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파이]
"나도 잘 조이는 여자가 되어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하고 싶다."
명기 名器
[유명한 물건] a famous article
[일품] an excellent article
[악기] an exquisite instrument
통합 사전에서 [명기]라고 입력하여 검색하여 보았더니, 우리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名器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되어 있다. [유명한 물건] [훌륭한 물건]을 칭하는 일반 명사로서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의미의 명기 즉, An Excellent Vagina를 그 예로 들기에는 사전 편찬자가 좀 쑥스러웠었나 보다.
좌우지간, 훌륭한 물건이라 칭송되어 질 만한 Vagina 즉, 명기는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이며 어떻게 동작하는 것일까? 그 동안 흔히 들어온 명기에 관련한 몇 가지 진술들을 압축하여 보자.
명기는 ?
1. 남성의 페니스를 잘 쪼여주는 질이다.
2. 질 내부의 근육을 인위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여성의 성기이다.
3. 지렁이 천 마리가 지나가듯이 질 내부 벽에 주름이 많은 여성의 성기이다.
4. 빠른 속도로 강하게 조이고 풀어주기를 반복할 수 있는 여성의 성기이다.
5. 애액이 많이 나오고, G-spot이 발달되어 있으며 오르가슴시 사정 하는 여성의 성기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명기에 관한 다섯 가지 정의를 쭈욱 살펴보면, Excellent Vagina 즉 명기를 가르는 기준은 모두 질의 조임을 바탕으로 정의 내려진 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질의 모양이나 수축력이 발달된 여자라면 자연히 오르가슴도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5번과 같은 G-spot 설.
양귀비도 타고난 명기였다고 한다.
그럼, 내가 질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 하는 이유는 “내가 명기가 아니라서” 라는 말인가.
아니면, 여성은 자신의 흥분이나 오르가슴과는 상관없이 남성의 페니스를 잘 조여주고 빨아주고 씹어 주기만 하면 명기로서 칭송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 그럼 선천적인 명기라 일컬어지는 전설 속의 여인들은 너무 잘 조이는 기술로 남성을 빨리 넉 다운 시켜 정작 자기 자신들은 오 선생 한 번 못 만나 보고 한 평생을 지내왔던 것이 아닐까 ? 그렇다면, 이 명기론 자체가 오로지 남성들의 즐거움을 기준으로 놓고 이야기 되는 것 아닌가? 불공평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
잘 조이지도 못하고, 순수 질 오르가슴을 느껴본 경험도 없고, 클리토리스 애호가인 본인으로서는 조금 떨떠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치 않은 계기로 신 명기론을 주창하며 새로운 섹스이론을 설파 중이신 시인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시인이자 섹스문화 혁명가로 활동 중이신 송현 선생님. 그 분은 다년간의 경험과 연구로 직접 개발하신 SS 이론 (송현 섹스 이론)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신 명기론]을 주장하셨다.
[구식 명기는 거의 선천적이다. 선천적 명기란 말 그대로 신체적 조건이 타고날 때부터 명기인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후천적 명기란 신체 조건은 명기가 아니었는데, 부단한 노력을 해서 명기가 된 경우를 말한다.]
구식 명기의 사명은 알파도 남자의 쾌감을 높이는 것이고, 오메가도 남자의 쾌감을 높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남자에게 조금이라도 쾌감을 더 많이 주느냐가 관건이다. 구식 명기는 남자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만큼 헌신적이고 자기 희생적이다. 그 동안 명기 타령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서 말했듯이 독립문의 수축력이나 흡입력을 기준으로 명기를 판별했다. 그러다 보니 그 동안 주로 기방이나 화류계에서 명기가 많이 발견됐던 것이다.
SS식 명기는 구식 명기처럼 독립문을 조여서 남자를 기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 좋은 다양한 오르가슴을 하나라도 더 많이 선물 받느냐가 중요하다. 섹스의 중심에 남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있다.]
이분이 그 위대한 송현선생님 이시다
어떤가, 과히 공감하고 싶어지는 내용이 아닌가. 잘 쪼이는 기술은 화류계 여성들에게나 필요하며 명랑하고 유쾌한 애인이나 부부간의 성 생활을 위해서는 “여성들이 양질의 다양한 오 선생을 잘 만나는 것” 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
그 동안 조임 콤플렉스에 시달려온 삼 천만 여성들에게 실로 반가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을 여자도 아닌 남자가, 그것도 지적이고 경륜 있는 시인 선생님이 해 주신다는 사실을 등에 업고, 그 동안 “ 좀 더 쪼여봐! ” 하며 자존심을 구겨 놓던 남편 혹은 애인을 향해서 “거 봐! 잘 조여야 만 명기가 아니라잖아! ” 라고 반론 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으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잘 조이는 여자가 되고 싶다.
잘 느끼고 열심히 하는 것도 당근 중요하지만 좀 더 탄탄한 질 근육으로 무장하여 남편을 꼼짝 못 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도 여전히 사그라 들지 않는 단 말이다. 내가 상대방을 뿅 가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 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으며, 이 것은 보지에 몰려드는 오르가슴 만큼이나 섹스의 질적 만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표정을 보고 싶단 말이다.
고로, 앞으로 연재 될 명기에 관한 기사들은 아마도 남성들의 기호에 잘 맞는 ‘질’ ? 즉, ‘구식명기’에 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 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 배가 불러야 남의 배 고픈 것도 아는 법. 자기 자신의 성적 즐거움을 저 만치 제쳐 놓고 오직 페니스의 즐거움을 위해 힘든 구령을 외치며 조이기 운동을 하는 것은 훗날 ‘뭔가 손해 보는 기분’ ? 다른 말로 ‘피해의식’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심하시기 바란다. 그러한 피해의식은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했는데, 나 한테 이럴 수 있어!” 류의 하소연과 분쟁을 부르기도 하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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