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아이템 | ||||||||||||||||
|
17. 뒷골목의 '헬스'
0
|
|||||||||||||||||||
수수께기의 헬스클럽 일본어학원을 다니고 있던 2003년의 봄, 그러니까 랭귀지 코스 때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환율은 10 : 1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변변찮던 나는 주말이면 신쥬쿠, 이케부쿠로, 시부야, 록뽄기 등 번화가의 ‘보행자천국(步行天을 줄여서 호코텐이라고 하며 우리의 차 없는 거리를 말한다)’을 누비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이케부쿠로역 근처의 야경
그런데 그런 번화가의 뒷골목에는 반드시 라고 해도 될 정도로 ‘헬스’ 가 있었다. へルス= 헬스, 헬스라면 보통 한국에서는 주택가나 오피스가의 커다란 건물에 있기 마련인데, 분명히 우리말의 헬스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분위기가 야시시한 것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나는 호기심, 궁금증에 목덜미가 스멀스멀 가려워지면서 궁금한 것은 그냥 참고 못 넘기는 성격이라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여담을 한 마디 하자면 한국에서 일본어를 어느 정도 배우고 온 유학생들도 현지의 거리에 범람하는 가타가나에 쩔쩔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히라가나에만 중점을 두어 공부하는 한국에서의 학습법에만 의지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카타가나에 자유스럽게 되면 일본의 낯설던 거리가 차츰 익숙해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외래어는 대부분은 가타가나로 표기 한다. 맥도날드를 '막그도나르도'로 영화 킹콩은 '킹구콩구' 가수 휘트니 휴스톤은 '호이토니 휴스통'으로 읽는다. 그 때마다 깔깔거리며 가타가나에 눈을 뜨던 유학 2 개월 째의 일이었다. 헬스라는 이름과 입구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하얀 드레스셔츠에 나비넥타이를 맨 녀석들은 무슨 관계일까? 저 야리꾸리한 여자그림은 뭐고, 핑크색 반짝이 간판은 또 뭐냐? 한 눈에 이상한 곳이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풍모는 나를 혼돈 시켰다. 나무계단을 울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어놓았지만 나비넥타이를 한 20대 초반의 청년이 잽싸게 튀어나와 나에게 허리를 굽힌다.내가 조금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자 녀석은 “안심 하십시오! 자 이쪽으로…” 하며 나를 대기실로 안내했다. 하체를 단련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아 주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운동기구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전라의 여성들이 요상한 포즈를 하고 있는 대형 브로마이드가 벽면을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30분 6천엔」이란 가격표가 눈에 들어 왔다. 대충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감을 잡을 수 있었고, 그러자 심장이 고동치고 아랫도리가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전의 청년이 내게 6천엔을 받고, 나를 작은 방으로 안내해 주었는데 핑크 빛의 작은 침대가 한쪽 벽에 바싹 붙여져 있었다. 밖에서는 “왠지 한국 놈 같애”하며 조금 전의 그녀석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들려왔다. 나의 말투와 옷차림으로 눈치 챘으리라.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를 쓰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여자를 대할 때 흥분이 지나치면 풋과일밖에 먹을 수 없고, 여자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기 쉽다는 것을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에. “시츠레이시마스(실례 합니다)” 맑고 조금은 톤이 높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본여성 특유의 콧소리 섞인 발음, 흑발 숏 컷트의 머리에 유난히 하얀 피부, 덧니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22, 3세의 여자는 비키니 차림이다. 옷 벗는 것을 도와주며 “실은 이런 곳은 재패니즈 온리 즉, 내국인 이외에는 손님을 받지 않아요, 하지만 이렇게 오셨으니까 오늘은 즐기고 가세요” 한다. 알몸이 된 나를 방 한 켠의 샤워실로 데려가더니 같이 알몸이 된 그녀도 따라 들어와 몸 곳곳을 닦아준다. 그림 같은 가슴 선, 허벅지에 작은 장미 문신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구강청정제를 머금는 그녀는 내게도 따라하도록 요구했다. 그녀의 둔부에 손을 가져 가보았다.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표정은 없다. 헬스클럽의 여인들
‘옳지 만져도 되나부다!’ 나는 품에 쏙 들어오는 그녀를 난폭스럽지 않게 애무했다. 그리고 인 베드. 내 곁에 몸을 뉘어 연인처럼 다정히 속삭이는 그녀는 역시 섹스에 있어서 ‘소리’의 중요함을 잘 아는 프로였다. <아리랑>의 저자 님 웨일즈가 일본을 ‘소리의 나라’ 라고 했던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서 느끼는 남자의 성벽을 잘 이해하고 있는 프로였다. 내가 처음에는 헬스클럽인 줄 알았다고 했더니 배를 움켜잡고 웃는다. 운동하는 곳은 스포츠 지무 (sports gym)라고 한다고 가르쳐 주었다. 또 '패션 마사지', '성감 마사지', '성감 헬스' 등등 모두 비슷한 시스템의 업소라고 친절히 가르쳐 준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나 헬스 다녀’ 라고 말하면 이 새끼, 꽤 밝히네? 하고 생각 할 것이다. 살아있는 교육 한바탕 웃고 나더니 서비스가 더 한층 그레이드 업. “ 딥키스, 립터치, 69을 할 수 있고 특별히 성감대라도 있다면 말해주세요 ” 그 녀의 혀끝이 내 몸 구석구석을 지나가고 온몸의 핏줄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다. 소변을 배설하는 곳은 물론이요 대변을 배설하는 곳까지 립 서비스. 그 대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신음을 흘리자 그녀는 그 곳을 나의 성감대로 파악했는지 집중 공략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혼방행위(유사 성행위가 아닌 성기와 성기가 결합하는 행위)는 금지 되어있다. 그 녀의 거센 몸놀림이 갑자기 멈추었다. 무아지경의 피니쉬! 여기 까지가 정확히 25분 걸렸다. 다시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나오면서 그녀의 성심 어린 서비스에 감사의 표시로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5천엔의 팁을 건냈다. 그녀는 진심으로 감동한 얼굴이 되어 명함을 내밀었다.시간이 되면 동경을 안내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학생활 열심히 하라는 격려도 있지 않았다. 암 열심히 하고말고. 배웅하는 그녀를 뒤로하고 나온 나는 바로 이웃하여 붙어 있는 패션 마사지 가게로 들어갔다. 그래 열심히 하자!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