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일본판 안마방 '소프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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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나라
'소푸란도'는 '비누'라는 의미의 'soap'와 땅, 나라의 의미인 '랜드'의 'land'가 결합한 일본 고유의 조어다. 우리나라에도 일본판 포르노 영상을 통해 제법 알려진 '소푸란도'는 흔히 '풍속의 왕'으로 불리며 1에서 7등급 까지 구분되는 일본 풍속업 중에서 암묵적 합의에 의해 '혼방'이 가능한 유일한 풍속업이기도하다. 소푸란도의 발상지는 눈의 나라 홋카이도의(北海道)의 스스키노라는 유명한 환락가다. 그 때는 이 신종 업종을 '토루코 탕'이라고 불렀다. 토루코란 일본어로 이스탄불을 수도로 하는 나라 '터키'를 가리킨다. 즉 우리에게도 익숙한 '터키탕'의 어원이 일본에서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터키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에 의해 '토루코 탕'이라는 말의 사용이 금지되자 서비스의 특징을 잘 설명한 낭만적인 이름인 '소푸란도'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비누나라'라는 의미를 가진 이 업종은 벌써 30년 넘게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할아버지에서 그 아들의 아들을 함께 팬으로 확보하고 있는, 이미 단일 업종으로서의 진화를 완벽하게 끝낸, 일본의 섹스 산업의 맏형격으로 큼직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불황을 모르는 섹스 산업의 총아 소푸란도(이하 소푸)의 풍속영업 허가를 얻어 가업으로 물리고 있는 경영자들 중에는 재일교포가 반수를 차지한다고 한다. 신주쿠를 중심으로 한 전국의 어느 곳에도 찾아 볼 수가 있으나 '질과 양'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요시와라(吉原)'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에도시대 때부터 유명한 환락가였던 요시와라는 방문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요시와라에 왔구나!' 하는 뿌듯함을 주는 전통의 무게가 있다. 지금은 동경시의 아사쿠사, 우에노, 우그이스다니 지역에 해당하며, 현재는 외국인 여성들까지 진출한 국제 매춘 지역이기도 하다. 상한선이 없는 서비스금액 총액 2만 엔 대에서 시작하여 상한선이 없는 것이 소푸의 요금제인데 필자가 체험한 것은 70분 7만엔의 레벨까지이며, 연애 프로덕션에 소속된 모델급의 여성이 접대하며 절대로 '안돼요'라는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푸의 매력에 취한 필자는 95년부터 96년에 걸쳐 북으로는 홋카이도로부터 남으로는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의 372개의 소푸를 섭렵하며 여행한 과거가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또 다른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대중형, 일반형 소푸를 소개하겠다. 아르바이트에 지친 몸을 침대에서 끌어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텔레쿠라(전화방)에서 알게 된 미국 유학파 OL 노리코(典子)를 집 앞 규우동야(쇠고기 덮밥 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꼬박 일주일을 참아 고일대로 고인 씨 주머니 속의 정자들이 나가고 싶다고 난리를 부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꼭두새벽부터 보기 좋게 바람맞은 나는 '분함'과 '꼴림'으로 자제력을 잃고 다시 잠들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노리코와 후지산자락을 걷고 있어야 할 그 날 나는 우그이스다니역에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소프란도의 전경
예약 전화를 넣어 두었던 탓에 검정색 승용차가 역 앞에서 나를 맞아 주었다. 다른 점포의 '뽀이'들도 제각각 손님들을 찾기 위해 역에서 나오는 사내들을 유심히 살핀다. 소푸가 다른 업종의 풍속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다시 말하자면 혼방행위(本番行爲 : 성기와 성기의 결합)가 인정된 유일 한 업종이라는 데에 있다. 요시와라의 점포는 예의 바른 접객 태도로도 유명하다. 입욕료 포함, 지명없이 총액 2만5천엔을 지불한 나는 대기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오늘의 플레이를 어떻게 즐길까 생각 중이었다. 플레이 룸은 2층에 있는 듯, 한 아가씨가 내려온다. 순간 흠칫 놀랄 만큼 수려한 용모에 나는 시선을 고정시키고 말았다. 23살 정도의 165센티 정도의 키에 하얀 피부, 나를 보자 생긋 웃으며 다시 2층으로 모습을 감춘다. 소푸란도의 4대 플레이 그러나 내가 안내된 곳은 반대쪽 방이었다. 순간 엄습해 오는 배신감과 실망감. 그러나 반대편 계단 아래에서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절을 하며, 나를 기다리는 아가씨가 있었다. 160정도의 키, 검은 피부로 건강미는 있었으나 확실히 나이가 들었다. 26이라고 한다. 긴 머리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크게 실망스러웠던 나는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소푸의 플레이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스케베 이스(호색한 의자)플레이, 유부네(욕조)플레이, 맛토(매트) 플레이, 벳도 (침대 )플레이가 그 것이다. 이런 저런 잡담으로 상호간에 흐르는 긴장감이 조금 풀려가자 샤워로 간단히 몸을 씻고 커다란 욕조로 들어갔다. 거품이 가득한 욕조 안에서 매끈매끈한 그녀의 피부를 만끽한다. 패팅을 즐기는 사이에 차분해지기 시작한 나는 그녀의 리드에 따라 욕조에서 나와 스케베 이스에 앉았다. '스케베 이스' 우선 직역하면 '호색한 의자' 가 된다. 이 이상한 이름의 의자에 대해 우선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의 대중사우나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와 크기, 재질은 같으나 엉덩이가 닿는 부분이 '凹자' 형태로 파여 있어 손이 자유스럽게 들락거릴 수 있는 것이다. - 스케베 이스 눈치 빠른 독자는 벌써 눈치를 챘으리라. 스케베 이스가 어떤 플레이를 위한 도구인가. 이런 것을 고안한 일본인들이 어이없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경탄할 수 밖에 없다. 성인 잡지를 통해서 통신판매로 개인 구매도 가능하다.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라면 하나쯤은 집에 둘 만하지 않은가. 일본에서는 '스케베 이스에 앉고 싶다' 말을 하면 '소푸에 가고 싶다'란 말이 된다. 그러나 막상 앉고 보니 왠지 전라로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기분이 들어 부끄러워졌다. 지금은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이 여자는 다시 한 번 내 몸 구석구석을 비누 거품으로 애무했는데, 스케베 이스의 틈에 손을 넣어 쉴새 없이 주물렀다. 그러면서 그녀는 중국에서 왔냐고 묻더니 중국인도, 상하이(上海)인도 손님으로 받아 보았다는 것이다. 상하이를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착각하고 있었다. 하긴 한국이 중국의 한 지방인줄 알고 있는 여고를 갓 졸업한 아가씨도 만난 적이 있었다. 일본 젊은이들의 관심이 유럽과 미국에만 쏠려 아시아의 사정에 어두운 것을 가끔 느끼곤 한다. 여기서 잠깐 소푸란도의 플레이 룸의 구조를 설명하기로 하겠다. 점포마다 특징이 있지만 단체 손님이 많은 일본의 경우 대기실의 크기를 보면 그 점포의 재적 아가씨의 숫자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대기실이 크고 말끔한 곳일수록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3 ~4평 크기의 플레이 룸은 침실 분위기보다는 욕실 분위기에 가까운데 타일이 붙여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샤워, 욕조가 한쪽 벽면을 차지한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예쁘게 치장된 침대가 놓여져 있다. 스케베 이스에서 한번 해도 되지만 그러긴 너무 아깝다. 아직 맛토 프레이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소푸에서 말하는 맛토란 공기가 가득 들어있는 비닐제의 매트. 흔히 물놀이에 쓰이는 그런 매트 위에서 비누를 온 몸에 칠한 여자 종업원이 몸으로 비누칠을 해주는 플레이로서 소푸란도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다. - 매트 플레이 맛토 위에 무방비 상태로 누워있는 남자. 비누 혹은 바디 샴푸로 미끄러워진 여자의 육체가 남자의 육체 위에 겹쳐진다. 그리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으로 남자의 몸을 끝없이 애무하기 시작한다. 특히 여자의 부드러운 가슴으로 남자의 발바닥까지 이어지는 정성스런 애무. '시간이여, 이 순간에서 멈추어 져라.' 자신도 모르게 새어져 나오는 지복(至福)의 신음 소리가 거칠어지는 호흡과 함께 플레이 룸 안에 메아리친다. 여자는 나의 아들을 천천히 머금는다. 어느새 '고무장화'가 씌워져 있다. 혀와 입술로 고무장화를 씌우는 것은 이 여자에게서 처음 경험한 것이었다. 그리고 70분간 몇 번이라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물론 지칠 줄 모르는 스태미너와 정력이 있어야 하지만 ) 이쯤에서 한번은 피니쉬 하는 것이 적당했다. '페라'로 한번 피니쉬. - 베드플레이
일차 결합을 끝낸 우리는 잠시 휴식. 담배를 나눠 피우며 나란히 침대에 옮겨 누워 식지 않은 욕망을 손과 입술로 표현한다. 해면체로 쏟아지는 뜨거운 피가 느껴진다. 마지막 남은 벳도(베드) 플레이로 자연스럽게 포개졌다. 이제껏 서비스를 받기만 한 나는 정상위를 유지함으로써 여자를 쉬게 할 생각이었다. 깊고 천천히 반복되는 허리운동. 동작 하나 하나에서 쾌감을 찾으려 노력했다. 우리는 서둘지 않았다. 그리고 피니쉬는 짧고 빠르게. 작은 냉장고에서 찬 음료수를 꺼내준다. 작별의 프랜치 키스를 한 나를 문 앞까지 전송하는 그녀. 죽을 때까지 서로가 만나는 일이 없을지도. 그녀는 또 다른 사내의 품으로, 나는 욕망의 거리의 인파 속으로 묻혀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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