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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학교를 구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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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빅뱅이론>
 
30, 40대 여성을 위한 섹스 학교를 만들면 어떨까?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그 나이 되도록 제대로 된 오르가즘 한 번 못 느껴 본 여자. 섹스나 자신의 몸을 알아가는 것에 대해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여자. 그래서 성생활이 즐겁지 않은 여자. 부부관계를 포함한 기타 남녀 관계에 트러블을 겪고 있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강좌를 제공하는 것이다.
 
좀 더 고급 과정으로 가서는, 남자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테크닉을 본격적으로 연마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신라 시대 왕의 여자들이나 로마의 고급 창녀, 일본의 게이샤들이나 받았음직한 침실 테크닉을 전수받아서 나도 내 남편을 옴짝달싹 못하게 사로잡고 싶다는 환상을 오래전부터 가져왔다. 모르긴 몰라도 비슷한 판타지를 가진 여자들이 꽤 많을 것이다.
 
오랫동안 추상적으로 생각만 해 오던 일인데, 마침 뜻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내친김에 가능성이라도 타진해 보자 싶어 요즘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기획회의를 하고 있다.
 
커리큘럼에 관해 생각하다 보니 다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일단, 자기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아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자들이 들으면 놀랄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자기 성기를 본 적이 없는 여성들이 많다. 우묵한 신체 구조상 웬만큼 적극적이지 않으면 자기의 성기를 제대로 볼 기회가 없는데, 쪼그리고 앉아 거울을 대고 성기를 관찰한다는 것이 여자들에게는 꽤 많은 용기와 극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성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여자가 성에 대해 자존감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성기 들여다보기는 중요하다.
 
그리고, 마스터베이션. 대부분 우연치 않은 계기로 손이나 샤워기를 사용해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것은 정기적인 마스터베이션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삽입하지 않고 느끼는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은 어딘가 미숙하고 완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들은 지극히 정상이며 다른 여성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마스터베이션을 한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 혹시나 한 번도 마스터베이션을 하지 않았거나 시도는 해 봤지만 정확한 방법을 몰라 실패만 거듭했던 여성들을 위해 구체적인 방법도 가르쳐 줘야 할 것이다.
 
레즈비언이 아닌 이상 남자의 몸과 심리를 정확히 알 필요도 있다. 예전에 어떤 남자가 들려준 경험담이 인상적이었다. “진짜 예쁘고 섹시한 여자였는데, 섹스 할 때 완전 굵은 목소리로 ‘오메 나 죽네’ 그러는 거야. 발기가 확 죽더라고” 느끼는 대로 표현한 죄밖에 없는데 그녀는 아직도 남자가 연락을 끊은 이유를 알 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경험 많은 카사노바를 초빙해 침실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도 좋은 것에 대해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남자 경험이 많은 전직 나가요 언니를 초빙해 부자연스럽지 않게 애교 떠는 법, 침실로 기분 좋게 유혹하는 법, 아프지 않게 펠라치오 하는 법 등을 배워보고도 싶다. 또, 가능하다면 침실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할 수 있는 에로틱한 몸짓이나 신음소리 등도 구체적으로 배워봤으면 좋겠다. 선천적으로 요녀(?) 끼가 다분한 여자라면 모를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평범녀들은 에로틱한 포즈는 커녕 콧소리 애교 조차도 부담스럽다. 술 기운을 빌리지 않고라도 내 남자 앞에서 갖은 교태를 부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남자를 확 사로잡는 테크닉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라는 나의 말에, 한 여성이 ‘그건 결국 남자를 위한 섹스 학교’가 될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물론, 섹스는 이기적이어야 하고 자신의 오르가즘이 우선이어야 한다. 하지만, 나의 기술로 상대방을 뿅 가게 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얻어지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결국 내 오르가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아. 한편의 아름다운 베드신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가. 섹스는 종합예술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답게 단장을 하고, 몸짓 하나 튀어나오는 말투, 신음소리 하나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적재적소를 적당한 강도로 공략해 상대방의 발기부터 사정에 이르는 과정에 무리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 바쁜 와중에 내 자신의 몸에도 집중하여 오르가즘을 얻기란 절대 쉽지 않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렇게까지 애를 써가며 섹스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적당한 이기심을 발동해 내 잇속을 먼저 챙기거나, 스스로를 희생해 상대방의 만족에 기여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두 사람이 동시에 극치감을 느끼는 오르가즘이란 영화에서나 가능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지난주에는 섹스 학교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두 시간을 보냈다. 장시간의 설전 끝에 섹스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를 보았다. 오랜 경험상, ‘섹스’라는 제목이 붙은 모임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에 대해 대다수의 여성들은 거부감을 가질 것이 분명하고, 그렇게 되면 취지야 어찌 됐든 이 과정은 왠지 음성적인 무언가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섹스학교에 섹스라는 단어를 붙일 수 없다니….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호부호형이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하는 아주 오래 전 코미디 대사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솔직히 말해, 이 것이 가능한 시도인지 모르겠다. 한낮 에피소드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더운 여름날 비즈니스(?)를 핑계로 모여 마음껏 섹스 얘기를 하며 깔깔댈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즐겁다.
팍시러브
대한여성오르가즘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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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꼬물 2015-11-15 18:59:50
g9in 2015-11-14 22:17:34
맞아요
단 한번의 섹스라도 좀 전율넘치게
우럭사랑 2015-11-14 08:41:37
이런학교생기면  대박일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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