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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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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

이곳의 아침은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피곤해도 잠이 들기 어렵고, 늦게 자도 선 새벽에 눈이 떠지기 마련이다. 아파트와 다르게 길가와 건물이 얼마나 가까운지 차 소리는 물론이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가 누워있는 내 옆에서 속삭이듯 들리기도 한다. 습관처럼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봤다. 밝은 화면에 눈을 찡그리며 상단 알림을 보니 어젯밤, 아니 오늘 이른 새벽 톡을 주고받던 친구에게 톡이 와있었다.
 
'자요…?'
 
30분 전에 와 있던 톡이다. 손을 더듬거려 안경을 찾았다.
 
'방금 깼는데…아직 졸린데 깼어ㅠㅠ'
 
보내자마자 1이 없어지고 답장이 왔다.
 
'내가 깨웠어요??'
'아니…나 원래 무음으로 해놓아서 어차피 못 들어요. 그냥 빗소리에 눈이 떠졌네요.'
'아아 그랬구나아아아 나는 어제 낮잠을 너무 잤는지 잠이 안 와요'
'헐 못 잤어요?? 얼른 코 자요'
'아니 안 자고 싶어요. 저번에 말해준 토요일 새벽?? 딱 그런 기분이예요.'
 
토요일 새벽이라. 내가 말해준 토요일 새벽. 아 새벽에 하는, 아침에 하는 섹스가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줬었다. 나 아침 섹스 경험도 별로 없는데, 이전에 여행 가서 맞이한 새벽 섹스는 나에게 특별했기에 나는 자세히, 또렷또렷하게 당시의 경험을 이 친구에게 말해줬었고, 이 친구는 야하다면서도 계속 이야기해달라고 했었다.
 
'딱 그런 기분이라? 눈 뜨면 옆에 누가 있으면 좋겠는 기분!? 알쥐알쥐' 
'으응. 그래서 생각나서 톡 해봤어요.'
'ㅎㅎ갈까요?'
'네? 지금??'
'드디어 오늘 얼굴 보나??'
'지금 오게요?'
'응 갈 수 있어. 간단하게 씻고'
 
대화는 많이 나눠봤지만 아직 서로 만나본 적은 없었다. 잠이 안 오는 주말 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다 잠이 들고 싶어 인터넷 방송에 들어갔었다. 이 친구는 재워주는(?) 방송을 하는 신입 BJ였다. 여러 목소리를 탐방하다 시청자도 별로 없고, 이 친구 목소리가 제일 잠 잘 올 것 같아서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내가 주말마다 지내는 동네에 살고 있었다.
 
주중 본가 내려가서도 꾸준히 들어가 목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둘 다 같은 동네에서, 하는 일도 비슷하고, 살아온 배경도 비슷해서 소통이 잘 되었다. 다시 돌아온 주말, 나는 그 친구가 방송을 종료한 후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잠 안 오면 같이 보이스톡하다 잘래요?'
 
남긴 오픈카톡방 주소로 그 친구가 들어왔다. 보이스톡을 걸었다.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받았다. BJ해도 되겠다는 소리에 나도 안다고 했다. 배그 할 때마다 듣는 소리라고 허풍 떨었다. 맥주 사러 나가는 길에 서로의 집이 어느 쯤인지 공유했는데 지도상으로 고작 700미터 밖에 안 되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같이 맥주 마시자는 말에 그 친구는 거절했다. 방에 돌아와 대화하다 보니 자연스레 야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자기 전에 하려는 잠깐의 대화가 무려 2시간이 지났다. 그랬던 친구를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
 
약속이 잡히니 이불 속 따듯했던 몸에서 으슬으슬한 기운이 솟아났다.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오니 급 배가 고파졌다. 가볍게 버터를 바른 토스트 한 조각을 입에 베어 물고 길을 나섰다. 차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지저귀는 새소리만 들렸다. 비 온 후의 땅 냄새와 아카시아 꽃 내음이 어우러져 내딛는 거리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 길로 쭉 내려가다가 편의점에서 왼 쪽으로.. 아 편의점에서 뭐 좀 사가야지. 편의점을 들리고도 그 친구의 집까지는 5분도 채 안 걸렸다. 건물 앞에 서 있는 그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핀 채 다가갔다.
 
멋쩍은 웃음을 머금고 인사했다. 부끄러워하는 그 친구. 목소리와 어울리는 외모를 가졌다. 후다닥 올라가는 그 친구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사온 봉지를 건네며 눈을 쳐다보고, 방안을 보고, 코로 숨을 들이켰다. 룸 스프레이인지 향수인지 가벼운 자몽향에 기분이 야릇해졌다. 원룸치고 방이 넓었다. 널찍한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암막 커튼으로 반쯤 가려진 창문에선 적절한 채광이 들어왔다.
 
사실 오라고 해 놓고도 무슨 생각인지 몰랐다고 했다. 나 또한 홀린 듯 왔기에 그 말에 동의했다. 이 집에 처음 온 남자라 하는데. 에~~~~이.. 진짠 가보다. 금세 빨개지는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나도 이런 아침은 처음이라 했다. 우리 둘 다 처음이니 괜찮다며 말을 돌렸다. 방송 장비와 이것저것 구경하며 방을 둘러보았다.
 
"원래 집에서 브라 입고 있어요?"
 
속으로는 “마실 거 있어요?”라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더 깊은 속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아니..보통은 집에서 안 입는데 오늘은 그냥 입었어요"
"헤헤 그렇구낭"
"침대에 앉아도 돼요?"
"네 그럼요."
 
침대에 누웠다. 토요일이라 좋다는 둥, 새벽이라 기분이 좋다는 둥, 배고픈데 허기지진 않는다는 둥, 서로 다리가 예쁘다는 둥, 그 친구도 웃고 나도 웃으며 대화를 했다. 어느 세 나도 그 친구도 편한 자세로 누워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와 푹신푹신해. 냄새까지 좋은걸."
"침대 엄청 편하죠?"
"이래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구나. 더 있다간 잠들겠다. 잠들까요 말까요?"
"잠..들지 마요."

그 친구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 친구의 눈은 나의 눈을 따라왔다. 옅은 입술의 틴트, 손으로 찢길 정도로 얇은 흰 윗도리, 그 안의 검은 브라, 살짝 올리면 속이 보일 것 같은 돌고래 바지. 나는 숨을 들이키고 손을 내밀었다. 조금씩 변하는 그 친구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
 
"같이 토요일 새벽 느껴볼래?"
 
오랜만에 느낀 아침은 역시 옳았다. 금세 찾아오는 허무함 없이 여운이 오래갔다.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이 반쯤 가려진 체 잠 든 그 친구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씀담쓰담. 토닥토닥. 그 친구는 내 쪽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 친구는 금세 잠이 들었지만 나는 잠에 들지 못했다. 30여분을 눈을 감은 체 오늘 새벽을 회상했다. 배가 고파졌다. 이따 연락하란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아침 한기는 없어지고 따듯한 햇빛이 비쳤다. 눈을 찡긋 감고 기지개를 폈다. 담배를 피우자 노곤해졌고 눈꺼풀은 무거워졌다. 마음과 발은 가벼웠다. 아직도 토요일 아침이라니.


글쓴이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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