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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교수의 주말 코스프레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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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교수의 주말 코스프레 이야기 2 ▶ http://goo.gl/D1p8R9


영화 [Some like it hot]
 
* 이 이야기는 성심리상당소를 운영하는 여성 치료사의 관점에서 서술한 '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내담자의 이야기는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웃지 못 할 사례가 있었다.
 
윤교수가 앞치마 원피스를 입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 복장에 양 갈래로 땋은 머리 가발과 머릿수건을 쓰고, 반전의 섹시함을 부여하기 위한 가터벨트와 망사스타킹을 착용한 상태로 클럽에 자리를 잡을 때였다.
 
그 때 옆 테이블에 앉은 또 다른 의상전환장애증 환자를 봤다. 자신과 나이도 비슷해 보였고, 그 남성 또한 꽤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사람이었다. 윤교수는 한 눈에 그가 유명한 정치인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서로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그 둘은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급속도로 친해졌다. 윤교수가 알프스소녀 하이디였다면, 그는 신사임당으로 구하기도 어려울 법한 하얗고 정갈한 한복에 쪽진 머리가발을 쓰고 있었다.
 
“오늘 자기 무지 단아하네.”
 
“자기는 너무 청초하면서도 섹시한 소녀이미지인데”
 
그 둘은 ‘호형호제’하는 것이 아닌 ‘호자기’를 하면서 그렇게 술잔을 기울이다가 결국 만취하고야 말았다.
 
“자기야, 우리 많이.. 취했는데.. (꺼억).. 가까운 모텔에서 자고 갈까?”
 
“그래.. (꺼억).. 그러자”
 
두 사람은 그렇게 모텔에 투숙했다. 원래는 자위할 공간이 필요하여 들어간 모텔이었으나, 들어가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둘은 서로의 모습을 보고 포복절도하고 말았다.
 
“우리 이대로 모텔에 들어왔던 건가요?”
 
윤교수는 신사임당 쪽진 머리가발에 하이디 치마를 입고 있었고, 더 가관인 것은 가터벨트가 보여야 섹시하다며 치마를 팬티 속으로 최대한 집어넣은 것이 순간 생각난 것이다. 게다가 가발까지 서로 바꿔 썼던 것.
 
정치인도 마찬가지로 양 갈래로 딴 하이디 가발에 저고리는 벗겨져있었고, 한복밑둥치마만 입고 있었다. 신고 왔던 하얀 고무신은 어디에 버리고 왔는지 없었다. 보통 그들은 클럽에서 즐기다가 집에 갈 때는 다시 메이크업을 지우고 말끔한 신사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 날밤 그 두 명의 남자는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모텔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또 윤교수의 머릿속에 프론트 남자직원이 한 말이 생각났다.
 
“두 분.. 혹시 배우신가요? 아니면.. 혹시 엿을 파는 공연을 하고 오신 건가요?“
 
둘은 프론트 직원의 진지한 질문을 듣고 그 자리에서 마구 웃었다. 이에 한 술 더 떠
 
“그래, 우리 엿 팔고 왔다.” 라며 받아치기도 했었다.
 
클럽에 가면 윤교수와 같은 이들이 많았다. 그 클럽은 거의 성소수자만이 모이는 종합선물세트같은 곳이었는데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의상전환 장애자 등 모두 사회적이나 신체적으로 주어진 본연의 성을 탈피한 채 자유분방하게 끌리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의상전환장애는 거의 남자에게만 있는 도착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여자가 의상전환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도 ‘그냥 스포티하게 입었다’라고 주변에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지 여자에겐 의상전환장애가 보고된 바가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윤교수는 왜 여자 옷을 입고 화장을 하는 것일까? 본인이 여자 옷을 입으면 여자처럼 예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니면 여자가 되고 싶어서? 여자가 되고 싶어서라면 수술 전 성 불편증(트렌스젠더)에 해당한다. 그러나 윤호경 교수는 명백한 의상전환장애였다.
 
그와의 꾸준한 면담으로 그가 여자 옷을 입고 화장을 하면 본인의 몸 속에 남녀가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 안에 공존하는 또 다른 그녀. 상상 속의 멋진 남자 주인공과 섹스하는 그녀.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으면 난 그 남자와 관계하는 여자가 된다. 이것이 바로 이성애자인 남자에게만 보고사례가 있는 의상전환장애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 쌍의 원앙과 같은 선남선녀라고 상상하며 자위를 한다. 자위를 하는 것은 바로 상상 속의 그들이 관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윤교수는 사정을 하고 정신을 차리면 자신이 지금 뭐하고 있는지 문득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 죄책감은 목요일과 금요일에 느끼는 파티전의 설레임, 가슴의 요동침과 견줄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명문대 교수의 주말 코스프레 이야기 4 ▶ http://goo.gl/cwsxMC
문지영 소장
섹스트러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국내최초 성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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