듬이 깨져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자의 오르가즘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번 리듬이 깨지면 남자가 사정할 때까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그럼 여자가 여성상위를 하는 동안 남자는 무얼 해야 하는가. 여자의 허리를 잡고 앞뒤로 흔들지도 못하고 더불어 자신의 허리도 움직이지 못한다면 남자는 팔 베게를 하고 누워서 먼 산을 봐야 하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하면 여자의 흥을 깨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끔 내가 여성 상위를 할 때, 팔 베게를 하고 누워서 눈을 감고 있는 남자를 보면 오르가즘이고 나발이고 따귀라도 한대 후려갈기고 싶다는 느낌만 준다. 여성이 오르가즘을 위해 리듬을 탈 때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다. 먼저 손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자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거나 발을 만져도 좋다. 그러나 가장 좋은 건 유두를 부드럽게 만지고 애무하는 것이다. 여자가 유지하고 있는 리듬을 깨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어루만짐 정도라고 생각하면 딱 맞을 것이다. (포르노 영화에서처럼 손에 힘을 잔뜩 줘서 가슴을 꽉 움켜쥐는 건 가장 나쁜 애무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도 좋을 것이다. 사랑스럽다던가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다던가 하는 말들은 여자에게 더 많은 상상을 하게 하고 이것은 곧 오르가즘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뒤에서 받쳐주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그리고 마침내 절정의 순간이 오면 여자는 허리를 뒤로 꺾거나 갑자기 신음 소리가 달라지거나 아니면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면 남자는 여자의 허리나 골반을 잡고 부드럽게 천천히 움직여주면 된다. 그리고 설사 남자 쪽에서는 하나 좋을 게 없더라도 같이 신음소리를 내어주는 게 좋다. 여자들이 자긴 하나도 좋지 않은 남자의 오르가즘 순간에 신음 소리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허나 이건 억지로 하는 게 아니다. 왜냐면 섹스는 상대방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그녀의 오르가즘이 끝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남자 자신을 위한 피스톤 운동을 하면 된다. 너무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막 오르가즘을 느껴서 흥분 상태가 가라앉지 않은 여자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남자의 오르가즘을 도울 것이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나 따로 오르가즘을 느끼고 남자가 또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 보다는 흥분 상태를 적절히 조절해서 동시에 오르가즘을 느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여자가 오르가즘 순간에 도달하면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잡고 움직이면서 자신의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것이야 말로 최상의 오르가즘이 아닐까? 물론 이렇게 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단 한번 만나서 섹스해서는 불가능하며 서로의 리듬을 알아야만 가능하고 또 남자 쪽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여자는 자신의 오르가즘을 늦추기가 힘들다. 왜냐면 그건 사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3 섹스를 하면서 반드시, 꼭 오르가즘을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르가즘은 섹스에 있어 가장 절정의 순간이자 섹스의 꽃이다. 이왕 하는 섹스라면 오르가즘을 느끼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 보다는 훨씬 좋다. 남자도 마찬가지. 사정을 하지 않은 채 섹스를 끝낸다면 그건 남자 입장에서 섹스를 한 것도 아니라고 느낄 것이다. 남자의 섹스야 함께 해줄 여자가 있고 또 어느 정도의 피스톤 운동이면 사정이 이뤄지면서 당연하게 오르가즘이 따라오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여자의 오르가즘은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서 상대가 기쁘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조금 귀찮게 여겨지더라도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오르가즘을 도와주면 어떨까? 그러면 당신의 도움으로 오르가즘을 느끼게 된 그녀는 틀림없이 더 많이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제시한 방법은 어디까지나 한 예일 뿐, 모든 여자들에게 해당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도와주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세상의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섹스 역시 대화가 필요한 문제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글쓴이ㅣ남로당 칼럼니스트 블루버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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