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잉이란 무엇인가?
속되게 말하면 우리 말로 돌림 빵이라 할 수 있다. 단, 돌림빵이 집단 강간 등의 성 폭력을 뜻한다면, 이 스윙잉은 반드시 참여자들의 합의 하에 이루어 지는 그룹/교환 섹스를 뜻한다. 얼마 전 이라크 파병 건과 맞먹을 만큼 대형 이슈로 부각 된 바 있던 사건 -스와핑이단순한 부부 교환 만을 뜻하는 데반해, 스윙잉은 파트너 교환을 포함한 그룹 섹스, 3자 섹스, 내 남편이 다른 여자와 떡 치는 장면을 보며 즐거워 하기 등의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좀 더 넓은 개념의 용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웬만한 사람은 한 번쯤 다 봤을 금번 [별장 스와핑] 은 스와핑이 아니라 스윙잉 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일단, 스윙잉을 권장하거나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그렇다고, 인간으로선 차마 못 할 짓으로 생각하거나 변태 행위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건 분명히 개인적인 취향이며, 즐길 권리를 가진 성인들의 선택이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본인들이 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과 조심을 기할 필요가 있겠지만, 부인/남편이나 애인과 함께 섹스 파티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옆에서 충고하지 않아도 본인 스스로 누구보다 심사숙고 했을 것이므로 나의 사고 방식과 내공을 기준으로 어줍잖은 충고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 바닥이나 마찬가지 이겠지만, 스윙어 (스윙잉을 하는 사람) 중에서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 진짜 스윙어들은 그룹 연애, 그룹 섹스, 심지어 그룹 가족 등을 이상적인 관계 상으로 보고 자신들의 가족관, 섹스관에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섹스를 포함하여 일상적인 관계를 할 때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려 들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그 사람의 기쁨과 행복을 함께 즐겨 줄 줄 아는 것이다. 라는 알고는 있으나 실천하기엔 졸라 어려운 [관념] 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 오히려 위대하다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따라서, 그들은 애인이나 부인/남편이 아닌 사람을 그렇다고 속여 섹스에 참여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색다르고 자극적인 자기 만족을 위해 스윙잉 커뮤니티를 찾는 사람은 모두 가짜일 확률이 높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나 일상적으로 항상 마주쳐야 하는 사람을 스윙잉에 끌어들일 용기가 없다.
특히, 대개의 스윙잉 커뮤니티에선 파트너가 없는 남자는 입장을 시켜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안달이 난 남자들은 대부분 돈으로 계약을 맺은 직업 여성들을 동반하고 입장한다. 아니면, cool 이라는 단어를 좌우명 처럼 여기는 채팅에서 만난 묘령의 여성과 합의를 하여 애인을 가장하기도 한다. 정통 스윙잉 커뮤니티에서는, 이렇게 구라를 쳐서 입장했다가 걸리면 개 망신을 당하고 즉각 추방을 당하기 마련이다.
질투심으로 똘똘 뭉친 본인으로서는, 내 남자가 딴 뇬 젖꼭지를 입으로 애무하거나, 딴 뇬 궁둥이에 페니스를 박는 장면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요즘 조폭 영화에 흔히 나오는 말로 ? ‘담가’ 버려도 시원 찮을 것 같다. 세월이 지나면 또 모르겠지만, 그건 우리 신랑도 마찬 가지 일 것이다. 이렇듯 질투를 생활화 하고 있는 우리 민간인 (?) 들로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섹스 하는 장면을 상상이 아닌 현실로 지켜 보며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미국 전역의 공식 스윙잉 클럽 리스트를 정리한 Nasca Directory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된다. 안 하고 살면 될 거 아닌가. 성적 취향의 소수자 는 분명히 있는 거고, 우리는 어떤 분야의 소수자 든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그 들을 나무랄 권리는 없다고 본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원래 요즘 사람들은 남의 일에 별로 관심이 없지 않은가. 옆 집 사람과 인사한 번 안 하고 지내는 인간들도 수두룩 하지 않은가.
후르르 이슈가 되었다가 금새 꺼져버린 이번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며, 난 사람들 참 무섭구나. 란 생각을 했다. 대화 한 번 나눠보지 않은 사람에게 [개 돼지 보다 못한 인간이다.] 라는 말을 어찌 그리 쉽게 뱉을 수 있는가 ? [외도 보다 스와핑이 나쁘다.] 라는 생각은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 ? 내 생각에 그것은 [보편적이지 못 한 것은 다 惡 이다.] 라는 말로 밖에 안 들린다. 떳떳하고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듯 그들은 TV에, 라디오에, 신문의 칼럼란에 등장 해 기세 등등하게 ‘아름다운 性’ ‘건강한 가정’을 외쳐댄다. 그리고, 섹스를 특이하게 하는 것 들은 모두 변태이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법으로 처단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나는 그들이 스와핑이 뭔지, 스윙잉이 뭔지 … 그것이 정말 점점 문란해 지는 성 문화의 단면인지, 아니면 수 천년 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문화의 한 가닥인지 … 제대로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경험은 못 해 봤더라도 … 경험자의 이야기나 스윙어들이 철칙으로 삼고 있는 기본적인 룰만 알더라도 ‘스윙잉’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줄 만한 일반적인 문화는 아니라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우려해야 할 것은, 뭔가 새로운 것이 있으면 멋 모르고 뛰어 들어 판을 흐려 놓는 가짜들의 소행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성향에 대한 뚜렷한 자각이나, 책임감 없이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찾아서 스윙잉을 시도한 사람들은 대개 성공하기 힘들다. 예를 들면, 스윙잉 판에는 ‘내 부인이나 남편이 삘 꽂히는 상대를 못 만났다거나, 즐겁지 않은 눈치라거나, 마음이 바뀌어서 하고 싶지 않으면 설득하거나 왜?라고 묻지 말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함께 나와야 한다.’ 라는 철칙이 있다. 어설픈 가짜 스윙어들은 대부분 그러한 철칙을 제대로지키지 못 한다. 그런 사람들은 스윙잉의 기본적인 목적이 ‘부인/남편과의 풍요로운 섹스 라이프를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가 아니라,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섹스로 부터의 탈출’ 혹은 ‘내 자신의 더 큰 쾌락’ 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짜 스윙어들은 멋진 스윙잉 파트너를 만나 한참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 함께 온 원 파트너를 배려하는 것 조차 까먹는다. 그런 행동은 당연히 상대방에게 ‘복수심’을 불러 일으키고, 둘의 관계는 점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그런 어설픈 스윙어들이 설치면서, [내가 다 해 봤는데요. 섹스라는 것이 중독성이 있어서 마약 처럼 계속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결혼 생활도 엉망이 됐고 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스와핑 그거 하지 마세요. ] 라고 얘기하는 걸 들으면 짜증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로 인해 도매금으로 변태 취급 당하는 진짜 스윙어들이 무척 억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사람들 걱정 까지 해 줄 것이 뭐가 있냐고 묻는 다면, “ 다수가 공감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인격적인 공격을 받아야 하고, 내 사생활을 침해 받을 수 있는 사회가 공포스러워서. 그리고, 그 희생자가 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 ” 라고 대답 할 것이다.
보신탕 먹는 다고 괜히 얘기 했다가, 거기 모인 사람들 한테 야만인 취급 당하고 있는데 … 어떤 사람이 식용견이 아닌 애완견을 먹고 와서 “ 사실은 나도 먹어봤는데… 맛도 없고, 개 한테 미안한 생각도 들어서 도저히 못 먹겠드라. 그 자리에서 다 토하고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렸어. ” 라고 떠든다면 얼마나 재수 없겠는가. 그 얘기에 사람들은 산 증인을 잡았다는 듯 확신에 찬 표정으로, ‘ 것 봐… 개고기를 먹는 건 말도 안돼. 얘는 지금이라도 반성하니까 다행이지. 죄책감 조차 없는 당신은 도대체 인간이야? ‘ 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열 받겠는가.
우리는 브리짓 바르도를 욕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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