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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단발머리 그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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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 앤 프렌즈]
 
"아직 커피숍? 벌써 다른 여자한테 가신 건 아니겠죠? 그런 거라면 조금은 서운할 듯?"
 
"다 식은 커피잔 잡고 오매불망 난희씨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짜요? 이제 대충 마무리 짓고 가는 중! 커피는 드셨으니까 아메리카노 하나랑 드시고 싶은 거 시켜두세요. 기다리셨으니까 제가 쏠게요."
 
배려심 깊은 그녀의 문자에 미소를 지으며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그녀를 기다린다. 드디어 그녀가 커피숍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를 발견하고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내게 다가오는데 주위 남자들의 시선이 그녀와 나에게로 쏠린다. 어색한 미소로 그녀에게 인사와 함께 커피를 건넸다. 빠른 걸음으로 왔는지 그녀의 가쁜 숨결이 느껴진다.
 
"하아, 많이 기다렸죠? 미안해요. 생각보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괜히 기다린다고 해서 일 제대로 못 보신 건 아닌지..."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그녀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는 고개를 흔든다.
 
"잠깐 회사 상사가 건네줄 서류가 있다고 해서 갔다 온 거에요. 고지식한 건지 메일로 보내면 될걸 꼭 이렇게 문서화해서 주는걸 좋아하더라고요."
 
고개를 끄떡거리며 내 시선은 그녀의 커피잔에 남은 붉은 립스틱을 보고 있다. 난생처음으로 커피잔이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나저나 강성씨는 이렇게 여자한테 작업을 거시는 게 한두 번이 아니신 거 같아요?"
 
순간 그녀의 질문에 마시고 있던 코코아를 내뿜을 뻔했다. 쿨럭거리며 질문에 답을 하려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커험, 그게 믿으실진 모르겠지만, 진짜 이렇게 처음 보는 분한테 호감을 느끼고 먼저 말을 건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도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의 미소를 따라 해본다.
 
"호오, 눈도 안 피하시고 진실인 거 같긴 한데 아니면 선수거나?"
 
"저도 궁금한 게 연락처 주시고 만나러 와주시기까지 제가 싫지는 않으신가 봐요?"
 
"역시 선수였어! 그렇죠? 강성씨 선수 맞죠?'
 
서로 장난 섞인 말들을 건네받으며 어색함 없는 대화를 주 받았다.
 
"그나저나 강성씨 우리 서로 나이도 모르고 있는데, 아시죠? 숙녀 나이 묻는 거 실례라는 거. 그러니까 남자 먼저!"
 
"아, 그러네요. 전 스물아홉이고 집도 이 근처예요. 친구 만나고 왔다가 난희씨 보고 한눈에 반해서 지금 이 자리에 있고요."
 
"진짜 맨트 하나하나가 선수 맞네! 스물아홉이면 제가 두 살 어리네요. 강성 오빠라고 불러드릴까요? 헤헷."
 
"아 그럼 저도 편하게 희야 라고 불러도 되나요? 말도 편하게 하고?"
 
"아 진짜 강성 오빠 이제 와서 밀당 하는 거예요? 우리 서로 편하게 해요. 그래야 나도 편하게 하지."
 
붙임성 좋은 그녀의 태도에 미소를 지으며 즐거움 티타임을 이어나갔다.
 
"어 벌써 10시가 다 돼가네? 오빠 이 근처 산다고 했지? 나 이제 받아온 일거리 때문에 들어가봐야 되는데 내일 시간되면 저녁에 만나서 술 한잔 할래?"
 
"아... 그거 좋지 그나저나 이제 보니 선수는 내가 아니라 희야 너 같은데?"
 
"그래서 싫다고 좋다고? 나 삐지면 풀기 힘들 텐데 오빠 감당할 수 있겠어?"
 
"아우 누구 말씀이라고 제가 감히 싫다고 하겠습니까~ 내일 저녁이 아니라 오늘 새벽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목욕 재개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 오빠 뭐야. 하여튼 내일 만나기로 하고 진짜 이제 가봐야겠다."
 
택시를 잡고 떠나는 순간까지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 느낀 섹시함보다는 귀여움을 느꼈다. 집에 도착해 샤워하고 내일 만날 생각에 쉽사리 잠이 들지 못하고 있는데 그녀에게 문자가 왔다.
 
'내일 만나서 놀려면 푸욱 자기!~ 잘 때 예쁜 희야 꿈꾸기 막 요래? ㅋㅋ 잘자 성이 오빠~♡'
 
그녀의 문자에 간단히 답장하고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을 준비하려는데 어제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다. 세수하고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출근길에 올랐다.
 
'성이 오빠 이제 출근하려나? 희야는 지금 다크써클이 눈 밑까지 내려옴. 서류정리 너무 싫엉 ㅠ_ㅠ 그래도 오늘 오빠랑 놀면 스트레스 다 풀릴 듯 이따봥~!'
 
아침부터 그녀의 귀여운 문자에 웃음을 지으며 답장을 한다.
 
'나도 어제 희야 꿈꾸느라 제대로 못 잠~ ㅠ0ㅠ 이따 만나서 복수할거다 ㅋㅋ'


글쓴이ㅣ혁명
원문보기 http://goo.gl/r3Rz8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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