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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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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scandal]

난 이름없는 작가다 그래서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독립문에 위치한.

어느 하숙집에 몇달간 머물렀었다. 그 하숙집에는 치매 증세가 있어 자식한테 격리된 노인, 다단계 회사에 다니는 20대 초반의 총각들, 동거중인 어린 남녀, 술집 아가씨 등 내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나는 급한 대로 이불이며 컴퓨터, 털레비전을 갖다놓고 생활하고 있었었다. 그때 남로당을 알게 됐고 고르고 튕기다 그 사람을 만났다.

그분은 미술을 전공하고있었고, 난 문학을 전공했다. 서로 혼자살아 외로웠지만 같이 살 수는 없었다. 주변의 눈치가 있었기에......

그분은 나의 하숙방에 자주 들었고 우린 애인사이가 되어가는듯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거짓 약혼자의 이름으로, 우리 가족들에겐 작품을 준비하는데 그림을 그려줄 사람으로 말이다. 

더불어 우리는 모텔을 가지 않았고 넉넉한 사정의 그분도 더 편안해 했다. 음식도 잘하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고 무엇보다도 나를 이해해줬다. 동료 작가들이 모여 술이라도 한잔할 때면 종종 우리 사이의 섹스에 관해 묻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둘다 삼십을 코앞에 두고 시작한 늦깎이 연애인데... 작가들의 짓궂은 입심이 우리를 가만 놔둘리 리 없는 것이다.

일주일에 몇 번하냐, 한번 하면 얼마쯤 하냐, 누가 먼저 하자고 덤비냐 등등.

까짓 것 대답 못 해줄 것도 없어 술술 얘기해주면 그들은 키득거리면서 더욱 강도 높은 질문을 해댄다.

'선배, 런닝타임이 얼마야?' 

그 년은 참 짓궃었다.

'비디오 두 편!'

'?!'

나의 대답에 놀란 동료 작가들이 순간 어안이 벙벙하다. 비디오 두 편,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누가 시간을 재면서 섹스하겠는가?

우리가 그 독립문 하숙방에서 사랑을 나눌 때의 일이다. 그곳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옆방의 소리가 가늘게 들려오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조용히 일을 치러야 했는데 어쩌다 절정의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지르면 그분은 얼른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다 생각해낸 게 비디오 테이프였다. 비디오 테이프를 넣고 한참 섹스에 열중하다 비디오가 끝나버리자 그분은 바로 이어 옆에 있던 다른 테이프를 넣었다. 우리가 일을 마쳤을 때는 두 번째 넣은 테이프도 거의 끝나가는 중이었다.

'뭐야? 테이프가 두 개면 우리가 얼마나 뛰었다는 거야?' 

그분의 말에 나는 

'우리... 다시 돌릴까?'

그렇게 해서 비디오 두 편이란 조크가 나오게 된 것이다.

한번은 우리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후배 작가네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났는지라 이야기꽃을 피우다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우리는 그 집에서 자게 되었다. 안방과 거실을 사이에 둔 작은 방에 우리 잠자리가 펴지고 막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분의 손이 뜨겁게 나의 몸에 와닿는다.

'어머, 이 남자가 미쳤어! 우리집도 아닌데.'

그분은 씨익 웃으면서 둘째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 보이며,

'쉬!' 

'하지 말어, 이러지 마... '

그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였고, 나는 할 수 없이 받아들였다.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치른 행사였지만 이상하게 더 뜨거웠던 건 왜였을까?

아무튼 우리의 독립문 시절 비디오를 틀어놓고 마스터하게 되었던 소리없는 섹스는 그 이후로도 종종 사용되었다.

그렇다. 섹스란 어느 관계보다 가장 자연스럽고 허물없는 것이지 않은가. 

그래서 상대가 원하는 순간이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일지라도 핀잔을 주고 거부하기 전에 오히려 재치있게 대처하여 받아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마 또다른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분은 미래가 안보이는 나와의 관계에 지치고 나의 어물쩡한 태도에 지쳐서 일이나 한다며 떠나갔지만 이젠 내집도 생겨 내 집에서 마음껏 소리를 내며 섹스할 수 있게 된 지금,

난 가끔 침대를 정리하면서 독립문 시절의 그 소리없는 섹스를 떠올리며 혼자 피식 웃곤 한다.

그러다가 오늘...예전에 보았던 아이디와는 다르지만... 다시 가입해서 활동하고 계셨으나 사진을 올리지 않던 그분의 사진을 보았다. 그분의 미소는 여전히 포근해 보였다. 마치 소리없는 섹스처럼 희미하게......

내 몸이 기억하는 그분이 보고싶다. 그분과의 섹스는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을 통틀어서 가장 좋았었는데.......


PS : 당신 글들을 검색해보면 아직 혼자인 듯 한데...혹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나요?

아니라면 다시 시작할 마음은 있나요?
그것이 무서워 쪽지도 글도 못남기고 애타고있답니다.
지난일들은 정말 미안해요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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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인 2017-01-11 07:04:41
아  멋집니다  좋은 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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