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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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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섹스 볼란티어> 1. 평범남으로 일상생활을 하다 중도에 교통사고로 척수 장애인이 된 30대 A씨와 역시 평범녀로 그 사람 A와 사랑에 빠진 B녀 그들에게 결혼생활은 가능한 것일까? 2. 몸을 가누기도 힘든 뇌성마비 장애인의 삶에, 번식 혹은 욕정에 의한 '섹스'란 없는 것일까? 당신은 겉으로 멀쩡하게 생겼다 하더라도 가진 게 없다거나 배움이 부족하다면 그 사람의 인격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왜곡된 시선은 가난으로 인해 배울 기회조차 없었던 것에 대해 평범하게 이해하려 들지 않으며 오히려 인격적으로도 다른 사람과 다를 것이라 생각하는 야릇한 버릇이 있다. 설령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왜곡된 시선의 힐끔거림이 외모에서부터 확연히 구분되어지는 지체장애인들에게는 또 사정이 다르다. 상대를 비하하거나 공격하려는 마음가짐조차 아예 존재하지 않는 무관심과 판단 회피가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육체적, 정서적 괴리를 더해간다. 위의 질문에서와 같이, 평범했지만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남성과 그를 사랑하게 된 여성의 경우는 어떠할까? 일반적인 시선은 척수장애인과 결혼하는 여성이라고 하면 평생 수녀처럼 섹스하지 못하고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이 다반사이며, 성생활이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애당초 결혼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상인이었던 사람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도 이런 반응이 예상되는데,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던 뇌성마비장애인에게 갖는 성적 편견은 더더욱 과장된다. 어쩌면 그들에게 성행위 뿐만 아니라, 성욕을 느끼는 것 자체를 비장애인들은 얼토당토않은 것으로 치부하거나 혹은 그런 식으로 강요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과연 장애인이라고 성생활이 이뤄지지 않을 만큼 성욕과 생식능력이 없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혹은 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성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장애인이라고 특별한 체위나 보조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성행위에 있어서 역동성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특별하지 않다. 역동성? 대부분의 장애인에게 성에 관한 불편함이 발생하는 것은 성행위 자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상관이 있다면 그것은 성에 대한 무지, 참고할만한 정보를 접근하고 취득하는데 불편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어수룩함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남들이 쉽게 구했던 성생활에 지침(?)이 될만한 포르노 테입조차 구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것이다.(좀 어려운 말로 이동권과 접근권이라고 한다.) 꼭 빨간책이나 포르노 테입이 아니더라도 일련의 성교육(?) 시스템이라도 존재한다면 얘기는 다를 것이다. 여러분이 성기능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하는 척수 손상은 발기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성생활의 많은 측면이 꼭 성기 삽입이어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손가락(발가락)에 콘돔을 씌워서 사용하거나, 비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자위행위 기구를 변형시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네들의 외형 손상이 결코 성 호르몬의 분비, 대상에 대한 성적 매력, 본인 스스로 자위를 통해 느끼는 매혹적인 오르가즘까지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섹스가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이가 있다면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먼저 사지를 묶어서 섹스를 시도해 보시라. 해봤는가? 본능이 장애를 이긴다. 다만 섹스를 통해 출산하려 한다면 여성 척수 장애인들의 경우 임신과 관련해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 뿐이다. 장애인의 성행위 방법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탁상공론을 떠나 무슨 문제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필자가 7년여 전부터 복지관에 장애인 성인용품점을 공식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제안을 해왔다. 물론, 그러한 제안이 장애인 복지 문제를 업무로 삼아야 하는 직원들과 장애인을 둔 가족들에게 조차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니었지만, 장애인의 성생활에 관심이 가져지는 이즈음 까지도 관련된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무슨 문제이든 심리적 안타까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때다. 가장 밑바탕에 깔려야 하는 인식의 변화 이외에도 공식적으로 성욕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성 상담 창구와 장애인 전용 성인용품점이 정부의 지원 하에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opense 의 전략기획실에 근무하는 남성 장애인 박재현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들려주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박 : 네. 안녕하세요. -현재 장애 상태가 어떠신가요? =박 :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데.. 저는 특급 장애인이라 생각합니다. (웃음) -궁금한 점부터 단도진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대답하기 곤란하셔도 묻겠습니다. (웃음) =박 : 네 편안하게 물어보시죠. 뭐 괜찮습니다. -현재 여자친구는 있으신가요? =박 : 아뇨. 대학 다닐 적에는 있었는데 현재는 헤어진 상태입니다. -그럼 성욕이 해소가 안되시겠군요. =박 : 그렇죠. 더군다나 현재 직장 생활이 바빠서 통 생각이 없습니다. -여자랑 섹스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박 : 당연하죠. 제 나이가 스물 일곱인데 아직까지 경험이 없겠습니까? 여자친구와 관계도 있었고, 사창가에도 몇 번 간 일이 있습니다. -그럼 첫경험이? =박 : 대학 다닐 때 연상의 여자랑 사귀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교생 실습 나온 분이었는데 제가 대학 입학한 후 여자분 거처에 찾아갔었죠. 서로 감정이 통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만나서 같이 섹스를 했었지요. 여자분은 비장애인이었습니다만. -조숙하신 편이었군요. 양팔을 거의 사용하실 수 없으신데, 체위나 전희에 있어서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가요? =박 : 글쎄,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고..상대 여자분이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불편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소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전희는 주로 입으로 합니다. 체위의 문제는 제가 팔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팔을 사용하는 체위는 일찌감치 포기했고, 정상위, 여성상위, 후배위 이렇게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상위가 편합니다. 아무래도 장애의 특성이 있겠지요. -섹스에 있어서 역동성에 혹 불만이 있으신지요? =박 : 다른 장애 유형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일단 불만족스럽지요. 그러나 자주 섹스를 하다 보니 불편한 점도 조금씩 편해졌습니다. 경직된 상체도 덜 경직된 상태로 가는 것 같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감이 통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자위행위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박 : 어렸을 때 친한 친구가 있어서 제가 손을 사용 못하니까 그 친구가 대신 피스톤 운동을 해주어서 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들어갔는데 그 친구가 없으니 굉장히 욕구 불만이 되더군요. 책을 봐도 눈에 안 들어오고 손으로 마찰시킬 수도 없으니 사정도 안되고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방법을 생각해내셨나요? =박 : 어느 날 하도 열 받아서 원래는 목욕탕에 아버지랑 같이 가는데 그날은 혼자 갔죠. 때밀이 아저씨한테 옷 벗겨달라고 하고 욕탕에 들어가서 고민 좀 했습니다. 좀 우연한 건데, 발로 수건에 비누칠을 하고 다리를 모아봤죠. 허벅지가 성기에 닿게 해서 마찰을 시켰죠. 그랬더니 되더군요. -그럼 성기의 귀두 윗부분만 마찰되겠군요. =박 : 그렇죠. 갑자기 성적 코드로만 얘기를 하려니. (웃음) -성인용품에 대한 관심은 있으신가요? 이를테면 자위용품 같은. =박 : 지금까지는 별 생각 없었습니다만. 얘기를 듣고 보니 필요한 것 같네요.가격은 얼마나 하나요? (웃음) 움직이지 않는 거여야 할 텐데. -가격과 모양이 다양하죠. 2만원짜리도 있는 것 같던데요. 보통 실리콘으로 되어 있구요. 그럼 포르노나 성인 동영상은 얼마나 접하는 편이신지. =박: 제가 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접하고. 저는 성에 관한 지식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서요. 뭐, 책으로도 읽고 그럽니다. -결혼하고 싶은 나이가 되셨을 텐데요. 결혼을 준비하시는 중인가요? =박 : 네. 결혼하고 싶지요. (웃음) 그런데 저와 같은 장애인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적 안정이 필요합니다.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운전 면허를 따야 하구요. 취업도 해야 되겠죠. 그래서 저는 요즘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박 : 어렸을 때는 사창가는 없어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지금 절실히 느끼는 건 콜걸의 형태로라도 매춘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욕구가 이성을 제압해 버린 상황이라 비난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특히 우리 같은 장애인들의 성욕을 풀어준다는 점에서는 이를 양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하네요. 물론 여성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도 마련되어야 하겠구요.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이러한 관심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이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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