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출장이 잦았던 본인과 동료 직원들은 어느 정도 짬밥이 될 때 까지는 2명이 한 조가 되어 호텔 방 하나를 나눠 써 야만 하였다. 그 당시 신입사원이던 팍시는 보통 1년 정도 선배들과 한 방을 썼는데 출장 때 마다 방에 들어가 쉬는 시간이 고역스럽기 짝이 없었다.
언제부터였는 지는 모르지만, 우리 회사의 선후배간 분위기는 군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살벌하기가 하늘을 찔렀다. 숙소로 들어가면 선배님이 화장을 지우고 샤워하러 들어가실때 까지 침대 앞에 두 손을 모으고 최대한 신입 사원 답게 어리숙한 표정을 하고 있어야 했으며..
언니 먼저 씻으셔요~
맘 좋으신 선배가 “짐 풀고 쉬어~” 하고, 뜻밖의 성은을 베풀면 그제서야 자세를 좀 풀고 슬쩍 아부라도 한 마디 할 수 있었다.
“언니는 화장 안 하셔도 되겠어요. 피부가 좋아서~"
(아~ 슬픈 세상살이...)
일본의 한 고급 호텔에서 숙박을 할 일이 있었다. 룸메이트는 우리 회사의 알아주는 칼침! 김** (이름 밝히면 나 칼침 맞는다.) 한마디 한마디 내 뱉을 때 마다 듣는 사람 의 가슴 정 중앙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는 독기어린 혀의 소유자 칼침!
그녀와 함께 방 배정을 받은 것이다. 그녀와 함께 방을 쓰지 않을 수만 있다면 앞으로 일주일간 즐딸을 안 하겠슴다! 라는 엄청난 다짐을 마음속으로 반복하며, 그 정도 간절한 소망이면 신도 나의 기도를 들으셨으리라 ~ 혼자 애써 안심하려 했던 내게, 합방 선고는 다리가 후달리는 끔찍한 형벌이었다.
신은 결국 나를 버리시는 구나...
룸메이트가 된 나에게 눈 길 한번 주지 않고 칼침은 또각 또각 엘리베이터를 타 버렸다. 잔뜩 쫄은 나는 ‘잠깐만요 !’ 한 마디를 차마 내 뱉지 못하고 다음 엘리베이터가 도착 할 때 까지 기다려야 했고, 그 후달림을 그대로 안고 방안에 들어섰다.
칼침은 옷장 쪽의 침대 옆에 이미 자리를 잡고, 하늘 거리는 실내 원피스로 갈아 입은 상태 ~
분주하게 짐을 정리하며 엉성하게 서 있는 나에게 한 마디 던진다.
“팍시, 너 먼저 샤워해! ”
난 다정하기까지 한 칼침의 한마디에 내 귀를 의심하며, 잠깐.. 그 년이 나의 매너를 시험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괜찮아요. 언니 먼저 하고 쉬세요. ”
“너 먼저 하래니까! 난 오래 걸린단 말이야... ”
화를 버럭내며 눈을 흘긴다.
그럼 그렇지… ‘재수없어!’
그녀의 뒤통수를 향해 튀어나오는 욕을 목으로 삼키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 욕실로 향했다.
재수없어... (본인 눈 맞습니다.)
옷을 홀딱 벗고 샤워기의 물살을 맞는 기분은 언제라도 상쾌하고 짜릿하다.
특히, 그 곳에 때리는 물살은 ~~
욕조에 앉아 뜨거운 샤워 수를 등에 들이대고 하루의 피로를 풀고 있는데...... 헉! 이게 무슨 소리야!!!
"아아~ 아~~ 이이~~ 이이 ~~~ ”
금방이라도 넘어갈 것 같은 일본 여성의 오바한 신음 소리...
그 호텔의 욕실에는 목욕하면서 지루하지 않도록 방안의 TV 소리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연결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칼침은 고런 줄도 모르고 신나게 포르노를 관람하며 침을 잴잴 흘리고 있겠지?
살판났네 살판났어~
팍시는 갈수록 격렬해 지는 신음소리를 안주 삼아 섹시한 샤워를 즐기고 이빨도 닦고... 이제 곧 나간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민망한 상황이 연출 될 것 같아.. 잠시 모든 수도 꼭지를 잠그고 침묵을 유지하며 옷을 챙겨 입었다. 예상했던 대로 채널이 다른 데로 돌아간다. 대강 들으니 자연 다큐멘타리를 주로 다루는 내셔널 지오그래피 같다.
이유야 어찌됐든, 샤워 순서를 양보해 준 선배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난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콸콸콸콸~~~ 물을 틀고 살짝 욕실 문을 여는 순간 “ 꺄악~ 꺄악~~ “ 다시 들려오는 신음소리.
대접도 받아 본 년이 받는 다고.. 생전 후배가 받아 놓은 물에 몸을 담근 적이 없을 칼침은 팍시의 다시 들려오는 물소리에 안심했는지 다시 폴노 채널을 틀어버린 것이다.
문은 열었고 욕실 안 쪽과 방안에서 신음소리는 스테레오로 울려나오고...
모든 일은 너무나 순식간에 진행 되었다.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며 나도 모르게 세 발자국을 옮긴 순간...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민망스러웠다.
칼침은 팬티를 이미 허벅지 까지 내리고 원피스를 올리고 화면에 심취한 채...
바로 그 뭐시냐~~ 즐딸을 ~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기척을 느낀 칼침과 엉거주춤 서 있는 팍시의 눈이 마주치고... 방안은 약 몇 초간 침묵에 휩싸였다.
B사감과 러브레터가 떠올랐다.
여기서 잠깐 !!!
[문제] 다음 중 가장 쪽팔린 상황은 ?
1번. 똥싸는데 누가 문을 확 열었을 때
2번. 옆집 아줌마랑 카섹하다 경비 아자씨한테 걸렸을 때
3번. 운동하다 빤쮸가 확 내려갔을 때
4번. 즐딸하다 걸렸을 때...
“팍시야~. 갑자기 나오면 어떻게 해...” 칼침의 목소리엔 더 이상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녀는 이불을 끄집어다 한 손으로 붙들고 하소연 하는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상황이 불리할 때는 적을 내 편으로 만들라!
이내 그녀는 놀랄만큼 침착하게 상황을 호전시키려 노력하였다.
“팍시야.. 너 포르노 볼래? 페이TV 인데 내가 돈 낼게”
그 상황에서 생색을 내다니... 독한 년 !
칼침이 불쌍했지만 순순히 편이 될 수 없었다. 좀 야비하긴 하지만 난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지 않은가?
“전 괜찮은데요..”
“너 아직까지 한 번도 안 봤어? 포르노 중에는 일본 포르노가 제일 재밌어...
한국에 가면 자주 볼 수도 없는데~ 싫으면 말고... ”
역시 칼침은 영악하다.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 “싫으면 말고~” 가 나의 허약한 의지를 꺾어 버리고 만 것이다.
결국, 나는 그녀의 동지가 되고 말았고, 그녀에게도 의리는 있었던지... 나를 대하는 태도는 일할 때나 들어와 쉴 때나 180도 달라지고 말았다. 지가 먼저 과일도 깎아 주고 맥주도 사주고 ~ 샤워도 먼저 하라고 하고.
다른 사람의 마스터베이션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거늘,
난 벌써 두 번이나 은밀한 행위를 목격하였다. 가장 쪽 팔린 짓을 들킨 사람들은, 한동안 나에게 극진히 잘 대해주며 어떻게 든 입막음을 하려고 한다.
나도 일주일에 몇 번씩 하는 마스터베이션,다른 사람이라고 하지 말란 법 없다.
그러나, 칼침 처럼 후배한테 코 끼지 않을 려면 즐딸은 항상 안전과 보안이 보장된 곳에서 하라.
그녀의 증언에 의하면 그 때 사건이후 한 동안 어디 선가 사람이 튀어나올 것 같은 환상에, 제대로 정신을 집중 할 수가 없어 오르가슴성공확률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처럼 개인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지 않는 곳에서는 문을 잠그지 않은 장소는 모두 공공 장소다. 특히, 집에 있을 때 우리의 엄마들은 대부분 노크를 잘 하지 않는다. 즐딸 전에는 문이 잠겨 있는지 창문은 꼭 닫혀 있는지 거듭거듭 체크하라. 흥분에 시뻘개진 얼굴과 마주치는 일은 발견한 사람에게도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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