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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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요 2▶ http://goo.gl/AfJfLP
영화 <투 나잇 스탠드> 1 첫 알을 그렇게 허무하게 써 버린 뒤 무척 괴로워했다. 그래도 아직 나에겐 '두 알이나' 남아 있었다. 무지와 경박함으로 인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비아그라에 대한 학습에 들어갔다. 특히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용법을 밑줄 그어가며 외워뒀다. * 용량과 투여법: 대부분의 환자에게 권장량은 50mg이며, 성생활 1시간 전에 복용 합니다. 그러나 4시간 또는 반시간 전에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효과면과 내성면에서 볼 때 일회 최고 권장량은 100mg, 최저 25mg 그리고, 투여 빈도는 하루 한번입니다. 혈장농도가 높으면 효능이 커지지만 부작용도 증가하므로, 위험성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25mg의 초기용량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사용법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서 이제는 '누구와 이 비아그라의 기쁨을 나눌 것인가'하는 고민에 들어갔다. 먼저 자연스럽게 떠오른 건 그동안 틈틈히 정을 통해 오던 처자들이었다. 왕십리 숙이? 하지만 숙이는 두 번만 해도 아프다며 울상 짓는 앤데 열 번을 어떻게 견딜까. 제외. 대방동 옥이? 옥이는 체력은 좋은데 성격이 좀 별로라서... 물론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신성한 비아그라 앞에선 모든 조건에 대한 철저한 고려를 해야한다는 각오에 눈물을 머금으면서 제외. 그렇게 후보를 검색하던 와중에 불현듯, '엠씨스퀘어'에 얽힌 기억이 떠올랐다. 2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이젠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았다. 그래서 부모님을 졸라서 당시 유행하던 '최면파 학습보조기' 그 이름도 총명한 엠씨스퀘어까지 구입했다. 그 덕에 공부도 꽤 열심히해서 다음 달 모의고사에서 자그마치 12등이나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런데 뿌듯해하며 칭찬을 기대하던 내게, 부모님의 하신 말씀은 다음과 같다. "엠씨스퀘어가 좋긴 좋네! 역시 비싼 게 제값을 하는데? 그쵸 여보?" 맥이 빠져 버린 나는 다시 공부에 흥미를 잃었고 성적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그랬더니 이번엔 "엠씨스퀘어로도 안되네..." 라며 한번 더 못 박는 게 아닌가. 내가 여기서 얻은 교훈은, 내가 평소 아는 처자들에게 비아그라를 사용할 때 "역시 비아그라 좋네."라는 식의 약 효능 광고나 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때 부모님이 "내 아들 장하네!'라고 칭찬만 해줬었다면 내가 이렇게 꼬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오빠 대단해!"를 들어야겠어! 스물한 살을 마지막으로 저 목말랐던 찬사였던가! 각오를 다지며, 약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차곡차곡 정력을 모으며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한 기회를 찾아왔다. 3 클럽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이 여자가 내가 찾던 그 여자'라는 걸 대번에 알아챘다. 열 번의 정사쯤은 휘파람까지 불며 해치워버릴 것 같은 느낌. 두툼한 입술, 탄력 넘치는 몸매, 거기에다 나중에 술 마시면서 알게 된 부분이지만 "오빠 대단해요"라고 말해줄 만큼의 센스와 예의. 망설일 시간이 없었따. 난 지체 없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분위기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됐다. 알고보니 그녀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유머감각까지 겸비한 인재였다. 거기에다 술은 또 어찌나 잘 마시는지. 웃고 떠들며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비아그라 테스트 생각은 까맣게 잊어 버린 채 나는 2차, 3차를 외치고 있었다. 그러다 '아 오늘 재밌네...' 하며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던 순간, 오늘 내가 이러려고 이 자리에 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새벽 두시를 넘긴 시점이었다. 난 잠시 갈등에 빠졌다. 4 분명 다량의 알콜 섭취로 최상의 컨디션은 아닌 상태였다. 하지만 '오늘 집에 안가도 되는데'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있는 그녀의 저 갈구하는 입술. 잠시 고민하던 나는 두 주먹 꼭 쥐며 오늘 치뤄 버리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이끌고 보무도 당당하게 모텔로 향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니 딱 아홉 번만 하리라 마음 먹으며. 샤워를 하고, 몰래 비아그라를 먹고, 드디어 그녀가 나에게 몸을 던지려 할때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쥐며 만류했다. "우리에겐 아직 대화가 부족해." 그녀는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나의 이 감성적인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물론 그 와중 내 머릿속에는 약효가 돌기 위한 30여 분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 하는 문제로 가득차 있었다. 이미 늦은 시각에 술 취한 상태로 따뜻한 물로 씻은 뒤 , 이젠 별 관심도 없는 대화까지 억지로 하고 있자니 취기와 피로가 서서히 몰려오기 시작했다. 자칫하면 이러다 잠이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위기감이 느껴졌다. 조금씩 가라앉는 의식을 억지로 붙잡아매며 몸을 일으킨 나는 그녀의 가슴을 조심스레 터치했다. 5 11번째 그녀의 몸속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경악에 찬 비명 소리를 터뜨렸다. "너무 대단해." 그녀의 찬사에 나는 겸손한 미소로 답해주었다. 다시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힘겨운 신음 소리와 함께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 대단해... 역시... 비아그라는 너무 대단해..." 나는 잠시 내 귀를 의심했다. 정색을 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비아그라 먹은거 어떻게 알았니?"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다 알아. 왜냐하면 나는... 비아그라의 요정이니까." 이게 무슨 소린가 황당해진 나는 몸을 일으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천천히 그녀의 몸이 비아그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당황해하는 나에게 웃음 지으며 그녀는 '노르웨이의 숲'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노래 부르는 거대한 비아그라가 내 앞에 누워 있는 이 카프카적인 상황에 난 현기증을 느꼈다. 그러다 그녀가, 아니 그 비아그라가 후렴부를 부를 때쯤에야 상황을 파악했다. 이거... 꿈이구나. 나는 그녀의 가슴을 조물딱거리다가 잠이 들어 버린거구나! 정신을 차렸을 때 환한 햇살이 비추고 있는 모텔방 침대에 나는 홀로 외로이 누워 있었다. 6 며칠 뒤 강군에게 이 비극적인 소식을 전하자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이렇게 얘기해주었다. '약효가 0.000001 mg 이라도 남아 있었을지 모르는데, 혼자라도 하지 그랬냐.'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지만 3분마다 걸려오는 방 빼달라는 모텔 주인 때문에 집중하기가 불가능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짓일랑은 안 한 게 다행이다. 끝난 후의 허탈감과 결합했으면 난 그 자리에서 엉엉 울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나의 비아그라 두 알은 그렇게 허무하게 소진됐다. 이제 나에게는 단 한 알의 비아그라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비아그라,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요 4▶ http://goo.gl/EWCFsm 글쓴이ㅣstra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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