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태 가면>
30대의 섹스는 지루하다. 20대 때처럼 쉽게 섹스 파트너를 바꿀 나이도 아니고 40대처럼 여유롭게 바람을 피워 볼 배짱도 없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30대는 안정적인 파트너와 좀 더 맞춰보고 노력할 수 있는 시도가 가능한 시기라는 뜻도 된다.
파트너의 섹스 스타일과 취향에 대해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하고 나 스스로의 성적 기호에도 눈을 뜨는 시기, 30대에 파트너와의 섹스 궁합을 잘 맞춰놓지 않으면 평생 밤을 외롭게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때이기도 하다.
섹스 라이프의 가장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30대란 시기가 직장 일이나 육아 문제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시기와 겹쳐 심신이 많이 피곤하기 하겠지만 섹스가 노동이 아닌 레크레이션화 된다면 오히려 즐거운 섹스로 인해 생활에 더욱 활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30대는 아직 "나이 들어서 주책”이란 말을 들을 때가 아니다. 안정적인 파트너가 있다면 20대엔 엄두도 내지 못 했던 변태스런(?) 행각을 슬슬 시도해볼 수 있는, 아니 꼭 그렇게 해야 하는 나이다. 용기 없는 전진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변태스럽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니 콕 집어서 이야기 하긴 뭣하다. 중요한 건 나와 그가 평소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을 시도한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내가 아는 한 주부는 결혼 한 지 7년 동안 한 번도 오럴 섹스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건 영화나 잡지에서만 나오는 얘기라고만 생각했다며 신혼 초 오럴을 요구하는 남편에게 변태라고 했더니 그 후로는 한번도 해 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고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다른 여성들의 글을 읽고 자신도 항상 같은 패턴의(그 무렵엔 지겨워서 잘 하지도 않던) 섹스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 용기를 내어 오럴을 시도해 봤다고 한다.
첫 시도는 서툴러서 그랬는지 결과가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놀라면서도 감격스러워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대단한 것도 아닌데 왜 이걸 아직까지 안 해줬나 싶더란다.
그 후로 오럴은 물론이고 새로운 도전 과제를 침실로 자주 끌어들이면서 섹스 라이프에 활력이 생기고 부부간의 권태도 훌륭하게 극복되었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 오럴 안 하고 사는 커플은 드물 것이지만 암튼 평소에 뚜렷한 이유 없이 단지 심리적으로 좀 거시기하다는 이유 때문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무언가가 있으시다면 30대가 지나가기 전에 꼭 하고 넘어가야 한다. 오늘 못 한 건 내일도 못 하는 거니까.
굳이 예가 필요하다면, 몇 개만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수갑 채우고 하기, 파트너의 눈을 가리고 애태우기, 촛농이나 얼음을 이용한 섹스, 함께 자위하기, 포르노 보면서 따라하기, 채찍으로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려주기, 섹스하면서 파트너에게 상스러운 말 퍼붓기 등.
헉! 포르노도 아니고 그런 걸 어떻게? 하고 질색하실 분들이 많겠지만... 로맨틱한 섹스는 그야말로 섹스의 한 장르일 뿐이다.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고 자기 안의 잠자고 있는 본능의 소리를 들어보시라. 그리고 실천하라.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영화 속에 등장했던 여 배우들의 섹시한 속옷이나 나이트 가운 등은 쉽게 구할 수 있다. 동대문에 나가도 살 수 있지만, 혼자 쇼핑하다 보면 본래 목적을 잊고 또 다시 실용적이고 저렴하기까지한 하얀 면 팬티만 여러 벌 구매하게 될 지도 모르니 기왕이면 남편이나 애인과 같이 인터넷 쇼핑몰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어차피 파트너에게 어필하게 위해 입는 것이니 그의 의견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섹시한 T팬티나 가터벨트 등을 파는 대부분의 사이트는 간호사복이나 세라복, 가죽옷 등 일반 옷 가게에선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코스프레 의상이나 소품도 함께 판매하니 파트너의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차원에서 함께 구입해 입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런 옷 들은 40대가 되면 아무래도 입기 힘들어진다.
입을 수 있을 때 입고 즐겨라. 그럼 여자는 남자의 욕구와 판타지만 충족시켜 주는 봉사자가 되란 소리냐? 라고 노여워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나로 인해 흥분하는 파트너를 보는 즐거움을 간과하고 계속 투덜대다가는 절대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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