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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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앵커맨> 비아그라는 우리나라에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의약품'입니다. 물론 남대문 같은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도 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저처럼 밝은 세상에 사는 일반인들에겐 아득한 얘기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게 비아그라를 자그만치 세 알이나 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세 알을 다 사용했고, 그 과정이 이번 이야기의 중심 테마입니다. 더불어 여러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까 하는 생각에 비아그라에 관한 몇 가지 상식들도 중간 중간에 함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쓸모 있는 짓이 되길 바라며 이야기 시작합니다. - 마침 비아그라가 내 손에 건네진 그 날엔 저녁 때 모임이 있었다. 당장 테스트하러 딴 데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본격적인 사용 전에 만천하에 공개하여 자랑하는 것도 재밌을성 싶어 그냥 참석하기로 했다. 대략 남녀 반씩 열 명 정도 참석한 술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를 지루하게 기다리던 나는 마침내 비아그라가 든 비닐봉지를 머리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또박또박 분명한 발음으로 "비. 아. 그. 라." 라고 외쳤다. 당연히 좌중은 술렁거렸다. 그리고 이미 충분히 예상한 선망과 질투, 호기심의 시선들이 웅성거림과 함께 공기 가득 퍼져 나간다. 그러나 그 음미의 즐거움은 옆자리에 앉은 구차스런 K가 입을 벌릴 때까지만 간신히 유지 되었다. "나 한 알만..." 이 무슨 너저분한 구걸인가. 나는 K에게, 입장을 바꿔서 네가 나라면 줄 수 있겠냐며 두 눈을 응시하며 물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저 멀리 구석에서 중얼거림들이 귀에 들려왔다. "근데 저거 부작용도 꽤 많던데..." 어디나 얄팍하며 잡다한 상식이 많은 사람들은 있게 마련. 과연 이건 또 무슨 수작들일까 가만히 귀 기울여 보았다. "24시간 동안 발기가 안 가라앉아서 병원에 실려 가는 경우도 있다더군." 저게 축복이지 왜 부작용이냐며 K와 큭큭 대고 있는데 그의 얘기는 계속 이어진다. "특히 술이랑 같이 먹으면 고혈압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던데? " 저건 왠지 좀 그럴듯 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K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졸라댔다. 이미 모임이 꽤 진행 된지라 다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상태. 그때 갑자기 약간의 새디즘과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K에게 제안했다. "그럼 너, 내가 한 알 줄테니까 지금 먹어볼래?" "응? 술취해서 먹으면 심장마비 일으킬 수도 있다는데?" "우린 젊으니까 괜찮을 걸?" “하지만 술에 찌들어 신체나이 40대잖아.” K는 호기심과 두려움의 사이에서 잠시 망설이더니 그냥 주면 안 되냐며 비굴한 목소리로 사정했다. 난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에 비아그라 한 알을 꼭 쥐여주었다. 하지만 K는 좀처럼 입에 넣지 못하고 망설였다. 안먹을거면 내놔라, 하는 노련한 심리전 끝에 막상 강군이 손가락을 떨며 비아그라를 입에 가져가려 하는 순간, 갑작스레 저 신비의 영약을 구하기 위해 그간 흘려야 했던 피와 땀의 순간들이 섬광처럼 눈앞에 지나갔다. 그제서야 단순한 호기심으로 남의 입에 저 소중한 한알을 넣어 버린다는건 있을 수 없다는 자각이 갑작스레 머리를 때렸다. "잠깐만!" 입에 넣으려는 K와 다시 빼앗으려는 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근데 누가 알았을까. 어렸을 때부터 친구가 먹으려는 걸 빼았으면 바로 내 입으로 집어넣던 버릇이 여기서도 발동될지를. 꿀꺽. 처음 보는 여자들이 끼여 있는 모임 자리에서, 대놓고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어 버린 것이다. 순간 좌중에 침묵이 흘렀다. 비아그라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요 2▶ http://goo.gl/zxMgF7 글쓴이ㅣstra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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