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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인터넷은 평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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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alt]
 
인터넷에 무슨 일이 생겼나
  
인터넷이 우리의 삶 속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대다.(아직도 엄연히 존재하는 격차들 덕에 평생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도 아직 많지만) 이러한 변화는 실은 너무나도 빠르고, 조용히 일어났다. 이른바 초고속 인터넷이라 불리는 광대역 통신망이 케이블TV와 함께 등장한 이후, 그것은 무서운 속도로 번져나갔으며 이제는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들 손에 쥐어져있다.

인터넷의 등장은 매우 획기적인 것이었다. 원하는 정보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을 모든 이에게 보장함으로서,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중심이 없는 네트워크구조는 검열이나 통제를 상당부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고, 나아가 한 개인의 계급/계층과 정체성 등과 상관없는 자유롭고 평등한 소통이 가능한 ‘전자민주주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졌다. 

소수자들도 자신의 현실과는 상관없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곳,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전 지구적인 만남과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곳, 맥루한의 분석틀에 의하면 인터넷이야말로 사회전반의 부족적 재통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체로서 손색이 없으며,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고, 평등하게 만들어줄 매체이다. 인터넷!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이란 말인가!

그러나 너무 기대가 컷 던 탓일까? 지금 인터넷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우리의 기대들을 하나씩 기각시키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 휘몰아치는 자본의 파상공세는 결국 정보를 습득하는 데에 ‘돈’이 필요하게 되는 구조를 굳혀가고 있다. 검열과 통제는 계속해서 벌어진다. 이제는 국가권력뿐만 아니라 자본역시 검열과 통제의 주체로서 나섰다. 전자민주주의는 인터넷을 수놓은 욕설들에 의해 진흙탕으로 바뀌었다. 소수자들은 인터넷에서도 자유로운 의견개진은커녕 듣도 보도 못한 진귀한 욕의 향연을 맛보고, 그중 몇몇은 어찌 알아냈는지, 실질적인 신변의 위협까지 느껴야 한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성격의 ‘공유지’는 점차 자본의 ‘식민지’로 전락해가고 있다.


인터넷과 여성

한편 페미니즘 진영에서도 인터넷은 환영할 만한 것으로 여겨졌다.


“성이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단서 의 부재로 여성과 남성 간에 좀 더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이 보장될 것이라는 점에, 그리고 여성들이 스스로 전자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새싹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 고무되었다.”

- 컴퓨터 커뮤니케이션(CMC)에서의 성과 민주주의 Susan C. Herring 장여경역


그러나 인터넷은 이러한 여성들의 기대역시 저버렸다. 익명성은 여성에게 쏟아지는 무수한 폭력들을 훨씬 더 거리낌 없는 것으로 만들었고, 인터넷에 만들어진 여성들의 공간은 종종 남성들의 사이버폭력에 시달리며 문을 닫거나, 폐쇄적으로 운영해야만 했다. 심지어 여성과 관련된 뉴스의 덧글란 조차도 남성들의 여성 성토대회장으로 사용되는 일이 허다하다. 그야말로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전체 인터넷 사용자중 46%는 여성이다. 그러나 특정한 공간들을 제외하고 여성들의 의견을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그나마 나타나는 의견들도 여성주의적인 의견이라기보다는, 남성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여성들의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이 등장하는 여성주의적인 의견들은 엄청난 욕설리플과 압도적인 ‘비추’의 물결에 그야말로 짓밟힌다. 대체 그 많은 여성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장 담그기에는 너무나도 무서운 ‘구더기들’
 

<보.지값이 폭등하게 된 원인>

2년전 전국 평균 보지값이 얼마였는가?
바로 6만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보.지값은 어떠한가?
강남 보.지 18만원
장안동 보.지 10만원
보.지값이 2년만에 3배이상 폭등하게 되었다
그리고 보.지값도 양극화를 가져왔다
이게 다 누구때문인가?
여성부가 2004년 보.지판매금지법을 통과시켰고
그때 이후로 수많은 보.지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보.지판매금지법 폐지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보.지들의 완패
늙은보.지들은 일거리가 없어 고향에 내려가게 되었고
젊은 보.지들은 휴.게.텔 , 대,딸.방 , 안.마.방 
이런쪽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도 버젓히 보.지를 팔고 있다
하지만 보.지값은 2년만에 천정부지로 솟아 올라 
서민들이 강남 보.지 한번 사먹을려면 5일동안 쌔빠지게 일해야 한다
하도 보.지값이 비싸 나는 특별한날에만 사먹는다
크리스마스 이브,근로자의날,추석,설날 등등..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때도 친구랑 강남 보.지 사먹기로 약속했는데
연말이 대목이라 보.지 값이 얼마나 치솟을지 정말 걱정이다
정부는 보지정액제를(한달에 5만원 x 4회) 시행하던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총각들에게 보지자유이용권을 나눠주던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네이버의 어느 기사에 당당하게 매달려서 달랑거리고 있던 리플하나...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일련의 익명성과 무책성이라는 인터넷의 속성에 의해서이다. 면 대 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입에도 담지 못할 말들이 너무 쉽게 ‘타이핑’된다. 만약 ‘붙여넣기’까지 사용한다면 그 가벼움은 더욱더 극에 달한다. 너무도 빈번하고, 가볍게, 그리고 상대방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한 개인이 자신의 발언이나 주장에 대하여 가지게 되는 책임감을 매우 희박한 수준으로 줄여 놓는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의견이나 주장들의 동조가 더해질 경우, 게시판은 순식간에 남성들의 투쟁의 장으로 돌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전에 이미 심리적으로 압도당하고 만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주의적인 시각을 담지 하는 텍스트들은 대부분 ‘컨텐츠’로서 제공되는 것들일 수밖에 없다. 사이버 마초들은 이를 빌미삼아 여성주의적인 시각들은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일로 치부하고,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근거로서 삼는다. 일련의 폭력에 의해 압도적인 우위로서 형성되는 반여성적 견해들은 일종의 ‘여론’의 역할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남성들의 반여성적인 태도는 더욱더 공고히 해지는 일종의 악질적인 순환과 증폭이 인터넷 속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마초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의 참여의 부재는 여성적인 이슈에서만 보여 지는 것이 아니다. Susan C. Herring은 CMC(컴퓨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일련의 연구에서 “소수의 남성들이 자기 홍보와 당사자적 전략을 통해서 담화의 양이나 수사를 지배하였다. 게다가 여성이 공평하게 참여하려고 할 때, 그들은 그들을 무시하거나 참여를 비정당화하려는 남성들의 반응에 검열당할 것을 각오하여야 한다. 여성이 직접적인 대립에 불편함을 느끼도록 하는 사회적인 조건 때문에 여성은 이런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고 결국 참여를 회피하게 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즉 남성들은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논의를 불편하게 여기며, 여성들의 참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의미 없는, 혹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일련의 시도들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반응은 딱히 놀라운 것은 아니다. 여성운전자들에 대한 남성들의 ‘쏘다니지 말고 집에서 밥이나 하라!’는 반응,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서의 반여성적인 태도들 등이 이미 사회의 곳곳에서 목격 가능하다. 헤링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학술적인 CMC는 민주적이라기보다는 권력과 위계질서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컴퓨터 커뮤니케이션 기술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 이는 이 사회 전체에 보다 전반적으로 지속되어 온 위계질서의 패턴과 남성 지배 때문이다.”

즉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에 의해 어떤 평등한 의사소통이 가능 할 것이라는 기술 결정론적 믿음과는 다르게 인터넷은 사회의 위계질서가 그대로 유지된 채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주의적인 의견에 붙는 리플들을 보면, 필자의 성별을 이미 여자라고 단정 짓고, 순진한, 멍청한 따위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일종의 ‘훈계’를 하려는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의 현실에서의 권력관계는 이처럼 인터넷공간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은 성별에 관해서는 매우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 이미 젠더로 확립된 남성성/여성성에 의해 영향을 받은 글들은 글에 사용되는 수사법, ID등에 의해 쉽게 판독이 가능하다. 익명성은 이와 같은 환경에서 평등한 소통이 전제될 수 있는 ‘가림’의 역할은 만족스럽게 하고 있지 못한 반면, 압도적인 수의 ‘공격자’들의 책임은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기술이라는 것이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치부되어 왔다는 것, 이에 따른 여성의 기술로부터의 정서적/실질적 소외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불안감, 혹은 자신감의 결여는 여성의 참여부재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발생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은 여성의 경우에는 성적인 폭력으로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도들에 기술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 혹은 그렇게 믿는 것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폭력에의 불안과 부담을 더욱 가중 시킬 수밖에 없는 요소이다. 


공공의 적 여성가족부

한편 인터넷은 반여성적 담론들이 재생산되는 장으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개제되는 일방적인의견들과 더불어 ‘세대를 초월하는’ 반여성적인 의식의 대물림의 양상까지 보인다. 

현재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포털 인 네이버의 서비스 중 하나인 '지식인'에서 ‘여성부’를 검색해 찾아낼 수 있는 정보들을 보면 대부분 여성부와 페미니즘에 대한 욕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글들로 도배가 되어있다. 인터넷에서 여성의 권리신장에 대한 주도적인 여론은 여성들의 ‘이기주의’이자 ‘역차별’이라는 것, 그리고 ‘여자도 군대가라’라는 발언들이다. 

인터넷에서의 반여성적인 담론은 세대를 대물림하는 ‘군대의 경험’에 의해서 더욱 두터워진다. 인터넷에서 군대와 관련된 만화, 글, 게시물을 찾아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이러한 게시물들을 통해 남성에게만 주어지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부당함은 ‘자신은 2년 동안 나라를 지켰는데, 여자들은 한 것도 없이 거저먹으려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표출된다. 이는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며, 여성부와 페미니즘을 세대를 초월한 남성들의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것에 큰 역할을 했다. 
 

어떤 딜레마

그러나 이처럼 많은 문제들과 폭력들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어떠한 제재를 가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대의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히 그러한 민주적인 성격을 가장 극대화시킨 인터넷이라는 매체에서의 검열은, 그것이 어떤 대의적인 명분을 가지고 진행 되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그나마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빼앗아버리는 결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도 개인에 대한 폭력수준의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나, 한번 당한 폭력이 돌이켜지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그 처벌의 강도가 강하지 않아, 얼마든지 재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그 근본적인 한계이다. 더불어서 범죄를 막기 위해 제정된 법들이 권력을 지닌 자들에 의해서 오용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딜레마이다. 

결국 문제는 이것이다. 나는 말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나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다른 수준의 이야기이다. 특히 사회적 권력의 역학관계에 있어서 소수자들에 대한 ‘자유’로운 발언은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균형과 소수자에 대한 고려가 없이 욕할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 그네들의 삶의 조건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일이 될 수 있다. 
 

평등한 인터넷은 가능할까?
 
인터넷에서의 양성평등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매체의 자유로운 성격에 의존하는 기술결정론적인 입장에서만 다뤄져서는 곤란하다. 인터넷이 진정으로 평등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 주체들의 인터넷에의 참여를 보장하고 보호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인터넷은 아직도 가능성의 공간이다. 그 가능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현되며, 더욱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이 조속히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의식 변화역시 시급하다.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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