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뇨기과에서 신약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 주목할 만한 게 있어서 알려드립니다.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과 관련된 약입니다. 남성 호르몬이 부족할 때 인위적으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는 이미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죠. 먹는 약, 바르는 약, 주사용 약까지 다양하게 개발돼 있습니다. 몇 년 전 박태환 선수가 모르고 맞았다고 한 주사가 바로 남성 호르몬 주사입니다. 상품명은 '네비도'라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부작용이 문제입니다. 몸의 정상적인 정자 생성 기능을 저하하기 때문에 아이 낳기를 원하는 남성에게는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는 출산 계획이 없는 분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합니다. 물론 약을 끊으면 다시 기능이 되돌아올 수도 있다지만, 아무래도 불안하지요. 한편으로는 효과를 이용해서 남성 피임약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개발 중인 enclomiphene(상품명 : androxal)의  이중맹검 무작위 연구 (randomis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hase III study)로 level i evidence 결과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300ng/dl 이하인 18~60세의 남성 기능 저하의 남성들에게 enclomiphene 12.5mlg 혹은 25mg을 매일 복용하게 했더니 남성 호르몬이 대조군과 남성 호르몬 젤을 이용한 군에 비해서도 남성 호르몬 수치가 더 높게 올라갔으며, 남성 호르몬 젤을 이용할 때 나오는 부작용인 정자 수 감소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정자 수 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더불어 큰 부작용도 없다고 하네요.
 

 

 
이전에도 남성 불임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 있었습니다. clomiphene라는 약으로 정자 수를 증가시키는 거였죠. 이것은 미국이나 유럽의 식약청에 허가가 되지 않은 오프라벨(off-label)로 써왔는데 아마도 비슷한 기전의 enclomiphene은 level 1 연구결과로 미국 FDA에서 조만간 승인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nclomiphene이 여성 호르몬 길항제(estrogen antagonist)로 뇌하수체 호르몬인 LH, FSH를 분비하게 하고 이것이 각각 남성 호르몬과 정자 수를 증가시키는 겁니다.
 
기존의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은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보충하다 보니 체 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과 달라 문제가 될 수 있고, 심장 질환의 가능성 및 생식 기능도 저하라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새로 개발 중인 enclomiphene은 단순히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게 아니라 체 내의 남성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부작용이 없습니다. 남성 호르몬이 떨어져 있는 젊은 환자들에게도 정자 수 감소 없이 잘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또한, 제 생각에 젊은 남성분들의 다이어트 약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Kim ED, McCullough A, Kaminetsky J. Oral enclomiphene citrate raises testosterone and preserves sperm counts in obese hypogonadal men, unlike topical testosterone: restoration instead of replacement. BJU Int. 2015 Oct 23. doi: 10.1111/bju.13337.